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태양광업체 융기실리콘자재, 은(銀) 대신 구리 태양광 셀 양산 [뉴스] 중국 최대 태양광 제조업체인 융기실리콘자재가 태양전지의 핵심 전극 소재를 은에서 구리로 바꾸며 원가 절감에 나섰다. 은 가격 급등으로 태양광 셀 제조비 부담이 커진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리를 대규모 생산에 적용해 원자재 가격 변동 위험을 낮추려는 전략이다.
9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융기실리콘자재는 중국 산시성 생산시설을 가동하고 구리 기반 차세대 태양전지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해당 생산시설의 가동 준비를 3개월 만에 마쳤으며, 이번 가동을 차세대 셀 기술의 대규모 적용을 위한 핵심 이정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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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값 급등에 구리로 눈 돌린 태양광업계
융기실리콘자재가 은 대신 구리로 눈을 돌린 가장 큰 이유는 비용 부담이다. 태양광 셀은 전류를 모아 외부로 전달하는 전극 소재로 전도성이 높은 은을 주로 사용해 왔다. 태양광 산업은 2025년 전 세계 은 수요의 약 17%를 차지할 정도로 주요 소비처로 성장했다.
은 가격은 올해 1월 온스당 121달러(약 18만원)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거의 세 배 오른 수준이다. 이후 온스당 60달러(약 9만원) 아래로 떨어졌지만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태양광 제조사들은 대체 소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리는 은과 마찬가지로 전기전도성이 높고 가격은 상대적으로 낮다. 태양광업체 입장에서는 은 사용량을 줄이거나 구리로 대체할 경우 원가 부담과 특정 원자재 의존도를 함께 낮출 수 있다.
융기실리콘자재가 새 생산시설에서 만드는 태양전지에는 합금접촉매트릭스(ACM, Alloy Contact Matrix) 기술이 적용된다. 회사는 이 기술을 적용한 셀이 기존 제품보다 효율이 높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양산 효율과 원가 절감 폭은 공개하지 않았다.
공급과잉 속 원가경쟁 심화…구리 가격은 새 변수
이번 생산시설 가동은 중국 태양광업계가 지속적인 공급과잉과 대규모 손실을 겪는 시점에 이뤄졌다. 제품 가격이 하락한 상황에서 은과 같은 고가 소재의 사용량을 줄이는 기술은 제조사의 원가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
중국 당국도 공급과잉 해소에 나섰지만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최근에는 에너지 사용과 제품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태양광 제품 기준을 강화했다. 기술 효율과 원가 절감 능력이 떨어지는 업체를 시장에서 걸러내려는 조치다.
다만 은을 구리로 바꾼다고 원자재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구리 가격은 수요 증가 전망과 전 세계적인 광석 부족이 겹치며 지난 5월 톤당 1만4000달러(약 2100만원)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리는 전력망과 전기차, 재생에너지 설비 전반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에너지 전환이 빨라질수록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태양광업계의 소재 전환은 은 가격 부담을 낮출 수 있지만, 구리 가격과 공급망 변동이 새로운 위험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