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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일 언론 한국, 트럼프 외교 불신 …더 불안한 일본

일 언론 한국, 트럼프 외교 불신 …더 불안한 일본
[국제]
지난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 참석차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이재명 대통령.   일본경제신문 6월98일 한국, 트럼프 외교에 숨길 수 없는 불신감, 대미 정책이 정권의 아킬레스건” 9일자 일본경제신문(닛케이) 기사 제목이다. 기사 첫 문장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한국도 적극적으로 대만 방위 지원에 동참해야 한다”는 것인데, 지난 4월 중순에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 미국대사로 지명한 하원의원 출신의 한국계 미셸 스틸(한국명 박은주)이 한 말을 인용한 것이다. 스틸이 과거 언론 인터뷰 때 한 이 발언이 한국에서 파문을 불렀다며  주한 미군의 주임무를 바꿀 수도 있는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달았다.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분제제기는 대미 불신? 주로 중국을 겨냥한 주한 미군의 이른바 ‘전략적 유연성’ 전략에 대한 얘기다. 주한 미군의 임무를 한국방위, 즉 대북 억지(抑止)로만 국한하지 말고 대만 유사시나 대중국 전략 쪽으로도 확대하겠다는 전략 개념인데, 스틸 지명자뿐만 아니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 미군사령관 등의 군 관계자와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장관,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까지 사실상 드러내 놓고 얘기하고 있다. 닛케이는 스틸이 한국계 미국인으로, 미국 공화당 내에서도 중국과 북한(조선)에 대한 강경자세를 보이는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재명 정권은 주한 미군의 주임무는 ‘한반도 방위’라 생각하고 있고, 타지역으로의 파견(파병)에는 신중한 입장”이라고 썼다. 말하자면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한국정부의 이견을 닛케이는 한국이 트럼프 외교에 숨길 수 없는 불신감”을 표출한 것으로 읽는다. 그리고 스틸이 트럼프에게 직접 전화를 걸 수 있는 관계”로 알려져 있어 (한미간) ‘파이프(통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지만 공석이었던 주한 미국대사 착임(지명)에 안도한 것도 잠시, 한미협력의 불협화음이 벌써 눈에 띈다”고 했다. 핵잠 건조 이행 연기와 쿠팡 관련 압박도 불신재료 닛케이는 여기에다 한미간의 ‘불신’과 ‘불협화음’을 보여 주는 증거를 몇 가지 더 보탰다. 먼저 삐걱거린다는 보도(특히 보수매체들)가 나온 원자력 잠수함 건조 관련 합의 이행문제. 2025년 10월, 한국은 거액(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대가로 비원이던 원자력 잠수함 건조 승인을 트럼프로부터 받아냈다. 그러나 한국 쪽의 대미 투자가 지체되자 트럼프 정권은 ‘이행에 소극적’아라며 이빨을 드러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한국의 외자 규제에도 ‘미국기업에 대한 차별적인 대응’이라며 (트럼프 정권이) 비판했다”면서 통상(교역)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원자력 잠수함 협의에도 응하지 않겠다고 (미국이) 압박했다”며  통상과 안보를 저울에 올려 놓는 트럼프식 교섭술에 한국 내에서도 불신감이 끓어 오르고 있다”고 했다. ‘외자 규제’란 아마도 방대한 고객 정보를 유출시킨 미국 델러웨어 주 법인 쿠팡에 대한 한국 당국의 조사와 대응조치를 두고 하는 얘기일 것이다. 그것이 왜 외자 ‘규제’가 되는지 아무런 설명도 없다. 한국에서 태어난 미국 국적자인 쿠팡의 최고경영책임자(CEO)이자 이사회 의장인 김범석 씨는 한국 쪽 수사를 피하면서 미국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거액의 로비 자금을 뿌리며, 이 문제를 미국기업에 대한 한국정부의 부당한 차별적 규제로 몰아 법망을 빠져 나가려 한다.