사법부의 풀어줄 결심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사법부의 풀어줄 결심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하던 사법부에 잠시나마 신뢰를 걸었던 것이 화근이었을까.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게이트, 통일교 관련 의혹으로 법정에 선 김건희에게 내려진 징역 1년 8개월 선고는 분노를 넘어 충격과 허탈감을 안긴다. 특검의 15년 구형도 결코 충분하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 사법부는 1년 8개월이라는 가벼운 형량으로 사건을 덮었다. 이는 명백한 사법부의 직무유기다.
이번 판결은 차고 넘치는 증거를 외면한 채 ‘모두 부정’과 ‘무죄’로 채워졌다. 주가조작은 인식했을 수 있다”고 인정하고도 무죄로 판결했고, 명태균 사건은 계약서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라는 논리를 들이댔다. 결국 샤넬백과 그라프 목걸이 수수만 유죄로 인정하면서 미미한 형량과 함께 목걸이를 압수하고 다른 혐의에는 면죄부를 건네는 ‘꼬리 자르기’식 재판이라는 비판 말고 다른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법이란 것이 이렇게도 단순한 것인가. 참으로 투명하고 한결같은 판결이 아닐 수 없다.
조희대 대법원장 체제 아래 지귀연 판사에 이어, 오늘의 판결을 똑똑히 기억하게 만든 우인성 판사까지. 법의 이름을 빌려 정의를 유린하고 권력에 아첨하는 사법부 구성원들의 만행은 역사의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사법부가 스스로 규범을 버리고 야만의 시대를 선택했다면, 국민이 응답할 길은 오직 하나, 단호하고 거침없는 개혁뿐이다.
판결문을 낭독한 우인성 판사는 양형 이유를 설명하며 ‘검이불루 화이불치 (儉而不陋 華而不侈,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다)는 표현을 인용했다. 사법부가 이처럼 고상한 사자성어를 동원해 스스로의 판단을 치장하니 그에 걸맞은 사자성어로 화답해준다. ‘사법개혁 이판사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