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HG 프로토콜, 토지·제거 회계 기준 공식화…자연 리스크 재무 공시로 편입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GHG 프로토콜 홈페이지 이미지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와 온실가스프로토콜(GHG Protocol)이 잇따라 자연·토지 부문 기준 마련에 착수하면서, 기업 공시는 개별 환경 이슈 대응을 넘어 재무 중심의 통합 구조로 재편되는 국면에 들어섰다.
ISSB–TNFD–GHG 프로토콜, 역할 분담 속 ‘단일 공시 체계’로 수렴
ISSB는 1월 28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회의에서 자연 관련 위험과 기회에 대한 공시 기준 제정 작업을 공식 개시했다. ISSB는 2025년 말 자연 공시 표준 착수를 결정했으며, 10월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7) 이전에 초안(exposure draft)을 공개할 계획이다.
ISSB 자연 기준은 생물다양성에 국한하지 않고 토지, 담수, 해양, 오염, 자원 이용 등 자연 전반을 포괄하되, 기업의 재무적으로 중요한(material) 위험과 기회만을 공시 대상으로 삼는다. 이는 기업의 환경 영향과 자연 의존성을 폭넓게 다루는 TNFD와 구분되는 지점이다.
ISSB는 자연 기준을 기존 IFRS S1·S2 체계 안에서 설계해, 자연 공시를 독립된 보고서가 아닌 투자자 의사결정을 위한 재무 공시의 일부로 편입한다는 방침이다. TNFD가 개념적·전략적 프레임을 제공하고, ISSB가 이를 재무 공시 언어로 표준화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GHG 프로토콜이 1월 30일 발표한 토지 부문 및 제거(LSR) 표준은 자연 공시의 측정·산정 기반을 제공한다. 농업과 토지 이용 변화에서 발생하는 배출과 함께 자연 기반 제거와 기술 기반 제거를 기업 온실가스 인벤토리에 포함시키는 방법을 처음으로 글로벌 표준으로 규정했다.
토지·제거까지 스코프3로 편입…기업·금융 리스크로 전이
LSR 표준은 2027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특히 스코프3 배출에 대한 추적성과 위치 정보(location-specific data) 요구를 강화하고, 제거 실적을 포함할 경우 전 주기 회계와 저장 지속성에 대한 엄격한 요건을 부과했다. 다만 산림 탄소 회계는 과학적·실무적 이견을 이유로 이번 표준에서는 제외됐으며, 향후 개정을 위한 정보요청(RFI)이 예고됐다.
이 같은 변화는 토지와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철강·시멘트·화학·식품·유통·의류 산업은 자연 훼손과 토지 이용, 공급망 배출을 재무 리스크로 설명해야 할 여지가 커졌다. 해외 농업 원료와 산림 자원, 광물 자산의 조달 구조와 관리 방식이 공시와 평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권 역시 투자·대출 포트폴리오에 내재된 자연 관련 재무 리스크를 식별하고 공시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ESG 평가 대응을 넘어 자산 가치 평가와 손상 위험 인식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번 흐름은 CBAM, IFRS 지속가능성 공시, 글로벌 ESG 규제 강화와도 맞물린다. 탄소 배출에 초점을 맞춘 규제가 중장기적으로 자연 훼손과 자원 이용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ISSB 자연 공시는 이러한 확장의 제도적 출발점으로 해석된다.
GHG 프로토콜은 토지 부문이 기업 탄소 회계의 주요 사각지대였다고 지적하며, LSR 표준이 농업과 토지 이용, 제거 활동을 에너지 사용과 동일한 엄격도로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세계자원연구소(WRI) 역시 해당 표준이 기업들이 토지 관리와 제거 투자에 나설 수 있는 신뢰 가능한 회계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