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이름으로, 변함없는 맛을 약속해요 [지원사업&대회] 엄마라는 이름으로, 변함없는 맛을 약속해요
#12 모래내시장
하선옥 사장님 ‘친절상회’
친절상회 카카오톡 채널 추가 친절상회 카카오맵 위치
소신상인은 작은 규모로만 불리우는 소상공인이라는 이름 대신, 이미 각자의 소신을 가지고 행동하며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전국의 상인들을 존중하는 카카오만의 관점입니다. 빨간 양념과 갖은 채소가 아낌없이 들어가고, 홍어회와 함께 버무리는 손길은 거침이 없습니다. 이곳은 홍어회무침이 유명한 ‘친절상회’, 전주 모래내시장을 오랫동안 지켜온 생선가게입니다. 잔머리 하나 없이 빗어 넘긴 머리스타일만큼이나, 변함없는 맛과 정성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하선옥 사장님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친절상회 ‘홍순이 엄마’ 하선옥이에요. 홍어회무침을 잘한다고 해서 ‘홍순이 엄마’지요. 35년 동안 이 자리에서 장사를 했어요. 처음 이 자리에 왔을 땐 우리가 거의 유일한 가게였는데 지금은 시장이 이렇게 커졌어요.
이 홍어회무침이 친절상회를 지금까지 지켜온 일등 공신이군요!
맞아요. 한 20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했어요. 여기선 결혼식이나 장례식 같은 경조사에 홍어회무침을 상에 내거든요. 어느 날은 손님이 손질을 못 하겠으니 집에 와서 직접 무쳐 달래요. 고맙다고 이불도 선물해 주시더라고요. 그렇게 이후에도 몇 번을 하다 보니 아예 가게에서 만들어 팔게 됐어요.
“손님이 ‘잘 먹었다’고 할 만큼 잘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해요.”
홍어는 특유의 향 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식재료인데, 모두의 입맛을 만족시키는 사장님만의 비결이 있나요?
홍어가 주인이니까 좋은 걸 써야 해요. 국내산 홍어는 씹으면 씹을수록 차지고 부드러워서 맛나요. 손님이 내가 한 음식을 먹고 ‘잘 먹었다’고 할 만큼 만들겠다고 다짐해요.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어떤 때는 등에서 땀이 다 나요! 그래도 변함없는 자세로 해야 ‘그 집 홍어 맛있게 무쳐주더라’ 하고 입소문이 나죠. 소문 듣고 오는 분도 있고, 먼 데서도 택배로 주문하시고 그래요.
부부가 함께 일하는 가게라고 들었어요. 두 분이 어떻게 협업하시나요?
저는 무침을 잘한다면 남편은 생선 손질을 잘하기로 유명해요. 전주 시내에 모르는 분 없을걸요. 여기 오는 어르신 손님들이 늙지 말고 오래 장사해달라고 할 정도예요. 그럼, 남편은 “아직 37살밖에 안 됐어요” 해요(웃음). 홍어 말고도 굴비나 갈치를 직접 엮어요. 간도 직접 맞춰 드리니까 손님들도 맛있다고 좋아하세요.
길게 말하지 않아도 두 분의 호흡이 잘 맞는다는 게 느껴져요. 두 분은 어떻게 장사를 시작하셨나요?
남편은 14살 때부터 고모네 생선가게에서 일했어요. 그러다가 결혼도 하고 자식도 생기니, 혼자 힘으로 장사를 해보고 싶어진 거죠. 그렇게 독립해서 모래내시장에 왔어요. 그때까지 저는 집에서 아이만 키웠어요. 옛날엔 가게에 방이 하나 있었거든요. 저는 장사도 모르고, 수줍어서 방에서 나오지도 못했어요.
지금 사장님의 모습으로는 상상이 안 가는걸요!
집에서 살림만 한 처지라, 막 나서서 입을 떼기가 힘들었어요. 차츰차츰 나와서 일을 배우다 보니 제가 직접 뛰어야겠다 싶었죠. 아무래도 어머니들이 주로 장을 보러 오니까, 여자가 나서서 장사하는 게 유리할 때가 있더라고요. 이제는 손님들이 부부가 둘 다 있어야 안심하세요.
오래 한 자리에서 일하셨으니 꾸준히 찾아오는 단골이 많을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손님도 있나요?
처음 시작할 때부터 오셔서 입소문 많이 내주시고, 다른 손님도 많이 소개해주신 분들이요. 아무것도 없이 여기 와서 장사 시작할 때, 그분들이 없었으면 지금 제 가족이나 가게도 없었을 거예요. 그분들께는 명절 때마다 가장 좋은 홍어를 골라서 보내드리고는 해요. 내가 이 장사를 그만할 때까지 꼭 챙겨야죠.
친절상회를 찾는 손님은 주로 직접 장을 보러 오시는 분들이세요?
네. 모래내시장은 어르신들이 주로 오세요. ‘우리 어머니가 여기를 오래전부터 다니셨어요’ 하며 젊은 분들이 오시기도 해요. 전화로 주문하면 퀵 서비스나 택배로도 보내드려요. ‘어디 산악회인데, 언제 어디로 갖다주세요.’ 하면 맞춰서 보내드리죠.
카카오가 지원하는 ‘우리동네 단골시장’ 캠페인에 참여하고 계세요. 카카오톡 채널 교육을 시작하셨는데, 어떤 점을 기대하시나요?
제가 직접 홍어를 무치고 판매한다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더 많은 손님에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게 되면, 저도 더 잘하려고 욕심낼 테니까요. 홍어회무침은 무친 뒤에 숙성시켜 먹으면 더 맛있는데요, 그런 팁도 채널을 통해 알려드리면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 카카오톡 채널을 활용해 이루고 싶은 사장님만의 목표가 있나요?
교육을 받긴 했지만 아직 익힐 게 많아요. 직접 사진도 찍고, 글도 써서 올려야 하니까요. 익숙하게 채널을 운영하는 게 목표예요. 장사 일이 바빠서 어렵긴 해도, 디지털 튜터분이 오실 때마다 나란히 앉아서 배워요.
‘친절상회’라는 이름처럼 친절한 미소와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앞으로도 변치 않을 하선옥 사장님만의 소신은 무엇인가요?
내일 장사를 그만둔다고 해도 변함없이 손님을 대해야죠. 제가 그만둔 후에도, 손님을 마주쳤을 때 반갑게 맞이하고 싶어요. 언제나 좋은 물건을 드리고 싶은 게 저와 남편의 마음이에요. 만약 저 물건을 안 파는 게 맞다 싶으면, ‘오늘은 안 좋으니까 다음에 드세요’ 하고 단호하게 돌려보내거든요. 손님들도 그 말을 믿으니까 그날은 안 사고 다시 찾아오세요. 그럴 때는 손님들에게 인정받는 것 같아 보람을 많이 느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