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후퇴에도…KKR, 전기트럭 인프라 투자 나섰다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정책 후퇴에도 전기트럭 시장에 자본이 투입되고 있다. / 출처 = Unsplash
정책 후퇴에도 불구하고 미국 전기 트럭 산업에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KKR(NYSE: KKR)이 투자한 영국 에너지 기업 제노브(Zenobe)가 리볼브(Revolv)를 인수하며 미국 전기트럭 시장에 진출했다고 보도했다. 정책 후퇴 속에서도 수익성이 있는 영역 중심으로 투자금이 재배치되고 있다는 의미다.
충전소부터 샀다…‘차량 아닌 인프라’로 진입
제노브는 차량이 아니라 충전 인프라부터 확보하는 방식으로 미국 시장에 진입했다. 샌프란시스코 기반 리볼브를 인수하며 캘리포니아 내 충전 거점 13곳을 확보했다. 신규 구축이 아닌 기존 자산 인수를 통해 초기 투자 회수 가능성을 높이려는 판단이다.
인수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리볼브가 운영하던 충전망을 기반으로 100대 이상 전기트럭에 곧바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제노브가 별도로 추진 중인 프로젝트까지 더해지면 약 600대 규모로 네트워크가 확대될 예정이다. 초기부터 수요를 확보한 상태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구조다.
핵심 거점은 전기차 전환 정책이 강한 캘리포니아다. 제노브는 이 지역을 기반으로 북미 전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일리노이·뉴욕·매사추세츠 등 추가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 보조금과 규제가 유지되는 지역만 선별해 진입하겠다는 구상이다.
정책 후퇴에 시장 급랭…판매 반토막
미국 전기트럭 시장은 정책 변화로 빠르게 식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차량 탄소 기준을 폐지하고 상업용 친환경차 세액공제를 중단했다. 캘리포니아의 무공해차 의무제도도 법적 충돌에 놓였다. 시장을 떠받치던 정책 기반이 동시에 흔들린 셈이다.
미국 중대형 전기트럭 판매가 정책 후퇴와 경기 둔화 영향으로 급감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5년 이후 감소세가 뚜렷하며 2026년 판매는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 출처: 블룸버그NEF
판매 추이도 급감했다. 지난해 중대형 전기트럭 판매는 약 820대로 전년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고, 올해는 600대 이하로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NEF는 미국 전기트럭 전환이 당분간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그래도 수요는 남았다…돈은 ‘되는 곳’으로 간다
그럼에도 자본은 빠지지 않았다. 제노브는 정해진 경로를 반복 운행하는 중대형 물류 트럭에 수요가 남아 있다고 봤다. 경로가 고정돼 있어 충전 인프라 활용도를 높이기 쉽고, 그만큼 수익성을 확보하기 유리하기 때문이다.
사업 기반도 이미 갖춰져 있다. 제노브는 미국에서 스쿨버스 전동화 사업을 운영해온 경험이 있다. 이번 트럭 시장 진출은 신규 사업이 아니라 기존 사업의 연장선이다. 운영 노하우를 발판으로 영역을 넓힌 구조다.
투자 판단의 근거는 비용이다. 배터리 가격이 하락하는 반면 디젤 가격 변동성은 커졌다. 연료비 예측이 어려워진 운송 기업 입장에서 운영비 안정성은 핵심 조건이 됐다. 특정 구간에서 전기트럭이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는 이유다.
자본은 빠지지 않았다…‘플랫폼·계약 기반’으로 이동
제노브 투자사인 KKR도 같은 방향에서 움직이고 있다. KKR은 인도 전기버스 플랫폼 올플릿(Allfleet)에 최대 3억1000만달러(약 4200억원)를 투자했다. 차량 판매가 아니라 운영과 인프라를 묶은 사업 구조에 자본을 투입한 것이다.
올플릿은 전기버스 공급에 그치지 않고 운행과 유지보수까지 포함한 통합 모델을 구축했다. 인도 주요 도시에서 장기 계약을 기반으로 5000대 이상을 운영할 계획이다. 수요를 선확보한 상태에서 확장하는 구조다.
블룸버그는 친환경 산업이 둔화되는 상황에서도 장기 수요에 대한 신뢰는 유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