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54명이 한국정부가 쿠팡 등 미국기업들을 표적삼아 차별하고 탄압한다는 항의 서한을 주미 한국대사에게 보내고, 하원 법사위원회는 쿠팡의 한국법인 대표 헤럴드 로저스를 소환해 7시간이나 비공개 조사를 진행한 뒤 한국정부 규제가 미국의 혁신기업을 탄압하고 있다며, 그것이 상대적으로 중국기업에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이는 거금이 들어간 그 로비와 밀접하게 얽혀 있다.   쿠팡을 박해 하지 말라는 미국 공화당 소속 의원 54명의 한국 정부에 대한 서한을 주도한 대럴 아이사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왼쪽).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최근 미국을 방문해 아이사 의원을 만났다. 사진=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 페이스북 쿠팡 정보유출 조사가 친중·종북 정책? 하필 거기에 ‘중국기업에 이익을 안겨 줄 수 있다’는 얘기까지 끼워 넣은 것은 미국 내의 과도한 중국 혐오와 알레르기적 반감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미국과 한국 내 극우세력의 혐중, 반중 감정을 압박재료로 동원해 이용하려는 정치적 계산을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거기에는 그런 언급이 한국 내에서 즉각 극우세력의 ‘친중 반미 이재명’이라는 조건반사적인 호응을 불러일으켜 한국정부를 압박할 것이라는 계산까지 들어 있을 것이다. 여기에 루비오 국무장관까지 가세했다. 그는 쿠팡에 대한 한국 당국의 조치들이 자국 기업이 아닌 미국기업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며, 한미 무역합의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얘기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우익 내지 극우세력은 미국과 한국을 불문하고 미국의 정책이나 전략을 무조건 받아들이지 않거나 좀 다른 얘기를 하면 그것을 ‘반미’로 규정하고, 반미는 곧 ‘친중’이며 ‘종북’이라고 규정하는 단세포적인 반응에 익숙해져 있다. 중국을 겨냥한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중국의 반발을 부를 것이고 그것은 한국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한국 입장에서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얘기하는 것이 어째서 ‘반미’요 ‘친중’이요 ‘종북’이 되는지 설명은 없고 구호만 난무한다. 하원의원을 두 번 연임했고 한국도 자주 오간, 공화당 내 온건파로 알려진 미셸 스틸이 그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겠으나, 미국과 한국 내의 복잡미묘한 정치생태계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그가 트럼프주의자들과 다른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대미정책은 한국 민주정권들에 늘 아킬레스건 그래선지 한국의 혁신계 정권에게 대미정책은 늘 최대의 ‘아킬레스 건’이었다”고 닛케이는 썼다. ‘혁신계 정권’이란 한국 민주화 이후의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그리고 지금의 이재명 정권을 가리킨다. 닛케이는 노무현 정권은 ‘자주 외교’를 내세웠지만, 이라크 파병 등으로 미국과 타협할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지지기반의 이반(이탈)을 불러 실속(失速)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문재인 정권은 남북융화(화해)를 고집(집착)하다 한미동맹의 행보가 어긋났고, 거기에다 북조선(북한)도 강경자세로 일관해 지지층의 불만이 커졌다”고 해석했다. 노무현, 문재인 정권 지지율이 떨어지거나 어려움에 봉착한 주요 원인이 모두 미국과의 관계에서 비롯됐다고 닛케이는 해석한다. 따라서 이재명 정권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며, 6.3 지방선거에서 이겼지만 이 대통령이 국가안보의 기로에 서 있다”고 했다. 정권안보가 아니라 국가안보라고 한 것은 이재명 정부가 대미관계에서 문제삼고 있는 사안이 ‘전시작전통제권 반환’,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같은 국가 차원의 초당파적 난제이기 때문일까. 강고한 한미동맹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필수지만, 과도한 (대미)의존은 금물이다.” 