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질주 …2월 수출액 역대 최대, 무역 흑자도 최대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줄어든 악조건 속에서도 2월 수출이 30% 가까이 증가하며 2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진격 의 반도체가 전체 수출 실적을 강하게 견인했다. 아울러 2월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인 155억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액과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폭발적으로 상승하는 가운데 이 상승세를 선두에서 견인하는 반도체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 중이다.
설 연휴로 조업일수 줄었어도 2월 수출액 역대 최대
산업통상부가 1일 2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2월 수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다29.0% 증가한 674억 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2월 중 최대 실적이다. 이번 실적은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작년보다 3일이나 적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통상적으로 조업일수가 줄어들면 생산물량이 감소해 수출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런데도 역대 2월 중 최고치를 찍었다. 특히 지난해 6월부터 9개월 연속으로 월 기준 역대 최고 수출 실적을 갈아치우는 흐름을 이어갔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35억 5000만 달러로 49.3% 증가했다. 일평균 수출이 3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출입 추이. 자료 : 관세청, 산업통상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하는 반도체 가격
수출을 견인한 품목은 단연 반도체다. 2월 반도체 수출은 251억 6000만 달러로 작년 동월 대비 160.8% 급증했다. 월 기준 전(全) 기간을 통틀어 역대 최대치다.
반도체는 지난해 10월 157억 달러에서 시작해 11월 173억 달러, 12월 208억 달러, 올해 1월 205억 달러를 거쳐 2월에는 252억 달러까지 치솟으며 3개월 연속 200억 달러를 웃도는 수출을 이어갔다.
배경에는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초과 수요와 이로 인한 메모리 가격 급등이 있다. 2월 메모리 평균 고정가격을 작년 2월과 비교하면 범용 D램 제품인 DDR4 8Gb의 경우 1.35달러에서 13.0달러로 863% 폭등했다.
DDR5 16Gb는 3.79달러에서 30.0달러로 691% 뛰었다. 낸드 128Gb 가격도 2.29달러에서 12.67달러로 452% 급등했다. 수요와 가격이 동시에 뛰면서 수출액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반도체 수출액 추이. 자료 : 관세청, 산업통상부
자동차ㆍ기계ㆍ가전 수출은 다소 부진해
2월에는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반도체를 포함한 5개 품목만 수출이 증가했다. 컴퓨터 수출은 25억 6000만 달러로 221.6% 증가하며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SSD 수출 호조가 이어진 영향이다.
무선통신기기는 14억 7000만 달러로 12.7% 늘어나며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신규 모델 출시 영향으로 휴대전화 완제품이 5억 3000만 달러로 131.6% 급증한 영향이다.
선박 수출도 22억 달러로 41.2% 증가했다. 바이오헬스 역시 13억 1000만 달러로 7.1% 늘며 4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반면 설 연휴 영향이 직접적으로 드러난 품목도 있었다. 자동차 수출은 48억 1000만 달러로 20.8% 감소했고, 자동차 부품은 14억 5000만 달러로 22.4% 줄었다. 조업일수 감소 탓에 생산 물량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일반기계 수출도 32억 6000만달러로 16.3% 감소했다.
석유화학은 33억 3000만 달러로 15.4% 줄었고, 철강은 23억 6000만 달러로 7.8% 감소했다. 글로벌 공급과잉에 따른 수출 단가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석유제품은 가동률 상승으로 수출 물량은 늘었지만, 국제유가 약세로 수출 단가가 하락해 37억 3000만 달러로 3.9% 감소했다.
주요 품목 수출 증감률 현황. 자료 : 산업통상부
주요 9개 수출지역 중 7개서 수출 증가세
지역별로 보면 9대 주요 수출지역 가운데 7개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대미 수출은 128억 5000만 달러로 29.9% 늘며 역대 2월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월 1∼25일 기준으로 반도체는 24억 달러로 342%, 컴퓨터는 9억 달러로 328% 급증했다. 바이오헬스, 석유제품, 이차전지 등도 고르게 증가했다.
