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이재명 실용 외교, 반미도 친북·친중도 아니다 [뉴스] 이재명 정부는 반미도, 친북도, 친중도 아니다. 나는 이재명 정부에서 비자유 민주주의( illiberal democracy)를 향한 어떤 흐름도 감지하지 못한다.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는 24일 자 미국 에 실린 폴 손더스 발행인과의 대담에서 미국의 일부 인사가 이 대통령과 그 주변 일부가 기본적으로 반미, 친중, 친북이라고 보고 있다 는 질문에 나는 그들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들의 주장은 확실한 사실에 기초하지 않고 심지어 편향돼 있다 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는 지난 1일 보수 성향의 미국기업연구소(AEI) 니컬러스 에버스탯 연구원과 북한자유연합의 로런스 펙 자문위원이 월스트리트저널에 공동 기고한 한국, 미국에 등 돌리고 급격한 좌경화 란 제목의 글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5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6·25전쟁 제76주년 기념식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2026.6.25 연합뉴스
문정인, 내셔널 인터레스트 폴 손더스 대담
이재명 정부는 반미도, 친북‧친중도 아냐
문 명예교수는 이들의 반미 주장에 그렇게 보지 않는다. 이 대통령은 미국이 한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며 우리가 미국과 매우 강력한 동맹을 유지해야 한다고 거듭 말해왔다 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작년 6월 취임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두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2.6% 수준에서 2035년까지 3.5%로 국방비 증액 ▲ 향후 10년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330억 달러 인상 ▲ 한국의 자체 방위 역할 제고와 이를 위한 전시작전통제권의 신속한 전환 등 미국의 요구 대부분을 수용했다 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 교리와 함께,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 비상사태 발생 시 한국군의 전면적 군사적 기여와 관련한 부분에서 양국 간 일부 이견이 존재한다는 게 그의 견해다. 문정인은 이재명 정부는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 교리를 지지하는 것을 주저해 왔다 며 이는 미국이 사전 통보나 협의 없이 주한미군을 자유롭게 드나들도록 함으로써 전략적 안정성을 해치고 북한의 군사적 모험주의를 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 비상사태에도 마찬가지다. 중국과 북한 간의 긴밀한 군사적 유대, 북한발 실존적 위협, 불안정한 안보 역학을 고려할 때, 한국이 두 지역 모두에 군사적 지원을 확대하는 건 매우 어려울 것이다. 여기에는 함정에 빠질 것이라는 두려움이 작용한다 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공식 만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6.17 [공동취재 제공] 연합뉴스
화해, 평화 공존 추구에 친북 낙인 안돼
윤, 선제 타격 주장, 냉전 자유주의 전사
친북 이란 주장에 대해 문정인은 대선 기간에 이재명은 긴장을 완화하고, 대북 신뢰를 재구축하며, 한반도에 평화 공존 체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면서 그의 최우선 과제는 전쟁을 피하고 우발적 군사적 충돌을 예방하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대통령으로서, 그는 북한과 남한이 평화적 공존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북한의 마음을 바꿀 정책을 추구할 의무가 있다. 대북 화해와 평화 공존 정책을 추구하려 한다고 해서 그를 단순히 친북 으로 낙인찍어선 안 된다 고 덧붙였다.
전임 윤석열 대통령이 이분법적 관점에서 북한은 공산주의이자 악의 정권이고, 자유가 없는 만큼 부숴야 할 존재로 간주하고 대북 선제 타격과 흡수 통일을 주창하고 이를 비판하는 이들을 반국가 세력으로 낙인찍은 데는 어떤 의미에선 냉전 자유주의의 전사였다고 본다 고 규정했다. 북한을 대할 때 힘에는 힘 , 힘을 통한 평화 , 자유의 확산 이 안내 지침이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가 보기에, 이 대통령은 냉전 자유주의를 가치 로 삼은 윤석열과는 반대다.
