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가자 평화 구상 21개 항 …네타냐후가 걸림돌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1월 트럼프 취임 이후 처음으로, 미 행정부는 전쟁을 끝내려는 진지한 계획을 세운 것 같다. 몇 달간 미국 정부는 베냐민 네타냐후의 제노사이드(집단학살)적 전쟁에 공모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또한 팔레스타인 주민은 어쨌든 사라질 텐데도 가자지구를 전 세계 관광객을 위한 고급 호텔과 모래 해변이 있는 지중해의 리비에라로 바꾸자는 제안을 해서 조롱받았다.
걸프협력회의(GCC)의 압델 아지즈 알루와이셰그 사무차장은 트럼프의 21개 항 평화계획은 작동할까 란 29일 자 아랍뉴스 기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유엔총회가 열리는 뉴욕에서 카타르, 요르단, 튀르키예,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랍‧이슬람권 정상들과 만나 제안한 미국의 가자지구 평화안에 대해 이렇게 논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백악관 웨스트윙. 2025. 04. 07 [AP=연합뉴스]
트럼프의 가자 평화 구상…네타냐후 걸림돌
1월 취임 후 전쟁 끝내려는 진지한 첫 계획
백악관 복귀 후 지난 9개월 이스라엘의 가자 대학살과 레바논, 이란, 시리아, 예멘, 튀니지, 카타르 등에 대한 불법 공격을 방관 또는 옹호해 공범 이란 비난을 받고 서방 동맹국들마저 등 돌리는 상황에 완강했던 트럼프도 어쩔 수 없이 스탠스를 바꾸는 것으로 그는 봤다.
트럼프는 전날 미국 매체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협상이 성사된다면 이스라엘과 중동 모두에 위대한 날이 되고, 중동에서 진정한 평화가 가능해지는 최초의 기회가 될 것 이라며 가자 전쟁 종식 협상이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 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가질 예정이지만 그 결과는 미지수다.
트럼프의 가자 평화안 21개 항은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지난 27일 상세히 보도했다. 그 주요 내용을 보면, △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동의하는 즉시, 전쟁 종료. 이스라엘 국방군(IDF)은 모든 작전 중단하고 가자에서 점진적 철수(제3항) △ 이스라엘의 공개 수락 시 48시간 이내 모든 생존‧사망 인질 귀환(제4항)과 팔레스타인 종신형 수감자와 체포된 가자 주민 석방(제5항) △ 평화 공존 약속한 하마스 대원 사면과 원할 경우 제3국행 안전 보장(제6항) △ 하루 트럭 600대 넘는 구호 지원과 재건 장비 반입(제7항)과 유엔·적신월사, 그리고 이스라엘·하마스와 무관한 국제기구 구호 분배(제8항) 등이 담겨 있다.
이스라엘 군사 작전으로 인해 가자 북부에서 피란 온 팔레스타인인들이 25일 가자 중부 해안에서 잠시 쉬고 있다. 2025. 09. 25 [로이터=연합뉴스]
전후 가자, 탈급진화되고 테러 없는 구역
PA 개혁 마치면 팔 국가로 가는 길 열려
전후 가자의 모습은 △ 이웃 국가들에 위협이 되지 않는 탈급진화되고 테러 없는 구역(제1항)이며 △ 가자 주민의 이익을 위해 재개발(제2항)을 하게 된다. 가자지구 행정 관련은 제9항에 나온다. 팔레스타인 테크노크라트(전문가)로 구성된 임시, 과도정부가 관리하며, 책임을 지고 가자 주민에게 일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위원회는 미국이 아랍, 유럽 파트너들과 협의해 설립한 새 국제기구의 감독을 받게 되며, 이 기구는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PA)가 개혁 프로그램을 완료할 때까지 가자 재개발 자금을 조달하는 체계를 마련하게 된다. 또한 △ 중동 도시 건설 경험이 있는 전문가 소집과 투자유치‧일자리 창출 위한 경제 계획 수립(제10항) △낮은 관세의 경제특구 설립(제11항) 등도 트럼프 제안에 담겼다.
