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SG기준원, 국내 상장기업의 배당 분석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난해 말, 한국ESG기준원은 보고서들을 잇따라 공개했다./홈페이지
한국ESG기준원은 KRX300 지수를 구성하는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10년간의 배당 규모 기준 공시 및 배당정책의 준수 현황을 살펴보고, 배당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기업의 특징을 보고서로 최근 공개했다.
분석 결과, 지난 10년 동안 배당 성향과 배당수익률 등의 배당지표는 소폭 증가했으나, 향후 배당 규모를 예측할 수 있는 배당 규모 기준 공시 비율 및 중간/분기배당 시행 비율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SG관련 주주활동의 확대로 높은 배당지표와 예측 가능성 보여
세부적인 기준으로 분류했을 때,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기관투자자가 주요주주로 포함된 기업 ▲외국인 보유 비중이 30% 이상인 기업 ▲자산규모가 2조 이상인 기업들이 더 높은 배당지표 및 배당의 예측 가능성을 보이며, 배당 시기 또한 다변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ESG기준원에 의하면, 이런 결과는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국내외 연기금 및 자산운용사의 ESG 관련 주주활동 확대에 따른 것으로 확인되며, 기관투자자 및 외국인 투자자의 영향력이 높은 기업일수록 배당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제고됨을 시사한다.
한국ESG기준원의 이번 보고서는 2023년 6월 30일 기준 KRX300지수를 구성하는 상장기업 302개 사를 분석했다.
분석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및 데이터가이드(Dataguide)를 통해 분석 대상기업의 최근 10개년 치 현금배당 관련 공시자료와 재무 정보를 수집하여 분석했다. 분석대상 기업들의 배당지표(배당 성향 및 배당수익률)는 10년 동안 큰 변동이 없었으며, 배당 성향은 20% 내외, 배당수익률은 1%대에서 유지되고 있었다.
이에 비해, 분석대상 기업 중 배당 규모 기준을 공시하는 기업의 비율은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2013 사업연도의 비율 대비 2022 사업연도의 비율은 약 31배로 현격히 증가했다.
특히, 지난 10년 동안 전년 대비 배당 규모 기준 공시 비율이 가장 크게 상승한 연도는 2020년으로 확인됐다.
이는 2019년 12월, 국민연금이 기업의 배당정책 수립 등을 중점관리사안으로 두는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을 의결하고, 해당 사업연도에 아시아 국가에 대한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주주권 행사 건수가 전년 대비 48.4% 증가하는 등 기관투자자의 국내 기업에 대한 ESG 관련 주주활동이 강화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를 바탕으로, 전술한 기준에 따라 기업을 구분하고, 이 구분에 따라 배당 규모 기준 공시 여부와 중간/분기배당을 시행하는 비율을 상세히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1. 상장시장에 따른 구분
KRX300 지수 구성종목 중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이 코스닥시장 상장 기업 대비 모든 사업연도에서 평균 배당 성향, 평균 수정배당수익률, 중간/분기배당 시행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10개 사업연도의 연평균 값으로 비교했을 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의 평균 배당 성향과 평균 수정배당수익률, 중간/분기배당 시행 비율은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에 비해 각각 1.8배, 3.1배, 2.5배 높았다.
이는 KRX300지수 구성종목 중,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76.5%가 가치주에 해당하는 산업군에 속하는 반면,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의 82.7%가 성장주로 분류되는 산업군에 속하여 배당가능이익 규모가 유가증권시장에 비하여 적기 때문이라고 한국ESG기준원은 판단했다.
#2. 주요주주 중 기관투자자 존재 여부 따른 구분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최대 주주 제외) 중 기관투자자가 존재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비교했을 때, 주요주주로 기관투자자가 존재하는 기업군이 모든 사업연도에서 평균 배당 성향, 평균 수정배당수익률, 중간/분기배당 시행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2014 사업연도를 제외한 모든 사업연도의 기관투자자가 주요주주인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 배당 규모 기준 공시 비율 격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2019 사업연도부터 2021 사업연도 간에는 그 격차가 약 10%p씩 더 커짐을 알 수 있었다.
