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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DEF전략, 부산의 새로운 성장 공식
[사회혁신]
13일 밤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이 BTS 부산공연 기념 특별 드론쇼를 핸드폰에 담고 있다. 2026.6.13 연합뉴스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지금 대한민국과 부산이 직면한 과제 역시 마찬가지다. 세계는 인공지능(AI)을 둘러싼 거대한 전환의 한가운데 서 있다. 미국은 오픈AI와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AI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고, 중국은 딥시크의 사례에서 보듯 국가 차원의 투자와 데이터 경쟁력을 바탕으로 추격하고 있다. 유럽은 AI 규제와 산업정책을 결합해 또 다른 길을 모색하고 있다. 여기서 무엇이 국가 경쟁력을 결정했는가를 질문해야 한다. 핵심은 누가 더 뛰어난 AI 모델을 만들었는가 보다 누가 AI를 통해 기존 산업을 혁신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했는가 이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산업혁명 이후 세계 경제를 바꾼 것은 기술 자체보다 기술을 산업에 연결한 전략이었다. 증기기관이 발명되었을 때 세상을 바꾼 것은 철도망이었다. 그리고, 미국은 철도와 제조업, 물류망을 결합해 산업대국으로 성장했다. 인터넷 역시 마찬가지였다.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 세상을 바꾼 것은 통신선이 아니라 인터넷을 금융, 유통, 물류, 미디어 산업에 연결한 국가와 기업들이었다. 그들이 세계 경제를 주도했다. AI도 같은 길을 걷고 있다. AI는 모든 산업에 스며들어 생산성과 혁신을 증폭시키는 새로운 인프라가 되고 있다. 실제로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기업들을 보자. 엔비디아는 반도체 기업이지만 자동차·의료·국방·로봇 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를 오피스에 넣고 있고, 아마존은 물류에 넣고 있으며, 테슬라는 자동차를 AI 기반 이동 플랫폼으로 바꾸고 있다. AI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연결이다. 마찬가지로, 앞으로 지역의 경쟁력은 기존 산업에 AI를 얼마나 적용하고 활용했느냐에 의해 결정된다고 본다. 바로 이 지점에서 부산의 기회가 열린다. 부산은 이미 세계적 수준의 항만과 조선산업, 제조업, 해양산업, 에너지 인프라, 그리고 영화·게임 콘텐츠 산업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도시다. 또한,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력한 산업 현장을 가진 도시다. 그래서 부산의 미래는 AI를 중심으로 바이오(BIO), 콘텐츠(Contents), 방산(Defense), 에너지(Energy), 제조업(Factory)을 연결하는 데 있다. 바로 ABCDEF 전략이다. AI+BIO : 부산의 미래는 병원 안이 아니라 바닷속에 있다 부산의 바이오 전략은 서울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 서울이 병원 중심 바이오라면 부산은 해양바이오 중심 도시가 되어야 한다. 세계 바이오산업은 지금 블루바이오(Blue Bio) 경쟁에 돌입했다. 바닷속 미생물과 해양생명자원을 활용해 신약과 화장품, 기능성 식품 소재를 개발하는 산업이다. 노르웨이는 AI와 양식산업을 결합해 연어 질병을 조기에 탐지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질병이 발생한 뒤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수중 영상 데이터를 분석해 위험을 예측한다. 덴마크 역시 해양생명자원을 미래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해양수산부는 해양 미세조류 유래 바이오 소재 상용화 성과를 발표했다. 수입 의존도가 높던 바이오 소재를 국내 기술로 대체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부산은 세계적 해양도시이면서 동시에 동남권 최대 의료 인프라를 갖춘 도시다. 앞으로 AI가 해양생물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하고, AI가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AI가 맞춤형 의료를 제공하는 도시. 대한민국 최초의 AI 해양바이오 클러스터. 그것이 부산이 가야 할 길이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초청 게스트 및 영화인들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2024.10.2 연합뉴스 자료사진 AI+Contents : BIFF와 지스타를 연결하면 부산의 미래가 보인다 부산을 대표하는 콘텐츠 자산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은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떠올린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AI 시대의 콘텐츠 산업은 영화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지금 세계 콘텐츠 시장의 중심에는 게임이 있다. 