이 대통령은 가치와 이념보다 국익을 강조한다. 이른바 국익 중심 실용 외교 다. 문정인은 이재명 외교의 국익 개념에 대해 생존 보장(시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 번영 도모, 그리고 국가와 인간의 존엄성 향상의 관점에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들 국익을 추구하기 위해 이 대통령은 실용 외교 의 세 가지 원칙을 채택했다. 첫째 원칙은 사실에서 진리를 구한다(실사구시) 와 문제 해결 이다. 문 명예교수는 그에겐 가치와 이념보다 사실과 이익이 더 중요하다. 현실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통해 문제 해결 대안을 찾는 게 그의 실용적 접근법의 본질이다 라고 진단했다. 전통적인 선(先) 비핵화 강조에서 벗어나, 북핵 문제의 단계적 접근법을 제안한 게 실용적 접근법의 대표적 사례다. 여기선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을 동결하고, 핵‧미사일 무기고를 감축하며, 비핵화를 장기적 목표로 설정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5.8.15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이재명에 국익 은 한국의 생존‧번영‧존엄
실용 은 실사구시‧역지사지‧국가적 합의
둘째 원칙은 전략적 공감이다. 문정인은 이재명은 역지사지를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의 상호주관적 이해는 특히 이전 윤석열 정부 동안 두드러졌던 전략적 나르시시즘을 거부한다 며 그 전형적 사례로 ▲ 현 북측 체제 존중 ▲ 흡수 통일 배제 ▲ 적대행위 의도 없음 등 대북 3원칙을 천명한 작년 광복 제80주년 경축사를 거론했다.
문정인은 그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북한과의 긴장을 완화하고, 우발적 군사 충돌을 피하며, 기존의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라며 그에겐 북한과의 전쟁에서 이기는 것보다 예방 외교가 더 중요하다...그는 무조건 무력을 쓴다는 생각에 강하게 반대한다. 강력한 국방을 통해 북한의 도발에 대비하지만, 우선순위는 예방 외교다 라고 했다.
셋째 원칙은 국가적 합의 구축이다. 문정인은 이 대통령은 외교와 국가 안보 정책이 국내적, 사회적, 정치적인 지지 없이는 결코 효과적일 수 없다고 믿는다...한국의 극단적 정치적 양극화의 특성을 고려할 때, 국가적 합의 구축은 쉽지 않을 것이지만 그는 노력할 것이다 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에 비판적인 일부 보수 인사들을 외교 정책 입안모임에 영입한 사실을 거론한 뒤 그것이 효과적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나는 국가적 합의 형성에 대한 그의 태도가 결국 차이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믿는다 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일 북한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환영하여 평양 목란관에서 연회를 마련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2026.6.9 연합뉴스
문정인, 키신저 소환해 이재명 친중 반박
키신저, 중국 무시, 적대하지 말라고 조언
친중 이란 주장도 비판했다. 문 명예교수는 나는 이 대통령의 대중 정책에서 헨리 키신저 박사의 현실주의적 지혜를 본다. 그는 한미 동맹을 유지하면서, 중국과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 그는 중국을 무시하거나 적대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을 친중 입장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고 말했다. 문정인에 따르면, 키신저는 2018년 5월 뉴욕 사무실 면담에서 한국이 중국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를 묻자 중국은 크고, 가깝고, 강하다는 점을 기억하라. 왜 중국을 무시하거나 적대해야 하는가? 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문정인은 때로 미국과 한국의 국익은 서로 거리가 있을 수 있다. 양국은 차이점을 조정하고 간극을 좁히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동맹의 본질이다 라고 덧붙였다.
