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탄소 감축 목표 사실상 후퇴…비용 부담에 법 구조까지 바꾼다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뉴욕주가 탄소 감축 목표 이행을 6년 연기하고 온실가스 산정 기준까지 변경하는 개정안을 추진한다. / 출처 = Unsplash
뉴욕주가 법로 정한 탄소 감축 목표를 현실적으로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법 구조 자체를 바꾸기로 했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0일(현지시각) 캐시 호컬 뉴욕주 주지사가 규제 기한 연장과 온실가스 산정 방식 변경을 골자로 한 기후법 개정안을 공식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행 규제 6년 연장…2030년 목표 법적 근거 사라져
호컬 주지사는 2019년 제정된 기후 리더십 및 커뮤니티 보호법(CLCPA)의 이행 규제 기한을 기존 2024년에서 2030년으로 미루고, 2040년을 새 중간 감축 목표로 신설하겠다고 제안했다. CLCPA는 1990년 대비 온실가스를 2030년까지 40%, 2050년까지 85% 줄이는 것을 법으로 의무화한 미국 내 가장 강력한 주 단위 기후 입법이다.
문제는 속도다. 2023년 기준 뉴욕주의 실제 감축 실적은 14%에 그친다. 뉴욕주 에너지연구개발청(NYSERDA)은 현행 목표를 그대로 이행할 경우 천연가스에 의존하는 뉴욕 북부 가정의 연간 에너지 비용이 4000달러(약 600만원)를 넘을 수 있다 고 추산했다. 호컬 주지사는 뉴욕 시민의 가계와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 이라고 설명했다.
이행 규제 기한이 2030년으로 밀리면 같은 해 40% 감축 목표는 법적 이행 근거를 사실상 잃게 된다. 법적 목표는 유지되지만, 이를 실행할 제도적 장치가 사라지는 셈이다.
감축 못 하면 계산법을 바꾼다…14%가 24%로
개정안의 핵심은 온실가스 산정 방식 자체를 조정하는 것이다. 감축 속도를 높이는 대신, 기준을 바꿔 감축률을 끌어올리는 구조다.
온실가스는 종류별 영향력이 달라 이산화탄소(CO₂)를 기준으로 환산해 계산하는데, 이때 적용되는 기준이 ‘지구온난화지수(GWP)’다. 현재 뉴욕주는 온실가스의 대기 영향을 20년 기준(GWP20)으로 계산해 메탄의 단기 온난화 효과를 크게 반영하고 있다.
반면 개정안은 국제 표준인 100년 기준(GWP100)으로 전환한다. 이 기준에서는 메탄의 기후 영향이 상대적으로 낮게 반영된다. 여기에 뉴욕주 외부에서 들여오는 연료의 추출·운반 과정 배출량도 산정 범위에서 제외된다.
이 두 가지 변화가 동시에 적용될 경우 뉴욕주의 감축 실적은 14%에서 24%로 상승한다. 실제 배출 감소가 아니라 산정 기준 변화에 따라 감축률이 높아지는 효과다.
비용·현실 논리에 제동 걸린 기후법
법 구조가 흔들리자 각계 반응도 엇갈렸다. 주 상원 금융위원장 리즈 크루거 의원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기후법이 완전히 이행될 가능성 자체가 낮아진다 고 경고했다. 미국 환경 법률 단체 어스저스티스(Earthjustice)는 이번 제안의 실질적 효과는 행정부가 최소 4년간 아무것도 안 해도 되게 허용하는 것 이라고 비판했다.
컬럼비아대 마이클 게라드 법학과 교수는 뉴욕 같은 주에서도 후퇴한다면 전국에 부정적 신호가 된다 며 여기서 해내지 못한다면 어디서 할 수 있겠느냐 고 했다. 반면 주 의회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현실적 제약을 인정해야 한다며 개정 필요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폴리티코는 이번 개정이 성사될 경우 진보 성향 주에서 야심 찬 기후법이 약화된 가장 중대한 사례 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