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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이 판문점을 알아? 정말?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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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영화 평론가 19일에 개봉하는 송원근 감독의 다큐멘터리 ‘판문점’은 우리가 다 아는 판문점에 대한 것이다. 그러나 그건 착각일 뿐이다. 영화가 시작되는 순간, 사실은 우리 모두가 판문점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확실한 자각이 엄습한다. 세대적으로 구분하면 20, 30대 젊은 세대들은 판문점을 이름만 알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40, 50대들도 들어는 봤지만 구체적으로는 잘 몰랐던 얘기라는 것을 확인하게 될 것이고, 60대들은 알고는 있었지만 이제는 기억이 희미해졌거나 더 이상 알고 싶어하지 않는 애기가 됐을지도 모른다. 70대 이상은 정확하게 기억하고는 있지만 이념적 편향성이 작동해 각각 자신들만의 기억의 편린으로 조각 맞춤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70여년 흐르면서 조각난 기억들 재조명하는 놀라운 성취의 다큐 자, 판문점은 우리에게 이제 그런 곳이다. 그래서 재조명이 필요한 ‘곳’이고, ‘것’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그런 점에서 매우 시의적절한 시기에 나온 셈이다.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지난해 70년이 지났으며 이 다큐는 그때 기획돼 만들어진 것이다. 정전협정은 1953년 7월 27일에 체결됐다.    다큐멘터리 ‘판문점’은 그 역사적, 정치사회적 의미를 떠나 한마디로 푸티지(footage)의 미학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1950년 전쟁이 발발하고 1년 후인 1951년 7월 양측의 전투는 교착 상태에 빠진다. 그때부터 정전회담이 시작되는데 그게 판문점이 아니라 개성의 오래된 고급식당 내봉장이었다는 사실은 사료(史料)에서만 확인됐을 뿐 이 다큐처럼 그때의 기록 영상을 보여준 적은 거의 없다. 내봉장에 도착한 미국의 터너 조이 해군 제독, 그리고 북한의 남일 대장의 얼굴과 모습 전체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심지어 신기한 경험에 속하는 일이다.  다큐 ‘판문점’은 그런 영상 자료들이 넘쳐난다. 거제도 포로수용소가 만들어지기 전 그 주변 섬이었던 용초도(경남 통영시 한산면 용초리)에 미 해군이 들이닥쳐 주민들을 소개하고 강성 친공주의자들만의 수용소를 따로 만들었다는 사실 역시 아마 처음 알게 되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그런 얘기들도 생생한 자료 화면으로 뒷받침하고 있어 다큐가 지켜야 할 역동성을 튼튼히 이어 나간다. 놀라운 성취이다. 다큐는 이래야 한다.  반공주의자들 입장도 고려한 한국전쟁 역사의 새 교본 다큐를 만드는 입장에서, 푸티지를 어디서 어떻게 입수하고 활용하며 사용권을 법적으로 어떻게 취득하는가도 어려운 문제이다. 초상권 문제도 발생할 수 있고 명예훼손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걸 다 피해 가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기록물들, 텍스트와 영상들을 어떠한 관점에서, 또 어떠한 정치적 역사적 올바름에 입각해, 치우치지 않고, 한편으로는 팩트의 시비에 휘말리지 않으면서, 그것도 동시에 나름의 재미의 운율을 살리면서 서술해 내는가에는 매우 영민하고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 송원근 감독과 ‘뉴스타파’가 이 80여 분짜리 다큐를 만들기 위해 한국의 현대사, 특히 6.25 전쟁사를 통째로, 촘촘하게 연구하고 들여다 본 흔적이 느껴진다. 그 둘은 새로운 한국전쟁 역사의 교본을 만들어 냈다. 매우 치하할 만하지 않은가.    다큐를 보면서 유심히 살펴 본 부분 몇 가지가 있는데, 우선 한국전쟁을 어떻게 묘사하고 있느냐였다. 다큐 ‘판문점’은 북한의 ‘침략’이란 표현보다는 단순히 ‘전쟁 발발’이나 ‘북한군의 기습공격’이란 표현을 통해 전쟁의 쌍방성, 상대성을 강조하는 면을 보인다. 