이미 글로벌 게임 시장 규모는 영화산업과 음악산업을 합친 규모를 넘어섰다. 게임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다. 문화이고 플랫폼이며 산업이다. 부산은 놀랍게도 대한민국에서 영화와 게임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가진 거의 유일한 도시다.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있고, 대한민국 최대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G-STAR)가 있다. 매년 수십만 명이 방문하는 지스타는 단순한 게임 박람회가 아니다.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미래를 보여주는 플랫폼이다. AI가 시나리오를 만들고, 영상을 제작하고, 게임 캐릭터와 대화하며, 가상인물을 창조한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AI NPC(비플레이어 캐릭터) 기술을 공개했고, 세계 게임업계는 이를 차세대 혁신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AI 영상 생성 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은 애니메이션 제작에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부산은 BIFF와 지스타를 연결해야 한다. 영화, 게임, 웹툰, e스포츠, 생성형 AI를 하나의 생태계로 묶어야 한다. 부산의 콘텐츠 전략은 칸을 따라가는 것 이 아니라 할리우드와 실리콘밸드를 연결하는 것 이어야 한다. 부산을 아시아 AI 콘텐츠 수도로 만들자. BIFF가 영화산업의 상징이라면, 지스타는 AI 콘텐츠 산업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문화가 소비되는 도시를 넘어, 콘텐츠가 수출되는 도시. 그것이 AI 시대 부산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목표다. AI+Defense : 미래 해군은 함정보다 알고리즘이 강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전쟁의 공식을 바꾸었다. 수천만 원짜리 드론이 수십억 원짜리 무기를 무력화하는 시대다. 이제 전쟁은 철강의 양보다 데이터의 양으로 결정된다. NATO는 AI를 미래 군사전략의 핵심 기술로 규정했다. 미국 국방부 역시 AI와 자율무기체계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부산은 대한민국 최대 해군기지와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산업을 보유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방산을 내륙 산업으로 생각하지만 미래 방산은 해양에서 결정될 것이다. 그러나 부산의 방산 전략은 군함 건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AI 해양방산으로 진화해야 한다. 무인수상정, 해양드론, 자율운항 함정, AI 기반 해양 감시 및 잠수함 탐지 시스탬은 부산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다. 앞으로 부산은 AI 해양방산 클러스터 를 조성해 대한민국 해양안보 기술의 중심지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추가해야 할 것이 있다. 사이버보안이다. 미래 전쟁은 항만을 폭격하기 전에 네트워크를 공격한다. 선박과 항만, 물류와 에너지 시설이 모두 연결되는 시대에 사이버보안은 곧 국가안보다. 부산은 해군작전사령부, 조선산업, AI 기업, 항만 인프라를 연결해 대한민국 최초의 해양 사이버보안 클러스터를 구축할 수 있다. 앞으로 부산항을 지키는 것은 구축함만이 아니다. AI가 네트워크와 항만을 동시에 방어하는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무인야드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부산신항만 한진해운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아간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다음 카페 사진세상1 갈무리 AI+Energy : 데이터센터는 21세기의 제철소다 20세기 산업도시의 상징은 제철소였다. 21세기 산업도시의 상징은 데이터센터다. AI는 데이터를 먹는다. 하지만 사실은 전기를 먹는다. AI 시대 전기는 단순한 공공재가 아니라 전략 자산이다. 그래서 최근 세계 빅테크 기업들은 원전과 전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안정적인 전력이 국가 경쟁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은 고리원전을 보유한 동남권 에너지 허브다. AI가 전력망을 최적화하고, 에너지 저장장치를 운영하고, 신재생 에너지의 생산과 공급을 관리하는 도시. 