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국힘의 상왕이다!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제 장동혁 대표와 국민의힘의 선택의 시간만 남았다. 극우의 그림자 속에 안주하며 몰락할 것인가, 아니면 상왕을 자처하는 이들과 절연하고 상식의 정치를 회복할 것인가.
정치가 희화화될 때 나타나는 가장 위험한 징후는 선출되지 않은 사람이 권력을 행사하려 들 때다. 더 정확히 말하면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영향력만 휘두르는 ‘그림자 권력’이 고개를 쳐들 때다.
한국사 강사 출신의 유튜버 전한길 씨가 162일의 해외 체류를 마치고 지난 3일 귀국했다. 공항에는 지지자들이 모여 애국가를 불렀고, 그는 개선장군이라도 된 듯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나 그의 귀국 일성은 한국사 강사다운 역사적 통찰이 아니라 야당 대표를 향한 노골적인 압박과 ‘부정선거’라는 철지난 음모론의 반복이었다. 이는 단순한 극우 유튜버의 귀환을 넘어 제도권 정치를 장악하려는 ‘극우 상왕의 재림’ 시도에 가까워 보였다.
전씨는 귀국 현장에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향해 당 대표가 되기까지 누구의 지지를 받았는지 돌아보라”며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다. 사실상 자신이 당 대표를 만들었으니 본인의 뜻에 따르라는 ‘상왕’의 태도다. 이에 대해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윤석열과 절연하는 순간, 너는 끝이라며 당 대표를 갖고 놀았다”며, 이런 극우 유튜버들의 득세가 보수 정당의 사망 선고와 다름없다고 개탄했다.
더 큰 문제는 전 씨가 제작했다는 영화 ‘2024. 12.3 그날’이다. 그는 이 영화가 진실에 근거해 실체를 파악하고자 제작되었다고 주장하지만, 그가 내세우는 논리는 12.3 비상계엄이 ‘조작된 내란’이라는 주장에 닿아 있다. 헌법재판소와 사법부의 판단과 민주주의의 근간을 부정하는 인식을 ‘언론의 자유’라는 방패 뒤에 숨어 전파하고 있는 셈이다. 이 과정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언급하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에게 부정선거 토론을 요구하는 모습은 확증 편향의 극치를 보여준다.
민주주의 정당은 당원의 집단 의지로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국민의힘은 극우 유튜버의 스피커에 휘둘리며 자정 능력을 잃어가는 모양새다. 김 전 최고위원의 지적처럼 이들의 지원을 받아 당권을 유지하려는 지도부와 이해관계에 매몰되어 침묵하는 영남 중진들의 모습은 과거 역사를 망친 부패한 일파들의 행태와 묘하게 겹쳐 보인다.
전씨는 자신에 대한 8건의 고소·고발을 ‘표현의 자유 억압’이라 주장하지만,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국가 수반을 협박하는 행위까지 자유라는 이름으로 보장될 수는 없다. 월남에서 돌아온 새카만 김 상사 는 반갑지만, 윤석열 구하겠다고 미국에서 돌아온 미친× 전한길 은 국민 분노 그 자체 라는 박지원 의원의 독설 섞인 비판처럼, 사회 공동체를 병들게 하는 극단적 혐오와 왜곡된 확신은 법과 상식의 심판을 받아야 할 대상이다.
역사를 가르치던 전직 강사가 이제는 ‘상왕정치’의 히어로가 되어 돌아왔다. 스스로가 역사의 오점으로 기록될지 모른다. 정당 정치가 유튜브 조회수와 후원금에 휘둘리는 순간, 보수의 혁신은커녕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미래 또한 암담해질 수밖에 없다. 이제 장동혁 대표와 국민의힘의 선택의 시간만 남았다. 극우의 그림자 속에 안주하며 몰락할 것인가, 아니면 상왕을 자처하는 이들과 절연하고 상식의 정치를 회복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