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옥시아 낸드플래시 신기술 경쟁사보다 20~30% 빨라” [뉴스] 일본 낸드 플래시메모리 생산업체 키옥시아. 교도 마이니치신문 5월 16일
일본에서 AI(인공지능) 관련 투자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낸드 플래시메모리 생산업체 키옥시아 홀딩스가 삼성 등 한국의 동종 업체들보다 기술에서 앞서고 있다며, 자체 신기술을 무기로 시장 점유율을 탈환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일본경제신문(닛케이)이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AI(인공지능)용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키옥시아의 실적도 크게 올라가고 있으며, 한때 첨단기술 경쟁에서 삼성 등 한국 메모리 생산업체들에 뒤처졌던 이 회사가 이제는 낸드 메모리 분야에서 한국 업체들보다 앞선 신기술을 먼저 실용화한 고성능 제품 수주를 늘리고 있다.
키옥시아는 2일, 1년만에 투자자 대상 경영전략설명회를 열었으며, 1년 전에 비해 34배나 오른 주가 상승 등으로 관심이 높아진 투자자들에게 기술개발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에 앞서 키옥시아는 지난 달 15일 올해 4~6월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47.5배인 8690억 엔(약 8조 24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6월 1일, 프랑스 파리의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프랑스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겠다고 밝힌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겸 CEO가 회담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6.1.로이터 연합뉴스
일본기업 시가총객 1위 소프트팽크, 4위 키옥시아
닛케이에 따르면, 키옥시아의 주식 시가총액은 지난 2일 25조 엔으로 일본 4위로 뛰어올랐으며, 인공지능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온 손정의의 소프트뱅크 그룹이 시가총액 50조 엔(약 474조 원)을 넘겨 이제까지 일본기업 시가총액 순위에서 부동의 수위였던 도요타 자동차를 제치고 1위가 됐다. 소프트뱅크는 AI 관련사업 투자를 가속화해 최대 14조 엔(약 132조 원)을 들여 5GW(기가와트) 용량의 유럽 최대규모 데이터센터를 프랑스에 건설하기로 했으며, 미국 오하이오 주에도 80조 엔(약 758조 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닛케이 5월 31일)
시가총액 1조 달러대에 진입한 세계 3대 메모리 제조업체. 맨 위가 5월 6일 1조 달러대에 들어간 삼성전자, 그 아래 짙는 청색이 미국 마이크론 데크놀로지, 그것과 거의 겹치는 회색의 SK하이닉스(5월 27일 진입).. 세계 기업들 시가총액 순위 1~10위 중 대만의 TSMC가 7위, 사우디의 아람코 8위, 나머지는 모두 미국 기업들이며, 삼성이 11위, SK하이닉스가 12위, 마이크론이 13위다. 일본경제신문 6월 2일
‘적층’기술 뒤진 키옥시아 ‘접착’ 신기술에 자신감
닛케이는 키옥시아의 기술자가 우리는 낸드(NAND)형 플래시메모리의 장래성을 믿고 선행투자를 해왔다. 경쟁사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성이 있다”며 한국 삼성전자 등에 비해 기술적 우우위를 갖고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고 전했다.
데이터를 장기 보존하는 낸드는 기억용량을 높이기 위해 메모리 셀(기억 소자)을 세로로 쌓아올리는 기술을 축으로 오랫동안 업체들간 경쟁이 계속돼 왔다.
기억 소자를 쌓아올리는 적층기술은 2007년에 키옥시아의 전신인 도시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따라서 적층기술의 원조라고 해야 할 키옥시아는 그러나 최근 적층수 경쟁에서 열세를 보여 왔다. 키옥시아는 2023년 봄에 적층수 218층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경쟁사인 한국의 SK하이닉스는 그해 여름에 300층이 넘는 제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키옥시아의 주력제품은 지금도 218층에 머물러 있다.