제20항에선 팔레스타인 국가 문제를 다뤘다. 가자 재개발이 진전되고 팔레스타인의 개혁 프로그램이 이행되면, 팔레스타인 인민의 열망으로 인정되는 팔레스타인 국가 로 가는 믿을만한 경로가 마련될 조건이 갖춰질 수 있다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제21항에선 미국은 평화 공존을 위한 정치적 지평에 합의하도록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대화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을 피해 북부 가자를 떠난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이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 09. 25 [로이터=연합뉴스]
누구도 가자 떠나도록 강요받지 않을 것
가자 완전 장악 주장했던 2월과 대조적
제12항은 누구도 가자를 떠나도록 강요받지 않으며, 떠날 것을 선택한 이들의 귀환도 허용된다. 오히려 가자에 남을 걸을 권장하고 있다. 네타냐후 극우 유대 광신 정권이 더 위대한 이스라엘 을 건설하고자 지금도 가자에서 벌이는 인종 청소 와 관련해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특히 △ 10‧7 기습 테러 공격 을 벌인 하마스의 통치 배제(제13항) △ 하마스와 다른 정파가 이스라엘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지역 국가들의 안보 보장(제14항) △ 미국과 아랍권 등이 협의해 임시 국제안정화군 창설과 가자 배치(제15항) △ 이스라엘의 가자 점령‧병합 불허와 IDF의 점령지 점진적 인계(제16항) △ 이스라엘의 카타르 추가 공습 금지와 카타르의 중재역 인정(제18항) △ 가자 주민 탈급진화 프로세스 가동과 이스라엘-가자에서 종교간 대화(제19항) 등도 포함됐다.
전반적으로 보면, 지난 2월 5일 네타냐후와의 백악관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가 중동의 리비에라 를 제안하며 미국의 가자 완전 장악과 영구적인 가자 주민 이주를 주장했고, 팔 국가와 두 국가 해법을 완강히 반대해왔던 것과 비교해보면 상당한 진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하마스가 전후 가자 통치에서 배제 되는 걸 수락할지, 네타냐후가 그간 결사 반대했던 PA의 가자 통치를 포함한 두 국가 해법 을 수용할지가 여전히 걸림돌로 남아 있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주변에 가자 주민들이 모여 있다. 2025. 09. 28 [타스=연합뉴스]
네타냐후, 트럼프 회담 앞두고도 가자 공습
CNN 글로벌 무대에서 이스라엘은 왕따
트럼프와의 백악관 회담이 예정된 이날도 네타냐후 정권은 가자 공습을 늦추지 않고 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새벽부터 재개된 공습으로 가자시티 21명 등 가자에서 최소 21명이 사망했다. 28일 가자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10‧7 가자 전쟁 발발 이후 가자의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6만6000명을 넘어섰으며, 16만8162명이 부상했다.
한편 미국 CNN은 이날 외교에서 축구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무대에서 이스라엘은 왕따가 되고 있다 란 기사를 통해 가자에서 전쟁과 인도적 위기가 지속되면서 이스라엘은 세계 무대에서 갈수록 고립되고 있고, 역풍이 경제, 문화, 스포츠 영역까지 파고 들고 있다 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엔의 독립적인 조사위원회의 가자 제노사이드 공식 결론과 프랑스‧영국 등 서방동맹국의 팔 국가 공식 승인 동참, 그리고 지난주 이스라엘의 최대 무역 파트너인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 유보 제재 제안,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영국 등의 부분적 전면적 무기 금수 가능성 등을 예로 들었다.
또한 유로비전 음악 경연대회에 불참을 경고하며 유럽의 일부 방송국들의 이스라엘 참가 반대, 이스라엘 라하브 샤니가 지휘하는 뮌헨 필하모니의 콘서트 취소, 수천 명의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배우 등의 이스라엘 영화업계와의 협업 거부, 이스라엘 팀 참가하는 주요 사이클 최종 대회 취소, 이집트 출신의 리버풀 스타 모하메드 살라 등 영국 프리미어 리그 선수들의 가자 전쟁 반대와 팔레스타인들과의 연대 발언 등 반이스라엘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