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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윤 40% 여론조사업체, 알고보니 여론조작 단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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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론평판연구소 간판과 회사 내부. 대표인 현경보 씨가 통화하고 있다. 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은 현 대표와 대면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그는 끝내 거부했다. 2025.1.13.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40%'라는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이끌어낸 한국여론평판연구소의 설문조사 문항이 논란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성향 국민들이 설문 과정에서 중도 이탈하게 만들 만한 질문을 의도적으로 집어넣고, 보수 과표집이 벌어지도록 유도한 것 아니냐는 의심입니다.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팀은 이 회사가 지난 2022년부터 2025년 1월까지 실시한 공표 여론조사 70여 건의 설문 문항을 전부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윤석열 40% 지지율' 조사 외에도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자유통일당(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극우정당) 6% 지지율"이라는 역시 '갑툭튀스런' 결과를 이끌어낸 조사 등에서도 이 업체가 보수 과표집에 도움될만한 설문 문항을 의도적으로 삽입한 흔적이 확인됐습니다. 극우 유튜브 <고성국TV>가 의뢰한 조사에서 이러한 흔적은 도드라졌습니다. 난립하는 여론조사 기관들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1월 5일 '윤석열 지지율 40% 돌파'를 긴급 생방송으로 편상한 유튜브 고성국TV.  유튜브 화면 갈무리  자유통일당 사표논란 잠재우려 '6% 지지' 여론조사 조작했나 알려졌다시피 윤석열 40% 지지율이 나온 여론조사문항은 '편파 끝판왕' 수준이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에 대한 불법 논란에도 불구하고 공수처가 현직 대통령을 강제 연행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산시스템의 해킹 및 부정 선거 가능성에 대한 의혹 해소를 위해, 선관위 선거시스템 공개검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련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행위에 대해 처벌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라는 음모론성 질문을 잇따라 제기하면서,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국민들은 중간에 전화를 끊을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는 인상입니다. 지난해 4월 7일 언론들은 일제히 "자유통일당 비례 지지율 6% 나왔다"는 보도를 한 적 있습니다.  실제 6%대가 나오면 국회의석 3석도 가능해지고 자유통일당 비례후보 2번을 받은 윤석열 측근 석동현 변호사마저 당선권에 드는 등 '자유통일당 사표 논란'을 일거에 잠재울 수 있는 놀라운 수치였습니다. 그러나 당시 한국갤럽 등 조사에서 자유통일당은 2%대 지지율에 그쳤고, 실제 선거결과도 자유통일당은 2.26%를 얻었습니다. 그렇다면 '자유통일당 비례 지지율 6%' 보도는 어떻게 나온 것이었을까요.   한국여론평판연구소 2024년 4월 4일 자료. 지난 4월 총선 전 한국여론평판연구소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된 자유통일당 6% 보도. 역시 한국여론평판연구소의 여론조사결과였습니다. <고성국TV>가 의뢰하고 한국여론평판연구소가 2024년 4월 4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문제의 '자유통일당 6% 지지율'이 나왔습니다. 이 조사에서는 '내일이 선거일이라면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에서 어느 정당에 투표하시겠습니까'라고 물은 뒤 곧장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 대한 여야의 다음 주장들 가운데 가장 공감이 가는 주장은 무엇입니까?' 라고 묻는데 문항 내용이 터무니 없습니다. △'이재명, 조국 범죄 세력의 심판 주장이면 O번',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주장이면 O 번' 이라는 식의 상당히 논란이 될만한 문구들을 객관적 주장처럼 설명하면서 여론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보수 과표집을 노리는 조사 문항을 의도적으로 만든 뒤 자유통일당 6% 라는 억지 지지율 조사를 끌어낸 것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검찰 기소된 이재명 대표의 당대표직 유지" 집착하듯 질문, 왜? 한국여론평판연구소는 유독 <고성국TV>와 <뉴데일리> 같은 극우매체와 여론조사 작업을 자주 벌였는데 <고성국TV> 의뢰 설문조사는 그 문항이 낯뜨거울 정도로 편향적 시각을 담은 내용들이 대량 발견됐습니다. 2023년 4월 2일 <고성국TV> 의뢰 설문조사 문항을 보면 이 업체는 "윤 대통령이 최근 한 일 가운데 가장 잘 한 일은 무엇이냐"고 물은 뒤 '△북한 도발에 대한 한미일 공조 대응이면 O번, 미래를 위한 한일관계 개선 노력이라면 O번, △불법 노조행위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라면 O번'의 보기를 들었습니다.   2023년 4월 2일 고성국TV가 한국여론평판연구소에 의뢰한 설문조사의 문항 내용. 