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이 소비자 속였다 ... 미 테네시주, 블랙록에 소송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18일(현지시각) 미국 테네시주가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소비자 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블랙록이 기후 관련 이니셔티브에 가입해 ESG를 고려함에도 불구하고, "특정 펀드에서 ESG를 고려하지 않는다"며 소비자를 오도했다는 것이다.
이번 소송은 미국 공화당 측이 투자회사의 ESG 전략에 문제를 제기한 첫 번째 소송이다.
테네시주는 전형적인 남부의 공화당 지지주로, 현재 공화당 소속 윌리엄 빌 리(Bill Lee) 주지사가 재임 중이다.
블랙록은 9조달러(약 1경1696조원)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다.
블랙록 뉴욕 사무실 / 블랙록 홈페이지
미국 공화당, 자산운용사의 ESG 투자 정책에 거센 공세…
테네시주, 블랙록의 ESG 투자 정책은 소비자 기망 행위
지난 3월 공화당을 지지하는 21개주 법무장관들은 블랙록, 스테이트 스트리트, JP모건 체이스 등 자산운용사 53곳에 서한을 보냈다. 자산운용사들이 넷제로 이니셔티브(NZAM, Net Zero Asset Managers initiative)에 가입하는 등 고객의 재무적 수익보다 ESG를 추구함으로써, ESG 펀드에 가입하지 않은 투자자들에게도 불이익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매년 3월 열리는 주주총회 시즌에 맞춰 대리 투표권을 행사하는 자산운용사들에게 기업들을 상대로 ESG 정책을 강요하지 말라고 경고한 셈이다.
이후로도 미국 내 ESG 정치화 이슈는 계속 심화되는 추세다.
18일(현시시각) 대표적인 공화당 지지주인 테네시주가 블랙록의 ESG 투자 전략이 소비자들에게 ‘오해의 소지'(misleading)를 주었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조나단 스크르메티(Jonathan Skrmetti) 테네시주 법무장관은 성명을 내고 "블랙록이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지 않은 펀드를 포함해 전반적인 투자 정책에서 ESG 요소를 적용하는 범위와 정도를 정확히 표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블랙록은 기후행동 100+(Climate Action 100+)’과 NZAM에 가입해 있는데, 이러한 그룹에 참여하려면 블랙록이 투자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탄소 감축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크르메티 법무장관은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블랙록이 비(非) ESG 펀드 기업들에게도 기후그룹 가입 요구, 환경 목표 달성 압박, 투표권 행사를 통한 경영진 교체 등 부당 행위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의 근거로는 블랙록이 2021년~2022년 사이 기후변화 대응에 미흡하다는 이유로 석유메이저 엑손모빌의 경영진 3명을 교체하는 데 찬성한 것, 기후행동 100+(Climate Action 100+)’과 NZAM에 가입한 것 등을 제시했다.
테네시주는 블랙록의 혐의에 대해 민사 처벌, 배상금, 소비자 보상, 주 정부의 소송 비용 회수 등을 요구했다.
블랙록은 즉시 성명을 내고 테네시주의 고소 조치에 이의를 표명했다. 또한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블랙록은 투자 및 주주투표 관련 정책 정보를 완전하고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하원 법사위, 블랙록과 스테이트 스트리트에 소환장 발부… 반독점위반 여부 조사
공화당의 자산운용사를 향한 반(反) ESG 공세는 지난주에도 있었다.
15일(현지시각) 미국 하원 법제사법위원회가 블랙록과 스테이트 스트리트에 소환장을 발부한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7월 6일 법사위는 블랙록과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ESG 투자가 반독점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이번 소환장 발부는 당시 제출한 자료가 부적절하다고 판단, 추가적인 조사를 위한 것이다.
공화당 주도의 하원 법사위는 자산운용사의 ESG 투자가 수익자 이익을 위해 행동해야 하는 수탁자 충실 의무에 어긋날 수 있으며, 이러한 투자 정책이 미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블랙록 대변인은 “이미 7700건 이상의 문서와 9만1000페이지 이상의 자료를 만들어 전달했다”, “소환은 불필요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위원회의 관행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에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또한 성명을 통해 “우리는 법사위에 전적으로 협조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 “우리는 어떠한 반독점법 위반도 하지 않았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