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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박문성 바뀌지 않는 축구협회, 내 인생 부정당한 느낌

박문성 바뀌지 않는 축구협회, 내 인생 부정당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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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사무실에서 인터뷰하다 이청용 유니폼 패널 앞에서 웃고 있는 박문성 해설위원. 2026. 1.28 정숙 시민기자  지금 한국축구협회에 실망스러운 게 많아도, 축구를 좋아하는 마음만은 놓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한국 축구는 오랫동안 축구를 말할 수 있는 자격을 출신으로 구분해 왔다. 선수 출신과 지도자 출신이 권위를 독점하고 그 밖의 목소리는 주변으로 밀려났다. 관행을 깨고 축구 전문지 기자 출신으로 비선수 출신 해설가 1호가 된 박문성 해설위원은 그런 경계 밖에서 한국 축구를 설명해온 인물이다.  박 위원이 축구 기자에서 해설가로 전업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이었다. 월드컵 이전만 해도 한국 축구 중계는 사실상 ‘대표팀 중심, 국내 시각’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월드컵이 한국에서 열리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월드컵 이후 유럽 무대로 진출하는 한국 선수들이 늘어나자 한국 축구만 얘기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 됐고, 그 흐름속에서 자연스럽게 해설가의 길로 들어섰다.  선수 출신 중심으로 고착된 축구계의 연줄과 관행이 당연시되는 구조 속에서 그는 ‘다르게 축구를 말하는 역할’을 선택했다. 해설은 쉬워야 하고 축구는 더 많은 사람들이 즐겨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지난 1월 28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 기자에서 해설가로 전업하게 된 계기와 비선수 출신 해설가가 바라본 한국 축구, 한국 축구를 둘러싼 구조와 권력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2002년 월드컵이 바꾼 진로, 기자와 해설가 둘 다 한 건 행운 -축구 기자에서 해설가로 전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2002년 월드컵이 결정적이었죠. 그전까지 한국 축구 중계는 대표팀 중심, 국내 시각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월드컵이 한국에서 열리면서 전 세계 축구를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됐고 종전과는 다른 해설자의 역할이 필요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 -기자로서의 경험이 해설가로 활동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됐나요? 축구 전문지 ‘베스트 일레븐’ 기자로 활동하며 해외 축구를 오래 다뤘습니다. 해외 모든 축구 전문 서적을 직접 구입해 번역을 하기도 했습니다. 단순한 경기 설명이 아니라 맥락과 구조를 전달하는 역할에 도움이 많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기자와 해설가가 표현하는 축구에 대한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분석하고 기록하던 기자의 언어에서 시청자가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풀어내는 해설의 언어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글은 쓰는 과정이 고통스럽지만 여운이 오래 가고, 말은 파괴력은 강한데 주워 담기 힘들다는 것이 다른데 둘 다 나름대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축구를 표현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축구전문 기자와 해설가 두 가지 일을 다 할 수 있었던 건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달 28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사무실에서 인터뷰하는 박문성 해설위원. 2026.1.28 정숙 시민기자 -해설가가 된 이후 축구에 대해 바뀐 생각이 있나요? 축구가 어렵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즐기면서 볼 때는 규칙이나 선수들의 움직임, 몇 가지 전술적 이해만 있으면 볼 수 있지만, 해설은 더 깊숙이 보고 이해해야 합니다. 본 것을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축구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으면 제대로 된 해설을 할 수가 없는 거죠.” -해설 준비는 어떻게 하나요? 평소에 축구를 많이 봅니다. 한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경기 시간의 서너 배가 필요합니다. 서너 시간 공부한다고 갑자기 축구에 대한 이해가 생기진 않거든요. 평상시에 경기를 많이 보는 게 가장 중요하고 그 바탕 위에 구체적인 정보를 수집합니다.”   SBS 해설위원 시절 모습 (박문성 페이스북) 비선수 출신 해설가 국내 1호로 많은 사람들 축구 즐기는 방법 항상 고민  -비선수 출신 해설가라 겪은 차별은 없었나요?  저는 우리나라 비선수 출신 축구 해설가 1호입니다. 그 전까지는 선수나 지도자 출신들이 해설을 했기 때문에 비선수 출신인 저를 신기하게 생각했죠. 과거에 무엇을 했던 것만으로 현재와 미래가 규정돼 버리는 게 많습니다. 한국 축구는 유독 출신을 따집니다. 선수 출신이 아니면 축구를 말할 자격이 없는 것처럼 여기는 문화가 강합니다. 이런 고정관념을 깨지 못하면 축구 산업은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우리 축구 산업의 문제도 이런 의식에서 발생된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100m 달리기를 한다고 했을 때 과거에 뭘 했어도 출발선에는 모든 사람들이 설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개인의 준비 정도에 따라 잘 달릴 수도 못 달릴 수도 있는데 출발선조차 못 서게 한다면 그게 과연 공정한 사회일까요?”   2025년 3월 박문성 해설위원이 운영하는 유튜브 달수네 라이브 에 출연한 봉준호 감독과 함께 방송하는 모습. (스트리밍 화면 갈무리) -해설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자기만의 포인트를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축구를 ‘내부의 언어’가 아니라 ‘시민의 언어’로 설명하는 것, 누구의 눈높이에서 어떤 언어로 전달하느냐가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해설은 쉽고 재밌어야 합니다. 