이어 민주당에 대해서는 "그렇다면 제1야당으로서 민주당이 최근 가장 잘 한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고 물은 뒤, '△검찰 기소된 이재명 대표의 대표직 유지 결정이라면 O번' 이라는 문항을 넣었고, 다시 "그럼 제1 야당으로서 민주당이 가장 잘못한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고 물은 뒤 또 '△검찰 기소된 이재명 대표의 대표직 유지 결정이라면 O번' 이라는 문항을 넣었습니다. 마치 이재명 대표가 검찰에 기소됐는데 당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주장을 퍼뜨리는 데 초점이 맞춰진 여론조사로 의심될 정도였습니다. <고성국TV>가 2023년 8월 6일 의뢰한 여론조사도 편파적 문항들로 가득했습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논란 관련헤서 이 업체는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백지화' 문제 해결을 위해, 여당과 야당이 노선검증위원회를 구성해 전문가들로 하여금 최적의 노선을 정하게 한 뒤 고속도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으며,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이라는 정보를 아예 누락하고 문제의 본질을 희석화 했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이어진 다음 질문은 '이재명 대표가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고, 이어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남은 생애 기간에 비래해서 투표권을 주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고 있는데,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하는 등 민주당에 대한 비판 여론을 조성하는 데에 치중하는 듯한 인상이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11.7. 연합뉴스 보수층 '하우스 이펙트' 효과? '여조 라이팅'이 목적? 한국여론평판연구소가 진행하는 여론조사의 보수 과표집 현상은 점점 심해지는 인상입니다. '윤석열 지지율 40%'를 끌어낸 지난 1월 3일~4일 조사 때는 '진보 201명, 보수 262명'의 응답자가 나왔는데(무선 RDD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 응답률 4.7%, 표본크기 1000명), '윤석열 지지율 46%'를 끌어낸 1월 10~11일 조사 때는 '진보 210명 보수 337명' (무선 RDD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 응답률 7.7%, 표본크기 1002명) 으로 보수가 진보보다 13%포인트(p)나 과표집됐습니다. 한국여론평판연구소가 보수진영에 유리한 여론조사를 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보수진영 내에서 '하우스 이펙트' 현상이 벌어진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한국여론평판연구소는 현경보 출신 기자가 이끌고 있습니다. 현경보 대표는 선거 때마다 국민의힘 후보 계열로 분류돼 언론에 이름을 오르내렸고 그가 과거에 쓴 에스엔에스(SNS)글들을 확인해 보면 "민주당의 반값등록금 정책을 비판"하거나 "민주당 지도부를 봉숭아학당이라고 비유"한 기사를 공유하는 등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직원은 1-2명 정도로 초미니 조사업체인데, 특이한 것은 신창운 한국여론평판연구소장이 토론회(2024년 10월31일 국회 토론회)에서 '명태균 방지법'을 반대하는 주장을 펴거나, 한국갤럽이 '윤석열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졌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자 이를 보도하는 언론을 비판하는 칼럼을 2024년 2월 한 매체에 기고한 이력 등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뉴스타파 보도 화면 갈무리.  <뉴스타파>가 공개한 창원지검의 명태균 수사보고서를 보면, 명태균과 고성국씨는 오래 전부터 관계가 두터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명태균 씨가 여론조사 업체인 피플네트워크리서치(PNR)를 활용해 여론조작을 시도한 것처럼 고성국 씨가 한국여론평판연구소를 활용해 여론조작을 지속적으로 시도해온 것은 아닌지 의혹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워치독>팀은 현경보 대표를 직접 찾아가서 반론을 들으려 했지만, 성의 있는 답변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현 대표는 △'최근에 문제가 된 윤석열 지지율 40% 조사의 설문문항은 누가 만들었냐'는 질문에 "고성국TV 등서 보내온 설문 문항을 받아서 내가 최종적으로 다듬었다"고 설명했고 △'내란 세력 등의 주장만을 담은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변했습니다. △'고성국TV 의뢰 작업이 유독 많은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는 "조사 의뢰가 오면 받을 뿐이다. 당신(기자)도 의뢰하라"고 답했습니다. 현 대표는 기자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고 문을 잠근 채 오랫동안 나오지 않았습니다. 워치독 허재현·조하준·김시몬·김성진 기자  watchdog@mindlenews.com ☞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은 리포액트 허재현 기자, 시민언론 민들레 김성진 기자, 시민언론 뉴탐사 김시몬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가 만든 권력 감시 공동 취재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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