이런 배당지표 수준 및 배당 규모 기준 공시비율의 변화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 ▲주요 국가들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따른 국내외 연기금 및 자산운용사의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 확대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3. 외국인 보유지분 비중 수준에 따른 구분
외국인 투자자가 3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비교했을 때, 외국인 보유지분이 높은 집단이 모든 사업연도에서 평균 배당 성향, 수정배당수익률, 중간/분기배당을 시행하는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10개 사업연도의 연평균 값으로 비교했을 때,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들의 평균 배당 성향은 24.08%, 평균 수정배당수익률은 2.02%, 중간/분기배당 시행비율은 9.76%로 외국인 지분율이 낮은 기업들에 비해 해당 수치가 각각 1.30배, 1.64배, 2.80배 높았다.
2020 사업연도에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들이 배당 규모 결정 기준지표를 공시하는 비율이 전년 대비 약 20%p 상승함에 따라 외국인 지분율이 낮은 기업과 기준지표 공시 비율의 차이가 뚜렷하게 벌어졌지만, 2021~2022 사업연도에 외국인 지분율이 낮은 기업들의 공시 비율이 점진적으로 상승했다.
이는 2020 사업연도에 국내외 기관투자자의 국내 기업에 대한 ESG 관련 주주 활동이 강화됨에 따라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부터 배당정책 수립에 대한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4. 총자산 수준에 따른 구분
10개 사업연도 동안의 연평균 값으로 비교했을 때, 총자산 수준이 ‘상’, ‘중’, ‘하’인 기업들의 배당 성향은 각각 22.0%, 20.6%, 13.0%, 수정배당수익률은 1.85%, 1.21%, 0.55%, 중간/분기배당 시행비율은 7.78%, 3.65%, 2.97%로 총자산 수준이 높을수록 배당지표와 중간/분기배당의 시행비율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이는 총자산 규모가 큰 기업들은 대체로 담보 능력이 높아 이익을 유보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 자본 조달 방식을 활용할 수 있기에, 배당을 시행할 수 있는 재무적 유연성이 더 높기 때문으로 이해할 수 있다.
#5. 최대 주주 지분율 수준에 따른 구분
10개 사업연도 동안의 연평균 값으로 비교했을 때, 최대 주주 지분율 수준이 ‘상’, ‘중’, ‘하’인 기업들의 배당 성향은 각각 23.82%, 18.54%, 17.44%로 최대 주주 지분 비중 수준이 높을수록 배당 성향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단, 개별 사업연도를 비교했을 때에는, 최대 주주 지분에 따른 분석 지표들 사이에서 일정한 패턴이 발견되지 않았다.
특히, 중간/분기배당 시행비율의 경우 최대 주주 지분 비중 수준이 ‘상’인 기업과 ‘중’인 기업을 비교하면 일관된 대소 관계가 나타나지 않지만, 최대 주주의 지분 비중이 ‘하’인 기업들은 일관되게 ‘중’과 ‘상’인 기업들보다 모든 사업연도에서 더 높은 값이 나타났다.
이는 최대 주주 지분이 낮은 기업의 경우 기업의 경영권방어에 제한이 있으며, 소액주주 비중이 높아 배당 규모 확대와 같은 주주환원 요구에 상대적으로 수용적일 수밖에 없는 것으로 추측된다.
결론적으로, 보고서는 최근 10년 동안 배당정책과 관련된 공시 요구 수준이 향상되고, 기관투자자의 주주활동이 확대됨에 따라 배당 규모와 관련된 구체적인 배당 규모 기준을 공시하는 기업의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고 봤다.
또한, 배당정책을 공시한 기업들은 이에 부합하는 배당을 지급하며, 제시한 배당정책을 잘 준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기관투자자들이 아직 배당정책을 수립하지 않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배당정책 수립 및 배당 등의 예측 가능성을 제고하도록 적극적인 주주관여를 수행한다면, 규모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