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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대한민국, 이스라엘과 잡은 손을 놓아야 한다

대한민국, 이스라엘과 잡은 손을 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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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자지구로 향하던 국제 구호선단에 탑승했다가 지중해 공해상에서 이스라엘군에 나포된 우리 인권활동가 김아현, 김동현 씨가 구금됐다 풀려났다. 그런데 이들은 구금됐던 시간 동안 비인간적인 폭행과 고문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얼굴을 여러 차례 맞아 한쪽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 는 증언과, 손이 뒤로 묶인 채 무릎 꿇려 조롱당하는 민간인들의 영상은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주권국가의 영해가 아닌 공해상에서 비무장 구호선을 납치하고 민간인을 고문한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자 전쟁 범죄이다. 평화와 생명을 전하려던 인권활동가들이 국제법상 보호받아야 할 공해상에서 불법 체포되고 신체적 위해를 입은 이번 사태는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우리 정부는 즉각 주한 이스라엘 대사를 즉각 초치해 공식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요구하고, 불법 행위에 상응하는 외교적 조치를 해야 한다.   무릎을 꿇은 채 바닥에 머리를 바닥에 대고 있는 국제 구호선단 활동가들과 그들을 배경으로 이스라엘 국기를 흔드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부 장관.  벤그비르 장관 엑스 계정 갈무리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정부는 이스라엘과 그 후견국 미국의 눈치를 살피느라 국가적 자존심을 내팽개치고 인류의 보편가치를 외면하고 있는 안보와 외교노선을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한다. 대한민국 안보와 외교는 미국이라는 특정 국가의 방위전략에 의존하는 편협한 외교, ‘동맹 지상주의’의 관성을 깨고 인류 보편적 가치와 규범, 그리고 국익을 최우선하는 당당한 자주외교 주권외교로 나아가야 한다. 최근 국제사회는 트럼프 미국의 추락과 더불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및 이란 침공이 장기화되면서 국제 질서에도 거대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두 가지 역사적 사건을 되돌아봐야 한다. 첫째는 2024년 9월, 유엔 총회가 국제사법재판소(ICJ)의 결정을 근거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불법 점령 12개월 내 종식」 결의안을 투표에 부쳐 181개국 중 124개국이 찬성한 것이다. 반대는 이스라엘·미국 등 14개 국뿐이었다. 당시 윤석열 정부는 43개 기권국 중 하나였는데 불법 점령을 불법이라고 말하는 데 한국은 침묵했다. 대한민국은 이스라엘과 한통속이었다. 둘째는 그로부터 두 달 후, 2024년 11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터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받은 것이다. 그는 전쟁을 핑계로 민간인 기아 유발, 살인, 민간인들에 대한 고의적 공격 지시, 학살 등을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네타냐후 체포영장 발부를 기점으로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멈추라는 국제사회의 법적·도덕적 압박과 이스라엘과 그의 동맹국들에 대한 비판은 나날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유럽은 과거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하던 흐름에서 벗어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현재는 네타냐후 정부의 무차별적 군사 작전과 인도주의적 참상을 향해 매서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스페인·이탈리아 정상 등이 이스라엘을 직접 규탄했고, 프랑스·이탈리아·캐나다·네덜란드·뉴질랜드 등은 자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소환해 항의했다. 유럽연합을 비롯한 독일, 영국, 아일랜드, 스웨덴, 스위스, 오스트리아, 벨기에,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키프로스, 폴란드, 슬로베니아, 튀르키예, 카타르, 인도네시아, 콜롬비아 등도 비판 성명을 냈다. 그동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문제에 대해서 유럽은 미국과는 결을 달리하는 입장을 취해왔다. 이번 사태가 발발하기 전부터 이미 영국, 캐나다에 이어 프랑스 등 주요국은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며 팔레스타인을 독립 국가로 공식 승인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발생하자 유럽은 한목소리로 이스라엘과 네타냐후 총리를 비난했다. 스페인과 아일랜드 등은 유럽연합(EU)-이스라엘 협정 파기 및 사법적 제재까지 강력하게 주장하며 네타냐후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이처럼 서방 세계의 중심인 유럽조차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안보 구도에 맹목적으로 동조하지 않고, 자국의 이념과 중동 내 이해관계에 따라 분열되거나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유럽 국가들이 보이는 이와 같은 변화는 유럽과 미국을 둘러싼 물질적 토대가 변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이런 시각에서 미국 역사학자 앨프리드 매코이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제국의 몰락’이라는 글에서 달러를 기축통화로 쓰는 미국의 패권국 지위가 추락하고 있다고 보았다. 페트로 달러라고 불리는 이 시스템은 미국이 많은 돈을 찍어내 막대한 군비 지출, 기술 혁신을 하면서도 자국 통화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왔는데 이제는 그것이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이미 수많은 학자와 전문가들이 앞으로 미국이 패권국 지위를 잃을 것이라 예견하고 있는 가운데, 필자도 이번 이란 전쟁으로 미국은 석유의 안정적 공급과 안보 제공이라는 두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만큼 패권국 미국의 붕괴는 가속화될 것은 분명하다고 하겠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번 사태를 대응하는 우리 외교 안보 당국자들의 대응은 너무도 구태의연하고 미온적이다. 