축구를 아는 사람만을 위한 해설이 아니라 처음 보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게 축구를 공공의 영역으로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좋은 내용의 해설이나 좋은 내용의 경기를 많은 사람들이 보고 즐기게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영화를 더 많은 사람들이 보게 만드는 것처럼 좋은 경기를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수 있게 하는 방법을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선수 출신 해설가와 차이점은 분명히 있군요?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각자의 강점이 다를 뿐입니다. 선수 출신은 현장 경험이라는 강점이 있고 비선수 출신은 구조와 과정, 결정의 맥락을 설명하는 데 강점이 있습니다. 자기 역할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 중요한 거죠. -해설 중에는 협회 비판을 자제한다면서요? 해설가는 팬들이 경기에 몰입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협회 비판이나 개혁 얘기는 해설 중에 할 얘기가 아니죠. 유튜브 방송 등 다른 플랫폼을 통해 지상파에서 다루기 어려운 이야기들, 협회 결정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시민의 눈높이에서 설명하려고 합니다.”   2020년 KBS 예능프로그램 슛돌이 에서 해설하는 박문성 해설위원. (박문성 페이스북) 기득권들 판단으로 움직이는 협회, 비판해 불이익 당하지만 후회 안해 -축구협회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요? 일부 기득권들의 판단과 관계에 의해 움직이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공정한 시스템과 체계를 구축할 준비가 된 리더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죠.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이 있었을 때도 과정은 불투명했고 책임지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항상 ‘경기 결과로 평가하자’는 말로 넘어갑니다. 하지만 공정하지 않은 과정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시스템과 체계가 잘 갖춰져 있으면 문제는 다 해결할 수 있습니다. 어떤 집단이건 시스템과 체계도 사람이 만듭니다. 그런데 축구협회 일부 기득권들은 여전히 옛날 방식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축구팀이 팬들에게 팔아야 하는 건 유니폼, 굿즈가 아닙니다. 감동과 가치를 팔아야 합니다. 팬들과 교감하는 게 스포츠의 전부죠. 자기의 시간과 돈을 들여 그 경기를 보러 가는 팬들이 스포츠팀을 존재하게 하는 핵심인데 여전히 축구협회는 일부 기득권들의 것이라는 생각을 못 버리고 있습니다. 아무리 개혁 요구를 해도 귀를 닫고 듣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팬들은 경기장에 오게 돼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죠.” -그런 권력은 어디에서 형성된다고 보나요? 축구협회를 중심으로 형성된 폐쇄적인 구조가 원인입니다. 사람, 연줄, 관행이 굳어져 있고 그 안에서만 순환이 이뤄집니다. 새로운 시선이나 외부의 문제 제기는 쉽게 배제되죠. ” -2024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대한축구협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유도 그런 문제 의식 때문이었나요?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축구협회 문제를 지적하면 좁은 축구계에서 제 인간관계는 다 끝난다고 봐야 합니다. 친하게 지내는 선배님들과 상의를 했는데 반대하시는 분들은 좁은 축구계에서 척 지는 사람들도 생기고 그 불편함이 살면서 오래 갈 거라고 현실적인 판단을 하라고 말리셨어요. 또 다른 분들은 국회에서 저를 참고인으로 부른 이유가 제가 비판해 왔던 것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애기할 수 있는 자리를 열어주겠다는 의미인데 나가지 않으면 그동안 제가 주장한 것들의 정당성이 부정당할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억울한 일을 당해 국회에서 얘기하고 싶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냐며 지금 기회가 주어진 것이니 팬들에게 말했던 것에 책임을 지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출석하라고 말씀하셨어요. 국정감사에서 제 발언을 많은 분들이 지지해 주셨는데 그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보면 사람들이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얘기를 제가 대신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출석했고 후회는 없습니다.”    지난 2024년 9월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대한축구협회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출석해 발언하는 모습 (유튜브 미디어 몽구 화면 갈무리) 대표팀 경기력 논란, 현장과 팬에게 떠넘기는 협회 -대표팀 경기력 논란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요? 선수 개인의 네임 밸류에 비해 경기력이 나오지 않는 건 감독과 협회의 책임입니다. 대표팀을 조직하는 구조와 그걸 실제로 운영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책임을 현장과 팬에게 떠넘기고 있습니다.” -축구 팬들이 대표팀 경기 보이콧을 하고 있죠? 팬들이 싫어하는 건 축구가 아니라 축구를 이렇게 끌고 나가는 구조입니다. 예전 같으면 욕하는 걸로 끝내고 대표팀 경기는 가서 응원을 했는데 요즘은 팬들이 집단으로 경기 보이콧을 합니다. 제가 25년 축구계에 있었지만 국가대표팀 경기를 주도적으로 보이콧하는 건 처음 봤습니다.” -다시 태어나도 축구인으로 살고 싶나요?   그러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번 축구협회 사건 이후 축구계에 몸 담았던 25년의 제 인생이, 그 시간이 부정당한 느낌입니다. 축구협회가 ‘이정도 밖에 안 되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여전히 축구계는 체육관 선거를 하고 있습니다. 과정과 절차의 공정이 핵심 키워드가 된 지 오래인데 우리 한국 축구 시스템은 왜 바뀌지 않는지 속 상합니다. 이번 생은 신나게 살아봤다고 생각합니다. 축구계에서도 할 수 있는 건 다 해본 것 같아요. 25년 동안 다섯 번의 월드컵 대회 경기를 현장에서 중계했고, 경기 해설을 위해 모든 대륙을 다 가봤고, 가기 어려운 유럽 출장을 100번 가까이 갔습니다. 이런 기회가 저에게 주어진 것에 대해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다음 생에서는 축구와 관련된 일이 아닌 다른 인생도 신나게 살아보고 싶습니다.   지난 28일 경기 강서구 마곡동 사무실에서 인터뷰 중인 박문성 해설위원 .2026.01.28. 정숙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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