대중 수출도 127억 5000만 달러로 34.1% 늘었다. 설 연휴와 중국 춘절이 겹치며 조업일수가 줄어 다수 품목이 부진했지만, 반도체가 61억 달러로 141% 급증하고 컴퓨터와 석유제품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하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아세안 수출은 124억 7000만 달러로 30.4% 증가하며 역대 2월 중 1위를 기록했다. 반도체 46억 달러(116%↑), 디스플레이 7억 달러(11%↑), 선박 5억 달러(39%↑) 등 주요 품목이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유럽연합(EU) 수출 역시 56억 달러로 10.3% 증가했다. 반도체, 바이오헬스, 선박 등이 호조를 보였다. 일본(0.6%), 중동(0.5%), 인도(8.0%)도 소폭이나마 증가세를 나타냈다.
한국의 2월 수입액은 519억 4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7.5% 늘었다. 이로써 2월 무역수지는 155억 1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무역수지는 전년 동월 대비 115억 5000만 달러 늘어나며 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월간 무역수지는 작년 2월부터 13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출입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한 지원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한미 관세 합의를 통해 확보한 이익의 균형과 대미 수출 여건이 훼손되지 않도록 미국과의 긴밀한 소통을 지속하고 대미투자특별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어떠한 대외 여건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무역구조를 확립하겠다”면서 (1월 25일 발표한) ‘범부처 수출확대방안’을 토대로 올해 글로벌 수출 5강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27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연합뉴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루스 소셜 포스트 때문에 수출 길이 막힌 듯이 이 사진을 분석 기사에 맞물렸다. 평택 연합뉴스
반도체 가격은 오늘이 가장 싸다?
한편 수출과 무역수지 흑자를 쌍끌이 중인 반도체의 질주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범용 D램 제품인 DDR4 가격은 13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고, 낸드 가격도 33% 넘게 급등하며 12달러를 넘어섰다. 다만 D램의 경우 계속된 가격 급등에 따라 추가 상승세는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월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3.00달러로, 전월(11.50달러) 대비 13.04% 상승했다. 이로써 DDR4 평균가는 2025년 4월 (1.65달러) 이후 11개월 연속 상승했다. 2016년 6월 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다.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스마트폰과 PC 등 주요 IT 기기 가격이 줄줄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속에 25일 서울의 한 마트에서 관계자가 노트북을 살펴보고 있다.지난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AI 서버에 쓰이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저가형 D램 생산은 뒷순위로 밀리고 있다.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모바일 D램(LPDDR) 제품 가격이 지난해 초 대비 70% 이상 상승했고, 스마트폰용 낸드플래시 가격도 약 100% 급등한 것으로 분석했다. 2026.1.25. 연합뉴스
D램익스체인지의 모회사 트렌드포스는 PC용 D램 가격이 전분기 대비 110~115%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4분기 38~43% 상승세를 크게 뛰어넘은 수준이다. 2월의 실제 거래 가격은 1월에 비해 추가로 상승하는 등 상승세가 이어졌다.
트렌드포스는 대부분 D램 공급사와 PC 제조사들이 2월까지 올해 1분기 가격 협상을 마무리했다”며 대부분 계약이 체결됨에 따라 3월 가격 수준은 2월과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여러 분기 계속된 가격 상승 이후 현재 현물 가격은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균형점에 도달했다”며 가격은 현재 수준에서 안정되고 향후 상승세는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메모리카드·UBS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1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2.67달러로, 전월(9.46달러) 대비 33.91% 급등했다. 이는 14개월 연속 상승세다. 공급업체들이 대용량 3D 낸드로 생산 능력을 집중하면서 SLC·MLC 등 성숙 공정 제품의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트렌드포스는 AI 엣지 컴퓨팅과 자동차 애플리케이션 수요가 지속되면서 시장 불균형이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낸드플래시 가격은 올해 상반기 내내 견조한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5 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에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와 HBM3E 실물이 전시돼있다. 2025.10.22.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