국무회의에 참석한 청와대 안보실이나 외교당국자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불법적으로 체포 구금 고문을 당했는데도 이스라엘이 교전상태에 있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다는 식으로 넘어가려 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이 단호한 태도로 우리 국민의 초기 석방을 위해 움직인 점은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지만 청와대 안보실이나 외교당국자의 대응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할 것이다. 물론 대한민국이 지난 10년 전부터 드론 기술과 AI 표적 시스템 기술 등 이스라엘과 밀접한 무기산업계약을 체결했으며, 가자 전쟁이 시작된 2023년 10월 이후에도 이스라엘 방산업체들과 계약을 확대해왔다는 사실을 이제 와서 바꿀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재명 정부조차 구태의연한 과거의 정책을 답습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대미 이스라엘을 향한 무조건적인 동맹 추종은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이는 과감하게 청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은 도덕적 정당성과 신뢰성을 잃고 이스라엘이 자행하는 전쟁 범죄를 방조하는 국가로 낙인이 찍혀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서 우리가 단호한 태도를 보여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것이 현실적 실리적 측면에서도 그 이익이 크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 반문명적 전쟁범죄와 인권유린을 자행하는 것이 명백한데도 그들에게 무비판적으로 동조할 경우, 대한민국은 국제사회로부터 이스라엘과 미국의 불법적이고 야만적 행위에 동조하는 꼭두각시 국가로 낙인이 찍힐 것이고 그것은 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의 신뢰도에 치명적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대한민국이 세계평화와 인권 수호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강대국과 그 하수인의 눈치만 살피는 약삭빠른 나라로 평판이 형성된다면, 마치 2차대전 전 유대인이 전 유럽에서 증오와 혐오의 대상이 되었던 것처럼, 국제사회에서 눈총과 미움을 받을 것은 뻔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정부는 당연히 국민 안전과 국익을 최우선하는 독자적 주권을 행사해야 하며 세계평화와 인권 수호라는 문명국 대열 앞줄에 서야 한다. 세계10대 경제강국 문화대국이 더 이상 강대국의 눈치를 보며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태도는 청산되어야 한다.   가자지구행 구호선에 탑승했다가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던 활동가 김아현씨와 김동현씨가 28일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나포 당시 가혹행위 증언 및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5.28. 연합뉴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실용정책을 추진하는 우리 정부는 외교적 다변화를 통해 국가안보와 국가경제 관리에 존재하는 리스크를 분산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가 세계가 부러워하는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첨단 산업분야 제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이것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두말할 필요없이 중동 국가들과의 외교관계는 에너지 공급망 및 글로벌 경제 안보와 직결된다. 에너지와 핵심 광물의 대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특정 진영에만 치우친 외교는 자원 무기화 시기에 치명적인 약점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동,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유라시아 등 신흥 경제·안보 블록과의 외교적 접점을 확대해 나아가야 한다. 그들 국가들과의 독자적인 소통 채널을 넓혀 외교적 자율성과 레버리지를 확보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이스라엘의 반인륜적 전쟁 행보에 유럽마저 등을 돌리거나 각자도생을 모색하는 지금, 한국 외교가 동맹이라는 맹목적 도그마에 갇혀 있을 이유는 없다. 이스라엘이 미국과 가깝다고 해서 우리가 이스라엘에 대해 저자세 외교로 나아갈 필요는 더더욱 없다. 미국에 대해서도 할 말을 하는 것이 진정한 친구고 이웃이다. 이제는 세계평화와 인권수호라는 보편적 가치 위에 서서, 국익과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선언하는 ‘당당한 실리 외교’로 전환할 때이다. 차제에 이재명 정부는 안미경중과 한미동맹이라는 교조적 안보전략에서 탈피해야 한다. 미중 패권전쟁이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50년 전 냉전시기에 미국이 짜놓은 냉전 구도에 한국 외교가 종속되어서는 한반도의 평화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온전히 지킬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하다. 이는 지금까지 맹목적으로 특정 동맹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외교부 내 편중된 라인을 과감히 정리하고, 세계평화와 인권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 실현에 기여하는 인재, 그리고 대한민국의 국가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다변화된 인재들을 전면 배치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특정 국가 유학파나 북미·유럽 특정 라인이 외교부의 핵심 보직을 독식하는 구조를 깨야 한다는 말이다. 또 다변화하는 국제질서를 반영하여 중국, 러시아, 유럽, 아프리카, 중남미, 아세안으로 확장을 위한 전문가를 전면 배치해야 한다. 이념적 선명성보다 경제 안보와 공급망 다변화를 이끌 수 있는 실무형 통상·자원 외교 전문가를 중용해야 한다. 역사의 변곡점마다 주저하는 국가는 도태되었고, 흐름을 읽고 선제적으로 결단한 국가는 도약했다. 미국을 정점으로하는 일극체제가 중국과 유럽 등 다극체제로 급속히 전환되는 조짐이 분명한 이상, 우리 국내정치도 더 이상 진영 논리에 갇힌 소모적 논쟁을 끝내고, 대한민국의 생존과 미래 번영을 위한 전향적이고 결단력 있는 실리 외교의 닻을 올려야 할 골든타임이 바로 지금이다.이성로 국립경국대 명예교수 leesr@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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