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도 탄소부채 관리…CBAM 대응, 재무팀으로 옮겨간다 [뉴스] SAP가 CBAM 인증서 의무를 회계 계정과 연계하는 탄소부채 관리 기능을 공개했다. / 출처=SAP
탄소 배출량이 회계 장부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SAP는 25일(현지시각)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대응 통합 솔루션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탄소 배출량을 산정하는 단계를 넘어 인증서 의무를 재무상 부채와 원가로 관리하는 기업 대응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신호다.
SAP도 탄소부채 관리…CBAM 대응, 재무팀으로 옮겨간다
SAP가 이번에 공개한 솔루션의 핵심은 탄소 배출량을 계산하는 데 있지 않다. 앞으로 구매해야 할 CBAM 인증서를 회계상 부채로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업은 국제회계기준(IAS)에 따라 인증서 의무를 부채로 평가하고, 탄소가격 변동에 따라 부채 규모를 다시 산정한 뒤 이를 회계 계정에 반영할 수 있다. 기업이 미래에 부담해야 할 탄소 비용을 회계상 부채로 관리하도록 한 것이다.
SAP Green Ledger에서 코스트센터별 탄소 배출량과 회계 계정을 함께 조회하는 화면. 배출량 데이터를 ERP 회계 체계와 연결해 CBAM 인증서 의무와 재무상 부채를 관리할 수 있다. / 출처=SAP
이는 CBAM이 기업의 대응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배출량은 인증서 수량으로 바뀌고, 인증서 수량은 회계상 부채가 된다. 탄소 데이터가 회계 데이터로 바뀌는 셈이다. 이에 따라 탄소 관리도 환경 부서만의 업무를 넘어 재무와 구매, 감사 조직이 함께 다뤄야 할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CBAM이 올해 확정기간에 들어가면서 본격화됐다. 유럽연합은 올해 1월부터 CBAM 확정기간에 들어갔다. 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수소·전력 등 대상 품목을 수입하는 기업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량에 따라 인증서 의무를 부담한다. 인증서 판매와 제출은 2027년 2월부터 시작되지만, 기업들은 올해 수입분부터 배출량과 비용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국내 철강업계 9년 부담 2조6440억원…탄소도 원가 경쟁 시대
배출량 감축과 비용 관리가 동시에 요구되고 있다. 이제는 탄소 비용을 얼마나 정확하게 계산하고 회계에 반영하느냐도 기업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철강업계가 부담할 CBAM 인증서 비용이 2026년 851억원에서 2034년 5589억원으로 늘어 9년간 누적 2조644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단순한 규제 대응 비용이 아니라 기업이 재무상 관리해야 할 새로운 비용이 생기는 셈이다.
기업들도 설비 투자와 함께 관리 체계 전환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광양제철소에 6000억원을 투입한 연산 250만톤 규모 전기로를 올해 준공했고, 현대제철도 고로·전기로 복합 공정을 활용한 저탄소 강판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배출량을 줄이는 투자와 함께 그 배출량을 비용으로 관리할 체계도 동시에 갖춰야 하는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CBAM의 근본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기업이 제품 단위 배출량을 정확하게 산정하고 보고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