한반도 방위에서 한국군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반의 대비를 해 둬야 한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현안에 대해 밝히고 있다. 2026.4.21 미 상원 군사위원회 홈페이지 갈무리 연합뉴스  지방선거 이겼지만 국가안보의 기로에 선 이재명” 닛케이가 인용한 이 말들은 지난 3월 말 국방부에서 열석한 군 간부들 앞에서 이 대통령이 강조한 말이다. 바로 전시작전통제권 반환문제에 대한 얘기로 닛케이는 읽었다, 그러면서 기사는 이렇게 끝맺었다. 통제권 이관(이전)을 둘러싸고 미국과 어떻게 협상할 것인가.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신임을 얻은 이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의 기로에 서 있다.” 한반도 방위에서 한국군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건 지난 1월 23일 발표한 미국 국방전략(NDS)에서 트럼프 정부가 강조한 내용이기도 하다. 다만 미국은 여기에 각 동맹국의 국방비와 방위분담금 대폭 증액 요구를 추가했다. 닛케이도 지적했듯이 자국방위를 주도적으로 책임지겠다는 것은 이재명 정부의 기본방침이기도 하다. 따라서 적어도 논리적으로는 이 문제에서 한미 간에 이견이나 알력은 있을 수 없다. 문제는 방위비 분담금, 곧 미국의 동아시아 안보전략 지원에 한국이 돈을 얼마나 더 낼 수 있느냐와 한국에 반환될 전시작전통제권을 대체할 동맹군 지휘통제체제를 어떻게 꾸려 갈 것이냐를 둘러싼 협상일 것이다. 그런데 미국이 이미 합의한 원자력 잠수함 건조 이행 연기를 거론하고, 쿠팡의 고객정보 유출 조사를 미국기업에 대한 차별적 규제라 주장하며 내정간섭적 움직임을 보이고, 이미 공개돼 있던 북한 구성 우라늄 농축시설에 관한 정동영 통일부장관의 발언을 대북 기밀정보 유출로 트집을 잡으면서 한국 극우세력을 충동질한다면 그 저의가 무엇인지 의심하고 불신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경북 안동 한 호텔에서 열린 확대 정상회담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악수한 뒤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2026.5.19 연합뉴스 전작권 반환으로 불편·불안해지는 건 일본? 일본은 미국이 전시작전통제권을 지닌 한국군과의 협력관계, 곧 미국이 지휘하고 일본이 그 뒤를 따르고, 또 그 다음에 한국이 따라가는 기존의 위계적인 미국-일본-한국 3층구조의 (준)동맹체제가 유지되기를 바랄 것이다.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전시작전통제권을 반환받는다는 것은 이 위계구조가 해체되고 좀 더 대등한 3국 간 협력체제가 구축될 것이고, 그것은 군사분야만이 아니라 정치경제 관계까지도 그런 방향으로 재편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일 수 있다. 일본에게는 그런 변화가 불편하고 불안할지 모른다. 특히 지난해 10월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 출범 직후에 나온 ‘대만 유사’에 대한 다카이치 총리의 국회 발언 이후 날로 경색돼 가고 있는 중일관계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트럼프 정권은 중국과의 ‘거래’에 신경 쓸 뿐 일본의 처지에는 무관심해 보인다. 앞서 얘기한 미셸 스틸의 말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일본도 적극적으로 대만 방위 지원에 동참해야 한다”로 바꿔 놓을 수 있다. 다카이치 정권은 이미 스스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유사사태를 일본의 존립을 위협하는 안보위기사태로 간주하고 자위대를 파병해서 참전할 수 있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국가안보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은 한국이 아니라 일본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닛케이 기사의 제목도 일본, 트럼프 외교에 숨길 수 없는 불신감, 대미 정책이 정권의 ‘아킬레스건’”으로 바꿔 놓을 수도 있지 않을까.한승동 에디터 sudohaan@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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