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바소프트]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선한 소프트웨어’를 향하여, 청소년과 교사를 잇는 솔루션 이야기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태어나 처음 느끼는 우울감, 외로움이 낯설어 불안을 느끼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나의 감정을 오롯이 인식하지도, 부정적인 감정을 어떻게 표출하고 받아들여야하는지도 몰라 혼란스럽던 시절, 누구나 한 번쯤 지나왔을 시기일 것이다. 테바소프트는 모든 청소년이 올바르게 자신의 감정을 인지하고, 또 해소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사회정서학습(SEL, Social Emotional Learning)’이 가능한 솔루션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테바소프트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만들어나가는 ‘선한 소프트웨어’란 무엇일까? 그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편집자 글>
테바소프트의 설립 및 솔루션 구축 배경이 궁금합니다.저희가 풀고 싶은 사회 문제는 사실 정신 건강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들입니다. 그 전의 근본적인 가치를 먼저 살펴보자면, 모든 인간은 사랑 받아 마땅한 귀한 존재들임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이유로 삶의 의지와 희망을 잃은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나아가 자율주행, AI 솔루션이 각광받는 시대에 어떤 소프트웨어가 인간을 소외시키고, 때론 누군가의 삶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다보니 AI 등 디지털 기술이 인간을 더욱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돕는 환경을 구축하는 데 쓰여진다면,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임팩트를 창출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어요. 이 두 가지 마음이 결합되어 테바소프트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정리하자면 테바소프트는 ‘선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서 사람을 조금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회사가 되자’라는 목표 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창업 초기부터 지금의 솔루션을 구축했던 것은 아닙니다. 선한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사람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참 많은 고민을 했는데요. 가장 처음 고안한 솔루션은 인공지능 대화관리 서비스 ‘Finger AI’였습니다. 본 솔루션은 음성인식(STT, Speech To Text) 기술 및 AI 솔루션을 기반으로 보고서 및 녹취록를 생성해주는 서비스인데, 상담사분들을 위해 출시한 것입니다. 국내에 상담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정말 많지만, 상담사의 수는 늘 부족하기 때문에 상담일지, 멘토링 보고서 등을 효율적으로 작성할 수 있게 도와준다면 상담 생태계를 고도화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가설을 가지고 출발했어요. 하지만 실제로 서비스를 운영하다보니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물론 상담사분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지만 음성인식 및 정리 솔루션이 상담사분들의 업무를 최적화하는 데에 충분치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그러다보니 이 ‘선한 소프트웨어’가 가장 필요한 고객이 누구인지, 어떤 솔루션이 가장 큰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다시 고민했고, 온라인 심리상담 플랫폼을 거쳐 지금의 ‘심스페이스’ 솔루션 구축으로 이어졌습니다. 테바소프트의 ‘심스페이스’를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으실까요?‘심스페이스’는 청소년의 자기 인식, 그리고 학교 교사의 생활지도를 지원하는 AI 솔루션입니다. 청소년들이 심스페이스 어플 내 ‘AI 마음일기’를 통해 자신의 감정 상태를 기록하면 가장 중요한 키워드, 핵심 감정을 추출합니다. 