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시마의 날’ 행사 장관 파견이 한일관계 마지노선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총리가 10월 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컨벤션 센터(KLCC)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 개막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5.10.26.EPA 연합뉴스
역사와 영토문제는 다르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은 어디까지나 역사문제이지만, ‘독도 문제’를 비롯한 영토나 주권에 관한 문제는 역사 이상으로 반발이 강하다. 이재명 정부는 스스로를 ‘국민주권 정부’로 정의하고 있다. 영토, 주권문제에 불이 붙으면 한국여론은 급속히 악화된다. 그렇게 되면 이재명 정부는 견딜 수 없다. 일본은 이 점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
일본 이 이재명 대통령의 대일정책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한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25일 이 신문에 실린 인터뷰 기사에서 한일관계의 향후 전망과 관련해 극우 강경파로 알려진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전향적인 변화”를 기대한다면서 한 말이다.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아사히신문 10월 25일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중앙정부 대신 파견하면 우호 틀 깨져
문재인 정부 때 대통령 경제보좌관을 지내기도 한 김 교수는 다카이치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왔고, 시마네 현이 조례로 정한 ‘다케시마(독도)의 날’ 행사에 각료(대신=장관) 파견을 시사하기도 한 점을 지적하면서 그럴 경우 이재명 정부가 견딜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대답했다.
이는 다카이치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거나, 특히 시마네 현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각료를 파견할 경우 이재명 정부가 이시바 시게루 전임 총리 정부 때부터 쌓아 온 우호적인 양국관계의 틀을 더는 유지할 수 없다고 보는 ‘마지노 선’으로 여기고 있음을 보여 준다.
거기까지 가진 말라는 경고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한일 외교관계가 아베 신조-문재인 정부 때 최악의 상태로 대립했으나 시민교류가 활발해져 지난해 양국 왕래자가 1200만 명을 넘은 사실을 두고 정치가 완전히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한일관계는 성숙했다고 할 수 있다”면서도 정치가 관계를 좀 더 악화시킬 힘도, 좋게 만들 힘도 갖고 있다 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베-문 정부의 관계악화에는 문 정부의 전략적인 미스도 있었다 고 했다.
”문 정부는 과거와 미래로 문제를 나눠 대처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임했다. 과거 문제에만 집착하지 않게 된 것은 잘 한 일이지만, 거꾸로 말하면 과거가 절반을 점한 셈이어서 부담이 컸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도 이재명 정부가 한일 공통의 사회문제, 예컨대 저출산 고령화와 지방 활성화 등 쌍방이 직면해 있는 문제들에 관한 협의체를 일본정부와 함께 설치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과거 문제의 무게를 절반에서 몇 분의 1로 줄일 수 있으니까 라고 말했다.
현재 공통적인 사회문제를 많이 안고 있는 한일 양국은 함께 지혜를 짜내야 할 과제들이 많아 우호나 협력을 말로만이 아니라 협의체라는 틀을 만들어 실천하는 현실 중시의 실용주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일부터 먼저 시작하자는 얘기이기도 하다.
”일본에서는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겠지만, 한국에서는 올해 여름 이 정권의 대일정책이 너무 역사문제를 경시하고 있는 게 아니냐며 대통령의 많은 지지 모체(단체)들이 정권을 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이 정권은 국익을 위해 대일관계를 진전시키려고 한 일이었으나....
이미 만들어진 한일관계 호순환의 틀 살려야
김 교수는 ”처음이 중요하다 면서 곧 열리는 경주 아펙 정상회의가 다카이치 총리와 함께 하는 좋은 출발점이 되기를 바라는 기대가 한국정부에는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전에 일본에 대해 강경한 말도 했다. 한국은 대통령제여서 일본 이상으로 진영간 대립이 격렬해질 수 있어서 (그런 강경발언을 한 것은) 어쩔 수 없는 면도 있다. 그러나 막상 취임하고 나서는 안팎의 현실을 살펴서 행동을 바꿨다. 다카이치 총리도 그렇게 해 주기를 기대한다. 이-이시바 정부 사이에 호순환의 틀은 이미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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