특히 북극항로 시대가 열리면 부산은 에너지와 물류, 데이터가 만나는 동북아 거점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AI+Factory : 부산 제조업의 생존 전략 AI가 가장 큰 변화를 만드는 곳은 공장이다. 독일 지멘스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과 산업용 AI를 활용해 설비의 수명을 예측하고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미국 항공, 발전, 에너지 등 대규모 산업 인프라에 AI 기반의 예측 정비(Predictive Maintenance) 솔루션을 적용하여 운영비를 대폭 절감하고 있다. 중국 역시 AI 스마트공장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제조업 경쟁력은 노동비용보다 데이터 활용 능력에서 결정된다. 부산은 제조업 도시다. 하지만 부산 제조업의 대부분은 중소기업이다. 그래서 더욱 AI 기반의 품질관리, 최저화, 생산 자동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공장 한 곳의 생산성이 5% 향상되면 지역경제 전체가 달라질 수 있다. 부산 제조혁신의 핵심은 대기업 유치 뿐만 아니라 지역 중소기업 수천 곳의 AI 전환에 있다. 특히, 부산만이 가진 결정적 무기는 바로 산항이다. 싱가포르는 AI 기반 스마트항만을 국가전략으로 육성하고 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은 AI를 활용해 선박 입출항과 물류 흐름을 최적화하고 있다. 부산은 더 큰 가능성을 갖고 있다. 부산항은 부산의 모든 산업을 연결하는 거대한 AI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AI 시대 부산의 진짜 경쟁력은 결국 사람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AI 해양바이오를 누가 만들 것인가? AI 콘텐츠 산업을 누가 이끌 것인가? AI 스마트공장을 누가 운영할 것인가? 결국 답은 인재이다. 지난 5월 29일 최태원 SK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AI 시대 인재상에 대해 흥미로운 화두를 던졌다. 그는 AI 시대에는 특정 분야만 깊게 아는 스페셜리스트를 넘어 여러 분야를 연결하는 제너럴리스트 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부산의 미래 전략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AI 시대는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는 시대다. 해양을 이해하면서 AI를 이해해야 하고, 게임을 이해하면서 영화를 이해해야 하며, 조선산업을 이해하면서 데이터와 사이버보안을 이해해야 한다. 결국 미래 인재는 하나의 전공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AI가 기술이라면 사람은 연결이다. 부산이 추구해야 할 인재상 역시 AI 엔지니어만 양성하는 것이 아니다. AI를 활용해 새로운 산업을 설계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를 키우는 것이다. 최태원 회장이 말한 생각 근육(질문과 사고) 과 적응 근육(회복탄력성 , 공감 근육(공감과 소통) , 신체 근육(예술·체육적 역량) 은 바로 이런 시대를 위한 역량이다. AI가 답을 주는 시대일수록 질문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AI가 계산하는 시대일수록 창의성이 중요해진다. AI가 효율을 높이는 시대일수록 공감 능력이 중요해진다. 그래서 부산의 교육도 달라져야 한다. 학교는 AI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실험실이 되어야 한다. 대학은 학과 중심 교육을 넘어 해양과 AI, 콘텐츠와 AI, 제조와 AI를 연결하는 융합교육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부산의 미래는 인재가 육성되는 교육 현장에서 만들어진다. 좋은 비전만으로 도시는 바뀌지 않는다. 기술만으로도 부족하다. 결국 산업혁신은 기술과 정치가 만날 때 가능하다. 산업정책은 아이디어만으로 실현되지 않는다. 예산을 확보해야 하고, 법과 제도를 바꿔야 하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연결해야 한다. 결국 산업혁신은 정치의 영역이기도 하다. 지금 부산에 필요한 것은 AI 기업 몇 개를 유치하는 수준의 접근이 아니다. 부산은 다시 대한민국의 미래가 될 수 있다. AI 시대 부산을 이끌 것은 데이터와 인공지능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AI를 통해 산업을 혁신하는 능력이다. AI와 함께 일하고, 배우고, 새로운 산업을 만드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필자가 생각하는 AI를 중심으로 연결하는 ABCDEF 전략의 궁극적인 목표다. 그리고 그 도전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이수영 시민기자 tndudfl1566@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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