그리고 이 키워드들은 누적 기록되어 중장기적인 감정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1차적으로는 학생들이 일상적 언어로 작성한 일기를 통해 자신의 핵심 감정을 면밀히 파악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나아가 교육 현장에 있는 선생님들이 학생들이 직접 기록한 감정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돕는 교사용 대시보드를 함께 제공함으로써 선생님들이 ‘사회정서학습(SEL, Social Emotional Learning)’을 위한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사실 지금의 솔루션을 구축할 수 있었던 데에는 ‘심리상담을 위한 넛지가 필요하다’, ‘자기인식이 익숙하지 않는 청소년 시기부터 사회정서학습을 효과적으로 습득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것이 정신적으로 건강한 미래 시민을 육성할 수 있다’라는 가설이 주축이 되었는데요. 어떠한 부정적인 감정이 지속적으로 악순환되기 이전에 청소년이 스스로 인식하고, 또 청소년의 인지정서적 교육을 돕는 학교에서 적절한 지원을 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단순히 청소년을 위한 일기 쓰기 어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지원해줄 수 있는 교사들의 영역과 연계해야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러 학생-교사간 상호소통이 가능한 ‘심스페이스’를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청소년이 올바르게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이것을 교사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일까요?앞서 말씀드린 finger AI나 온라인 심리상담 플랫폼 등 테바소프트가 선행적으로 고안했던 솔루션들은 이미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분들을 위한 사후처방 영역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솔루션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정신 건강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도 모른 채 지나오는 사람들’이 ‘심각한 정신 건강 문제를 겪기 전에 스스로 인식할 수 있는 시스템 혹은 인프라’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일종의 사전예방적 시스템인거죠. 그래서 심리, 정신 건강을 진단하고 분석하기 전에 ‘마음’ 그 자체를 기록하고 계속해서 트래킹해볼 수 있는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어린 나이부터 자기 인식 및 정서 안정의 기반을 스스로 마련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이미 마음이 다친 상태에서 심리 상담을 필요로 하는 상황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심스페이스를 사용하는 선생님들의 대부분은 아이들이 등교를 마친 직후, 아침에 마음 일기를 쓰도록 권고합니다. 보통 일기는 하루가 다 끝난 후, 저녁에 쓰기 마련이잖아요. 아이들도 그게 익숙하고요. 그런데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히스토리로깅, 즉 그날 어떤 일들이 있었는데 객관적 사실을 나열하는 데 집중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심스페이스를 쓰는 선생님들은 아침에 마음일기를 쓰는 시간을 갖고, 아이들이 그날 아침에 어떤 감정을 가지고 등교를 했는지 파악합니다. ‘오늘 A라는 친구가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황이구나’, ‘B 학생은 지난 주에 고민하던 것이 해결되어 홀가분한 상황이구나’ 등 학생들의 구체적인 감정을 이해한 뒤라면 학습 과정에 참여시키거나 의견을 물을 때 조금 더 세심하게 대할 수 있게 됩니다. 혹은 특정 학생이 지속적으로 우울감 혹은 불안감 등 케어가 필요한 감정을 지니고 있다는 게 기록되면 조금 더 깊이있는 면담, 혹은 관찰이 가능합니다. 이것이 사회정서학습의 핵심입니다. 수업을 할 때, 단순히 지식이나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감정을 이해한 상태에서 상호작용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개념이에요. 한국에서도 점차 친숙한 개념이 되어 가고 있지만, 글로벌에서는 아주 당연하게 여겨지는 교수법이기도 합니다. 학교에 계신 선생님들을 실제로 만나 뵈면 사실 심스페이스가 없더라도 아이들의 감정을 두루 살필 수 있는 역량을 가진 분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능력치가 엄청난 분들이죠. 하지만 학급에 속한 아이들이 많고, 그 감정을 하나하나 다 기록해둘 수 없을 때면 ‘이 아이의 정서에 대해 너무 주관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고민을 하게 된다고 해요. 그럴 때 심스페이스에 기록된 정서 데이터들이 일종의 확증 기반이 되는거죠. ‘아 내가 판단 혹은 기억하는 것이 맞구나’, ‘이 아이는 지금 이 도움이 필요하겠구나’하는 걸 더욱 확신을 가지고 판단할 수 있게 되니 시간적으로, 또 심리적으로 불필요한 소모를 줄일 수 있게 되는 거에요. 