한미 동맹과 한중 관계의 조화, 균형 문제에 대해 문정인은 그것은 미·중 전략적 경쟁의 성격에 달려 있다. 만약 그들이 실제 군사적 충돌에 돌입한다면, 한국은 매우 제한적인 지렛대만을 가지게 될 것이다. 만약 중국과 미국이 경쟁과 협력의 혼합을 계속 추구한다면, 한국은 그 사이에서 어떤 틈새를 찾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베이징과 워싱턴 간의 관계 성격이 될 것이다 라고 예상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국빈만찬 후 샤오미폰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샤오미폰은 경주 정상회담 때 시 주석이 이 대통령에게 선물한 것이다. 2026.1.5 [공동취재 제공] 연합뉴스
중국, 남북 중재 못하면 한국 더 대미 의존
이 대통령, ACSA에 시기상조… 일본에 신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6월 평양 방문과 북한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추진과 관련해 문정인은 이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이 남북한 사이에서 중재자나 촉진자 역할을 해주기를 원한다. 만약 그게 통하지 않는다면, 서울은 미국에 더 무겁게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국은 미국에 베팅하는 동시에 중국을 매우 신중하게 대해왔다 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가 미·중 경쟁 속을 헤쳐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다른 요인들이 한중 관계를 약화시키고 있다. 여기에는 한국 내의 다소 강한 반중 정서, 역사·문화 이슈를 둘러싼 간헐적인 충돌, 하나의 중국 정책, 그리고 베이징-서울 간의 양자 관계를 약화시키는 미국의 지속적인 직간접적 압박이 포함된다. 중국도 이에 상응하는 방식으로 보복해 왔다 고 덧붙였다.
문정인은 이 대통령이 국익 중심 실용 외교 의 기조 위에서 일제 과거사 문제가 한일 간 안보, 경제 협력에 장벽 이 되어선 안 된다는 투 트랙 접근법을 취하고 있지만, 일본의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체결 요구 등 녹록지 않은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는 이 대통령은 한국 대중의 정서를 고려할 때 일본과 ACSA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매우 명확히 해왔다 며 일본에 매우 명확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내가 당신들과 동의할 수 없는 특정한 것들이 있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특히 정상 외교를 활용하여 협력을 증진할 수 있다 . 모순된 것처럼 들리지만, 그것이 한일 관계의 냉정한 현실을 드러낸다 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경북 안동 한 호텔에서 열린 확대 정상회담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악수한 뒤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2026.5.19 연합뉴스
국익을 고려해 대만 문제에 전략적 신중
한국에는 친중, 친미 아니라 생존의 문제
대만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간의 간극에 대해 문정인은 큰 간극이 존재하며, 이는 자연스럽다 며 이재명 정부는 이 문제를 국익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대만 비상사태에 연루된다면, 우리는 북한과 심지어 중국으로부터 더 큰 군사적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 중국과 북한은 우리를 공동의 적으로 취급하고 우리에 대항해 공동 군사 작전을 개시할 수도 있다. 이러한 발전은 한국에 큰 실존적 위협을 가할 것이다. 그것이 이재명 정부가 대만 비상사태 이슈에 신중히 접근해온 까닭이다 라고 말했다.
문정인은 일본은 다른 역사적, 국익적 맥락을 가지고 있다. 일본엔 북한의 위협이 없고, 대만 비상사태는 센카쿠 열도와 오키나와가 연관된 즉각적인 안보적 함의를 지닐 수 있다. 따라서 일본이 집단 방위 조치를 통해 미국 편에 서는 건 자연스러워 보인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한국이 대만, 남중국해와 관련된 그러한 미일 행동에 동참하는 건 어려울 것이다. 이는 한국의 핵심 국익을 건드리는 문제인 만큼 한국은 더 신중해야 한다. 이것은 친중이냐 친미냐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라고 강조했다.
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반도평화포럼 주최 ‘정부 출범 6개월, 남북관계 원로 특별좌담’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명예이사장 등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 12. 3 연합뉴스
내셔널 인터레스트 이 대담 기사의 제목은 이재명의 외교 정책 어떻게 볼 것인가 이고 부제는 이재명 대통령은 전임자의 외교 정책의 과도함을 수정했지만, 대한민국을 친중, 반미 방향으로 끌고 가지는 않았다 였다. 손더스 회장을 맡은 내셔널 인터레스트 센터(CFTNI)는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설립했으며, 키신저 등이 활동해온 전략적 현실주의 성향을 지닌 미국의 싱크탱크이다.이유 에디터 yooillee22@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