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S, 캘리포니아 배터리 사업 철회…병원 인접·주민 반발에 좌초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세구로 배터리 프로젝트 부지(녹색)와 변전소 위치. 병원 인접성과 송전선 연결 문제로 사업이 무산됐다. / 출처 = AES
친환경 정책이 주류인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도 대형 배터리 저장설비가 입지 갈등에 막혀 무산됐다.
발전·전력 인프라 기업 AES(NYSE: AES)는 9일(현지시각) 샌디에이고 인근 에스콘디도에서 추진하던 세구로 배터리 프로젝트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병원 ‘거부’ 한 번에 무산…320메가와트 프로젝트 붕괴
AES는 2023년 주택가 인근 부지에 320메가와트 규모 배터리 설비를 구축하는 사업을 처음 제안했다. 태양광 전력을 저장해 저녁 시간대 수요에 공급하는 구조로, 캘리포니아 전력망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핵심 설비였다. 하지만 사업지는 주거지역에 둘러싸인 데다 병원과 1600피트(약 500미터) 거리에 불과했다.
사업을 멈춘 직접적 계기는 병원이었다. AES는 인근 변전소 연결을 위해 병원 부지를 통과하는 송전선 설치를 추진했지만, 병원 이사회는 2024년 이를 거부했다. 환자 대피와 의료 운영 차질 가능성이 주요 이유로 제시됐다. 송전 경로 확보가 막히면서 사업은 구조적으로 성립할 수 없게 됐다. 입지 조건 하나가 프로젝트 전체를 무너뜨린 셈이다.
화재 경험이 기준이 됐다…주민 반대 확산
배터리 화재를 우려한 지역 주민의 반대도 이어졌다. 주민들은 5000명 이상 서명과 수백 건의 의견서를 제출하며 사업 중단을 요구했고, 시의회도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다.
배경에는 실제 사고 경험이 있다. 2024년 샌디에이고 오테이메사 배터리 설비에서는 화재가 발생해 수일간 연소가 이어졌고, 2025년 북부 모스랜딩 대형 저장시설에서도 화재로 주민 대피가 이뤄졌다. 대형 사고가 반복되면서 화재 리스크가 그대로 사업 판단 기준으로 작용했다. 기술적 설명보다 체감된 위험이 우선한 것이다.
이에 최근 배터리 설계는 설비를 건물에 밀집시키던 방식에서 벗어나, 컨테이너 단위로 분산 배치해 화재 확산을 차단하는 구조로 전환됐다. 일부 설비 문제가 전체로 번지지 않도록 설계가 개선된 상태다. AES 역시 해당 프로젝트에 이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었으나, 주민들을 설득하는 데는 실패했다.
AES는 입장문을 통해 해당 프로젝트는 중단하지만, 전력망 강화를 위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 프로젝트 추진은 계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