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모범 사례...하와이의 카폴레이 배터리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거대한 배터리 저장시설이 들어선 하와이 카폴레이 전경./플러스파워 홈펲이지
하와이의 마지막 석탄 발전소를 폐쇄하고, 빈자리를 거대한 배터리 저장 시설이 대체했다고 카나리미디어가 1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국에서 청정에너지에 적극적인 주정부라고 하면 캘리포니아주가 떠오르지만 하와이도 못지않다. 하와이는 2045년까지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감당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와이는 최근까지 석유의 3분의 1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했기에, 주정부는 연료를 다른 곳에서 조달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하와이, 2022년 마지막 석탄 발전소 폐쇄
그 첫 실적으로 하와이는 클리어웨이 에너지(Clearway Energy)와 함께 2022년 7월 39메가와트 규모의 미릴리라니(Mililani)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이 프로젝트는 석유 발전소보다 훨씬 저렴한 전력을 전력망에 보내고 있다.
하와이의 오아후(Oahu)에는 청정에너지 현장이 8개나 있다. 이번에 거대한 배터리 저장시설이 들어선 카폴레이(Kapolei) 지역은 8개 현장 중 하나로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본사를 둔 플러스파워(Plus Power)가 시공, 공식적으로 전력망에 전력을 공급하게 됐다.
카나리미디어에 의하면, 플러스파워와 하와이 전력(Hawaiian Electric)이 추진한 카폴레이 배터리 저장시설(KES)은 전력망을 화석연료 발전소에서 청정에너지로 전환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모범사례라고 한다. 하와이는 2022년 9월 1일에 마지막 석탄 발전소를 폐쇄하여 오아후의 전력망에서 180메가와트의 화석연료 기반 부하 전력을 제거했다.
카폴레이 배터리 저장시설, 생산량과 소비량에 빠르게 대응
오랫동안 사용하던 화석 발전소에서 변덕스러운 날씨에 영향을 받는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때 생기는 문제는 어떻게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느냐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와이가 선택한 것은 거대한 배터리 저장 시설이었다. 카폴레이 배터리 저장시설은 8에이커(약 9793평) 대지에서 순간 방전 용량은 185메가와트로 기존 석탄 발전소가 전력망에 주입할 수 있는 용량과 일치하지만, 배터리는 250밀리초의 응답 시간으로 훨씬 더 빠르게 반응한다.
또한, 카폴레이 배터리 저장시설은 스스로 전기를 생산하지는 않지만, 재생 에너지 발전량이 충분할 때는 전력망에서 전력을 흡수하고, 많이 필요한 저녁 시간에 저렴하고 깨끗한 전력을 다시 공급한다.
전력망 배터리는 석탄 발전소와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므로 하와이 전력과 플러스파워는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만들었다. 기존 석탄발전소는 ▲에너지(대량 전기량) ▲용량(명령에 따라 전력을 즉시 공급) ▲전력망 서비스(전력망 안정화 기능, 불안정하지만 유지에 필수적임)의 기능을 하는데, 배터리 저장시설은 후자의 두 가지를 직접 대체한다.
카폴레이 배터리 저장시설은 석탄 발전소의 최대 전력 출력과 일치하며 필요한 전력망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프로그래밍이 되어있다. 전력망은 특정 주파수 내에서 실행되지만, 다른 발전소가 오프라인 상태가 되거나 태양광 발전 생산량이 소비량을 초과하는 경우 주파수가 범위를 벗어날 수 있다.
카폴레이 배터리 저장시설은 실시간으로 전력망의 편차에 대응하고 수정해서 문제를 사전에 예방한다. 상황이 지정된 임계값을 넘어 계속 악화되면 배터리의 빠른 주파수 응답이 2차 방어로 이어지는 설계다.
카폴레이 배터리 저장시설(KES)의 시공식 사진./플러스파워 홈페이지
카폴레이 에너지 저장시설은 세계에서 가장 큰 독립형 배터리 중 하나다. 하와이 전력은 에너지 저장 프로젝트의 개발자인 플러스파워와 20년 계약을 체결했다.
카폴레이 에너지 저장시설이 다른 배터리 저장시설보다 우수한 점은 두 가지로 소개됐다.
첫째, 어떤 재난으로 인해 배터리가 작동하지 않을 경우 카폴레이 배터리 저장시설은 전력망을 점프 스타트할 수 있다. 전력망 전문가들은 이를 "블랙 스타트 기능"이라고 부른다. 계통이 전부 정지할 경우 가스 터빈, 소수차 등에서 전원을 확보하고 자력으로 기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와이는 태평양 한가운데에 있는 섬이라 쓰나미, 지진, 폭풍 등이 있기 때문에 하와이에 아주 유용한 기능이다. 실제로 하와이는 2006년과 2008년에는 지진과 번개 폭풍으로 인해 섬 전역에 정전이 발생했다.
둘째, 플러스파워는 애초에 전력망이 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배터리를 특별히 설계했다. 카폴레이 배터리 저장시설은 연속적인 전력망 장애가 발생하기 전에 전력망 주파수가 안전한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 1초 안에 50메가와트의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문제가 계속되면 전체 배터리가 소위 ‘그리드 포밍 서비스(grid-forming services)’로 대응한다. 카폴레이 배터리 저장시설은 디지털 제어 및 테슬라 배터리로 과거 석탄 발전소로 전력망 주파수를 유지하던 효과를 재현할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