키옥시아 신기술 CBA 삼성보다 20~30% 빠르다”
적층수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키옥시아가 활로를 찾아낸 것이 ‘접착’기술이었다. 낸드는 정보기술 자체를 담당하는 메모리 셀(기억 소자)만이 아니라 데이터의 입출력을 제어하는 회로를 조합해서 구성한다. 지금까지 기억 소자와 제어 회로는 기판이 되는 한 장의 실리콘 웨이퍼 위에 함께 만들어졌다.
키옥시아의 접착기술 ‘CBA’(CMOS[상보형 금속산화물 반도체] directed Bonded to Array)는 기억 소자와 제어 회로를 일단 각각 다른 웨이퍼 위에 만들어 그것을 하나로 붙인다.(구리 본딩 패드) 이는 웨이퍼상의 기억 소자 등의 배치를 효율화할 수 있어 낸드의 기억 밀도를 높일 수 있게 해 준다.
하지만 2장의 웨이퍼를 조금도 어긋남이 없이 붙여서 2층의 회로를 연결하는 정밀기술은 난이도가 높다. 이 기술 개발에서 키옥시아는 한국의 경쟁사들보다 먼저 실용화에 성공했다고 닛케이는 보도했다.
이와이 코스모증권의 사이토 가즈요시 수석 애널리스트는 키옥시아의 낸드는 읽고 쓰는 속도가 경쟁사들에 비해 20~30% 빠르다”고 지적했다.
DRAM 주력 삼성 등 낸드기술 개발엔 뒤져”
키옥시아가 2023년 말에 CBA 개발을 발표했을 당시, 업계에서는 적층수를 높이는 것이 정공법이고, CBA는 과잉이다”며 냉랭한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그런데 인공지능(AI)용의 처리속도가 빠른 낸드 메모리가 요구됨에 따라 고속처리에 적합한 CBA가 각광을 받게 된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이미 CBA는 키옥시아 주력품에 사용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AI 서버의 확대로 수요가 앞으로 높아질 것”(미국 조사회사 ‘옴디아’의 스즈키 도시야)이라는 관측이 많다.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이 AI붐 초기에 수요가 많아진 디램(DRAM)에 투자를 집중하는 바람에 낸드 기술개발이 늦어진 것도 키옥시아에게 유리하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낸드 전문생산업체로 연구개발을 추진해 온 키옥시아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얘기다.
문제는 키옥시아의 낮은 시장점유율
문제는 시장점유율의 정체다. 대만의 조사회사 트렌트 포스에 따르면, 2026년 1~3월기(분기) 낸드 판매 점유율(금액 기준)이 키옥시아는 13.9%로 3위였다.
1위인 삼선전자(31.6%)에 많이 뒤처지고, 4위인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13.9%)와 샌디스크(마찬가지로 13.9%)에 바짝 쫓기는 형세다.
2026년 1~3월끼의 낸드 플래시메모리 시장 점유율. 시계방향으로 오른쪽 위에서 삼성전자 31.6%, SK하이닉스 17.6%, 키옥시아 13.9%,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13.9%, 샌디스크 13.9%, 기타 9.1%. 출처 트렌트포스,. 일본경제신문 6월 2일
그 앞 분기인 2025년 10~12월기의 낸드 메모리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28%, SK하이닉스 22%, 키옥시아 14%, 그리고 마이크론과 샌디스크가 각각 13% 였다.(닛케이 5월 16일) 따라서 올해 1~3월기의 키옥시아의 낸드 시장 점유율은 미미한 변화이긴 하지만 그 앞 분기보다 조금 더 내려갔고 삼성전자는 더 올라갔다.
키옥시아는 데이터센터 고객 기반이 약한데다, 가격인상이 늦어진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AI용 낸드 수요가 급증한 것은 2025년 가을 이후였기 때문에 키옥시아의 신기술 성능 평가가 그것을 따라잡지 못한 사정도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닛케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공급능력을 무기로 고객과 장기계약을 맺고 있어서, 키옥시아가 단기적으로 점유율을 탈환하기가 간단치 않다면서, 계속 내려간 키옥시아의 점유율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데이터센터 고객을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한승동 에디터 sudohaan@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