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정부, 5년 감금 아웅 산 수치 사진 공개했는데...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미얀마 정부가 30일(현지시간) 공개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사진. 2021년 2월 군사 쿠데타로 붙잡힌 뒤 5년여 동안 수감 생활을 해온 그의 모습이 공개된 것은 2021년 5월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사진 이후 거의 5년 만이다. 2026.5.1 네피도 EPA 연합뉴스
지난 2021년 2월 군사 쿠데타 이후 군교도소에 수감된 것으로 알려졌던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 산 수치(80) 국가고문의 사진이 30일(현지시간) 미얀마 정부에 의해 공개됐다. 수치 고문의 사진이 공개된 것은 거의 5년 만의 일이다. 그는 나무 벤치에 앉아 군복을 입은 군인 둘과 마주 보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 사진이 찍힌 장소 등 자세한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아들은 이 사진이 2022년에 찍힌 것이라며 어머니가 살아있는 것이 맞는지 생존 증거 를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수치 고문의 사진이 마지막으로 공개됐던 것은 2021년 5월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었다.
관영 MRTV 방송도 이날 수치 고문이 가택연금 상태로 전환됐다는 사실을 보도하면서 이 사진을 보여줬다.
육군 참모총장으로 쿠데타를 주도했으며 지난해 12월~1월 총선을 통해 민간 정부의 겉모습을 갖추고 지난달 취임한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이 5년여 수감 생활을 해온 아웅산 수치(81) 국가고문을 가택연금으로 전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얀마 대통령실은 성명을 통해 수치 고문이 남은 형량을 교도소가 아닌 지정된 거주지에서 복역하도록 감형했다고 발표했다. 당국은 수치 고문이 가택 연금될 구체적인 장소와 얼마나 형기가 남아 있는지 밝히지 않았다.
수치 고문이 이끌다가 군부에 의해 해체된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고위 관계자는 그가 수도 네피도에 있는 한 주소지에 격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AFP 통신에 전했다. 이 소식통 역시 정확한 가택연금 장소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얀마 당국은 이날 수치 고문을 포함한 수감자들에 대해 남은 형기의 6분의 1을 줄여주는 감형 조치를 내놓았다. 2021년 2월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잃고 군부에 의해 체포된 수치 고문은 부정선거와 부패 등 다양한 혐의로 징역 33년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네피도의 알려지지 않은 장소에서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채 수감 생활을 해오다, 2023년 27년으로 감형된 데 이어 이달 중순과 이날 연이어 형기가 단축됐다. 수치 고문의 변호인단 관계자는 이제 남은 형기가 18년 남짓이라고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은 NLD 등 야권을 배제한 반쪽짜리 총선 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세력을 출마시켜 압승 을 거뒀다. 이달 초순 군복을 벗고 민간인 신분으로 대통령에 취임한 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등 국제사회와 관계 개선을 위해 민주 세력과 반군을 향해 감형, 평화회담 제안 등 유화 제스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아웅 산 수치(왼쪽) 미얀마 국가고문과 윈 민트 대통령이 2021년 5월 24일 법정에 출석해 재판부를 지켜보고 있다. 두 사람은 같은 해 2월 군사쿠데타 직후 군부에 의해 감금된 뒤 재판에 넘겨져 부패 등 각종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021.5.24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수치 고문의 아들 킴 에어리스는 성명을 내 자신은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면서 미얀마 당국의 발표에도 어머니의 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가 불식되기는커녕 어머니의 생존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에어리스는 나는 아직 어머니가 어디 있는지, 어떻게 지내는지 모른다 면서 어머니가 아직 살아 있는지 깊이 우려하고 있다. 만약 살아 있다면 생존 증거를 요구한다 고 말했다. 이어 만약 그가 실제로 가택연금으로 옮겨졌다면, 나와 그의 변호사들을 비롯한 사람들과 연락할 수 있기를 바란다 고 덧붙였다.
변호인단 관계자도 가택연금이 확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돼 다행이지만, 우리는 직접 통보를 받지 못했다 면서 뉴스 보도를 통해서만 알게 됐다 고 전했다. 변호사들은 3년 넘게 그를 접견하지 못했으며, 가족은 2년 넘게 연락이 끊겼다고 BBC는 전했다.
수치 고문은 수십 년간 민주주의 운동가로 군사 통치에 저항했으며, 15년 넘게 가택 연금 상태로 있었다. 그의 품위있는 비폭력 저항은 미얀마 전역과 세계 지지자들을 얻었고, 그는 가족의 집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한 것으로 유명했다. 1991년에 노벨 평화상 수상으로 그 고난을 보상받았다.
2015년 미얀마 통치자들이 민주화 개혁을 도입한 후 집권했다. 하지만 2017년 무슬림 로힝야에 대한 군부의 잔혹 행위를 방관했다는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에 기소돼 성인 같은 그의 이미지는 심각하게 훼손됐다. 아울러 군부와 일정 부분 타협해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이어왔다는 비판도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