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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거친 비바람 지나가 내 안의 맑은 중심을 살피는 시간

거친 비바람 지나가 내 안의 맑은 중심을 살피는 시간
[칼럼]
반갑습니다. 우리말의 결을 살려 마음을 보듬는 토박이말 결지기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물마 오늘 소개할 토박이말은 물마 입니다. 장대비가 쏟아진 거리에는 길과 길의 경계가 보이지 않습니다. 발목까지 차오른 물을 헤치며 조심스레 걸음을 옮기는 사람의 모습에서 비의 무게가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비는 생명을 키워 주지만, 한꺼번에 너무 많이 내리면 삶을 위협하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그 거센 물결을 바라보며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는  물마 라는 이름을 남겼습니다. 큰비가 남긴 자리를 돌아보며 온 나라 곳곳에 큰비가 이어지면서 도로와 저지대가 잠기고 하천의 수위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상청은 침수 위험 지역과 지하차도 출입을 자제해 달라고 거듭 당부하고 있습니다. 비는 농작물을 살리는 고마운 단비가 되기도 하지만, 지나치면 삶의 터전을 위협하는 재난이 되기도 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조상들이 남긴 물마 라는 말이 더욱 실감 나게 다가옵니다. 자연을 읽어 낸 우리말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물마 를 비가 많이 와서 사람이 다니기 어려울 만큼 땅 위에 넘쳐흐르는 물 이라고 풀이합니다.  침수 나 범람 이라는 말도 있지만, 물마 에는 눈앞에 넘실거리는 물의 모습과 그 속에 담긴 경계의 마음까지 함께 담겨 있습니다. 이 말은 단순히 물이 많이 고였다는 뜻이 아닙니다. 길이 보이지 않을 만큼 물이 차오르고, 사람이 함부로 발을 디뎌서는 안 되는 상태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래서 물마 라는 말에는 자연을 두려워하면서도 슬기롭게 살아온 우리 조상들의 삶의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큰비가 내릴 때는 서두르기보다 잠시 멈추고 돌아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일 수도 있습니다. 내 마음에도 물마가 차오를 때가 있습니다. 삶에도 물마가 찾아옵니다. 갑작스러운 걱정이 밀려오고,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한꺼번에 겹치며, 마음속 길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수록 우리는 자꾸만 서둘러 건너가려 합니다. 하지만 자연은 우리에게 다른 길을 가르쳐 줍니다. 물마가 차오른 길은 무리해서 건너지 말라고. 잠시 기다리라고. 비는 언젠가 그치고, 넘쳤던 물도 제자리를 찾아갑니다. 우리 마음도 다르지 않습니다. 오늘은 억지로 앞으로 나아가려 하기보다, 내 마음의 높이를 먼저 살펴보는 하루였으면 좋겠습니다. 잠시 쉬어 가는 것도 삶을 지키는 슬기입니다. [마음 나누기] 여러분의 삶에도 물마처럼 갑자기 밀려왔던 어려움이 있었나요? 그 시간을 어떻게 건너오셨는지, 또는 지금 내 마음을 지키기 위해 어떤 쉼을 선택하고 계신지도 함께 들려주세요. 여러분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거센 비를 견디게 하는 작은 우산이 될지 모릅니다. [한 줄 생각] 물마는 넘쳐흐르는 물이 아닙니다. 잠시 멈춰 자신과 세상을 살피라는 자연의 말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물마 뜻: 비가 많이 와서 사람이 다니기 어려울 만큼 땅 위에 넘쳐흐르는 물. 보기: 거리의 자동차들이 행인은 아랑곳하지 않고 물똥을 튀기며 물마 위를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   [토박이말 길잡이] 결지기 이창수  이창수 시민기자 maljig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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