강골 반공주의자들(아스팔트 우파)의 절대적 주장에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한국전쟁이 지닌 복잡성을 간접적으로 암시하고, 또 그렇다고 일반적 반공주의자들(공산주의에 대한 비호감, 공포감을 지닌 전쟁 체험 세대)의 입장에도 반대하지 않는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다. 적절한 선택이었다 본다. 예컨대 일본 다큐나 영화의 경우 태평양전쟁을 두고 패전이라는 표현을 쓰느냐 아니면 종전이라는 표현을 선호하느냐에 따라 이념적, 정치적 입장이 확 갈리게 된다. 6.25 전쟁 역시 그 시발(始發)에 대해 어떤 강도의 표현을 쓰느냐에 따라 역사의 시선이 갈리는 면이 있다. 판문점 교훈 깡그리 잊은 듯한 남북한 일촉즉발의 상황 유심히 들여다 본 두번째 부분은 거제도 반공포로 석방 이슈에 대한 것이었다. 다큐 ‘판문점’은 본국 송환을 거부한 2만 3천명의 포로 중 2만 2천명 정도가 대만과 한국에, 5백명이 북한으로, 88명이 제3국 중립국으로 향했다는 점을 기록화면과 함께 설명한다. 이들을 포함해 전체 포로송환 문제가 정전협상의 핵심 이슈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인데 51년 7월에 시작된 정전협상은 53년 7월에 가서야 체결이 될 만큼 2년간 지루하게 이어졌다. 그게 다 포로교환 문제가 난항을 겪었기 때문인데, 그것은 이 이슈가 북한과 미국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체제 우월 경쟁의 문제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국전쟁의 포화는 1년 후에 그 격렬함이 잦아 들었음에도 무려 2년 가까이 끌고 간 협상 탓에 군사 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끊임없는 국지전이 이어졌고 결국 우리가 다 아는 고지전이 벌어졌음도 다큐는 상세히 서술하고 있다. 백마고지 싸움에서만 중국 지원군(중공군) 1만 4천여 명이 죽고 한국군 3천 4백명이 죽어 나갔다는 것이다. 고지전의 생생한 기록화면과 함께 놀라운 발굴의 현장을 보여 주는 장면들이다. 이런 점들이 이 다큐 ‘판문점’의 큰 성취에 속한다.     ‘판문점’이 갖는 역사적, 정치적, 국제적 의미를 매번 짚어 나가는 화술, 인터뷰어들의 코멘트들도 의미가 깊다. 판문점이라는 거점을 통해 정전(停戰)은 이루어냈지만, 지난 70년 간 정전의 3대 원칙 중 하나인 모든 적대 행위를 멈추고 항구적인 평화를 추구한다는 정신은 실현시키지 못했다는 서술은 지금 당장 우리가 숙고하고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오히려 북한은 남쪽으로 무인기를 띄우거나 오물풍선을 보내고 있으며 남쪽 정부는 북한 쪽으로 향한 확성기에다 대고 BTS나 블랙핑크 노래를 틀어대면서 군사적 응징을 위한 전쟁 감행을 서슴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6.25가 일어났던 1950년의 사태가 재연될 수도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판문점이라는 공간이 지금까지 우리에게 묵시적으로 가르치고 알려줬던 그 모든 교훈을 깡그리 잊은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시대를 바꿀만한 좋은 감독의 다큐, 전국 순회 상영감이다 판문점의 역사적 변화, 처음 있던 위치에서 지금의 위치로 오기까지의 그 내막을 알려주는 것도 이 다큐는 잊지 않는다. 그럼으로써 여기가 지닌 지리적 특성과 위치의 중요성, 그 의미도 생각하게 한다. 시대와 역사는 공감각적으로 체득하는게 옳다. 역사공부처럼 백문이 불여일견만한 것이 없다. 다큐 ‘판문점’은 백문(百聞)과 일견(一見)을 동시에 이루게 한다. 매우 공적 영역에서 해야 할 역사교육을 단 80여분 안에 해낸다. 전국의 학교와 도서관에서 순회 상영해야 할 영화이다. 그렇게 자주(自主) 상영, 독립적 배급이 이루어지면 좋을 영화이다. 감독 송원근은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김복동’으로 2020년 들꽃영화상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다. 다큐를 잘 만드는 감독이다. 진취적이고 균형이 있다. 좋은 감독이 만드는 다큐는 시대를 바꾸는 힘이 된다.  사족 : 원래 판문점은 판문리에 있는 것이다. 판문리는 널판지 판(板), 사립 문(門)을 쓴다. 1592년 임진왜란으로 ‘못난’ 왕인 선조가 임진강을 건너 북쪽으로 도망갈 때 더 ‘못나고 착해 빠진’ 백성들이 임금의 발이 물에 젖으면 안 된다며 자신들의 사립문을 떼서 땅 위에 일종의 레드 카펫처럼 널판지 길을 만들어 낸 데서 유래한 말이다. 자고로 백성은 어질고 착한 것이다. 민심이 천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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