정서적 고립감을 느끼는 청소년들에게, 심스페이스는 어떤 솔루션이 될 수 있을까요?사실 ‘우울한 사람은 모두 정서적으로 고립된다’라는 등식은 성립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의 마음 건강, 정신 건강을 챙기는 솔루션인 심스페이스가 정서적 고립을 해결하는 핵심 솔루션이라고 확언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다른 한 편에서 보자면 저는 고립을 야기하는 가장 큰 원인은 ‘좌절감’이라고 생각하고 이 좌절감은 ‘회복탄력성’에 반비례한다고 생각해요. 회복탄력성이 낮은 경우, 좌절감은 계속해서 커지는 악순환에 놓이는 것이죠. 앞서 설명드린 사회정서학습은 바로 이 회복탄력성, 자존감을 높여 아이들이 좌절감을 느끼더라도 건강한 방식으로 이겨낼 수 있도록 돕는데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좌절감을 느끼더라도 내가 그 감정에서 스스로 벗어날 수 있다’ 이러한 회복탄력성이 높은 아이들이 정신적인 문제를 잘 해결해나갈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이미 많은데요. 심스페이스는 바로 그 지점에서 아이들이 정서적 고립감에 빠지지 않도록 돕는, 마음 근육을 키우는 솔루션이 되어주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또 다른 한 편으로 사회정서학습의 중요 키워드 중 하나는 ‘소속감’입니다. 실패해도 안전하게 느낄 수 있는 환경, 나를 지지하고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감각은 아이들로 하여금 많은 것을 배우게 합니다. 실패에 대해서 비난받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나를 이해하고, 나아가 내가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친구들이 있고 선생님이 있는 곳이라는 믿음이 정서적인 성장을 돕는 것이죠. 이런 감정을 아우르는 것이 소속감입니다. 이 소속감은 표면적인 칭찬과 지지로는 채워지지 않아요. 실제로 내가 고민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지금 나를 가장 괴롭히는 감정이 무엇인지 온전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존재할 때 비로소 충족됩니다. 심스페이스는 바로 그 지점에서 학생과 교사를 오롯이 이어주는 신뢰의 매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테바소프트가 그리는 비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저는 심스페이스가 곧 ‘정신 건강 영역의 체온계’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집에 MRI나 X-Ray 기기는 없어도 체온계는 하나씩 다 가지고 있잖아요. 더욱 고차원의 기계만이 분석, 진단해낼 수 있는 기능은 가질 수 없더라도 ‘지금 열이 너무 높네, 빨리 병원에 가야겠다’ 정도의 판단만이라도 빠르게 도와줄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한 것처럼 정신 건강 영역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합니다. 상비약으로 먹을 해열제를 만들거나, 더욱 디테일한 진단이 가능한 의료기기는 만드는 건 조금 다른 영역인거죠. 여전히 가야할 길이 멀지만, 일단 모든 아이들이 자신의 정신 건강을 살펴볼 수 있는 체온계를 하나씩 소지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나아갈 예정입니다. 서비스 론칭 후 현재까지는 약 5백 여개의 초,중,고등학교와 협력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참여해주시는 선생님들이 자체적으로 연수를 열어 서비스를 소개해주실 만큼 빠르게 확장되고 있어요. 본질적인 가치를 잃지 않고, 아이들이 건강한 소속감 속에서 회복탄력성을 배울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으로 입지를 다져나간다면 더욱 많은 학생과 교사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앞선 인터뷰는 심스페이스의 온라인 솔루션에 조금 더 집중되어 있는데요. 건강한 대화와 감정 읽기를 지원하는 오프라인 솔루션도 다양하게 구축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심스페이스 보드게임’이 있는데요. 얼굴을 마주보고 감정을 나누는 것이 때론 훨씬 더 파급력 있는 솔루션이 될 수 있어요. 보드게임은 단순히 학생, 교사분들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감정을 진솔하게 나누고 싶은 모든 분들을 위해 기획, 제작된 것이니 관심있는 분들은 한 번씩 살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끈임없이 행복을 추구해나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정성있는 소통과 이해, 단지 그뿐이지 않을까 싶어요. 심스페이스는 바로 그 지점에서 계속해서 여러분 곁에 있는 솔루션이 되고 싶습니다. 작성자 : 임팩트스퀘어 김소선 책임
소선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