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블랙리스트 제보자 마음에 안 든다고 이름 올려”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김준호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 물류센터지회 정책국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민변 사무실에서 쿠팡 블랙리스트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2024.3.13. MBC 유튜브 채널 갈무리
쿠팡이 관리자와 다툼이 있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는 증언이 나왔다. 쿠팡 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11일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 블랙리스트 사건을 최초 제보했던 당사자의 증언을 공개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 물류센터지회 정책국장 김준호 씨는 “2022년 1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쿠팡풀필먼트 이천 호법 센터 HR 채용팀에서 근무했다”면서 “2023년 3월 부당휴직 관련으로 노동조합의 도움을 받은 뒤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근무 당시 단기직 업무 교육을 받던 중 처음 블랙리스트를 접하게 됐다”면서 “당시 입사한 지 얼마 안 되었고 우리가 흔히 부르는 블랙리스트가 아닌 사평 즉 사원 평정이라고 호칭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근무 당시 사원 평정이 무엇인지 모르고 채용에서 제외하고 진행해야 한다고 교육을 받았고, 사원 평정 대상자들을 제외하고 채용을 진행했다”면서 “사원 평정이 블랙리스트라는 걸 알게 된 시점은 사원 평정 대상자 이름 중 JTBC 작가라고 이름이 입력되어 있는 걸 보았을 때”라고 말했다. 이어 “그때야 대상자들을 자세히 보고 이게 블랙리스트라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억울하게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람이 많다는 것이 김 국장의 설명이다. 김 국장은 “근무할 당시 업무를 잘 못 한다고 사원 평정에 오르거나 관리자랑 다툼이 있었다는 이유로 오르거나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 혹은 고용노동부에 신고했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블랙리스트에 올라간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됐다”면서 “이러한 사유로 억울하게 블랙리스트에 올라 채용에서 제외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고 본인들 말 잘 듣고 아무 말 안 하는 사람만 채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블랙리스트 공개 이후 쿠팡이 낸 입장문 내용도 반박했다. 그는 “민주노총 간부 B씨는 과거에도 회사 기밀을 탈취하려다 적발된 사례가 있다고 이야기했지만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이라면서 “업무를 진행하려다 안 되자 개인 메일로 보내려고 부탁했지만 보안 문제로 발송이 안 되어서 해당 직원과 영상통화로 업무를 처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 메일로 회사 자료를 보내려고 했던 사유로 업무미숙 경고장을 받은 것”이라면서 “쿠팡은 본인들이 불리한 경우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허위사실로 개인과 민주노총에 대한 명예훼손을 했다”고 말했다.
권영국 쿠팡 대책위 대표가 13일 서울 서초구 민변 사무실에서 쿠팡 블랙리스트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4.3.13. MBC 유튜브 채널 갈무리
김 국장은 또 “사이트 도메인에서도 블랙리스트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쿠팡은 ‘대구1센터와 2센터가 비밀기호가 아니라 오류다’, ‘출처 불명의 문서다’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왜 하필 고 장덕준님이 근무하던 센터인지, 왜 사이트 주소가 블랙리스트인지 설명하고 반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국 대책위 대표는 “쿠팡이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사용하는 행위는 헌법상 국민의 직업의 자유와 근로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이며 노조 가입 및 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부당노동행위로 노동3권을 침해한 행위이고 개인정보를 수집 목적 범위를 초과하여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함으로써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 헌법 질서 유린행위”라고 말했다.
쿠팡 대책위는 2월 14일 국민권익위원회에 근로기준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대해 쿠팡을 공익신고하고 2월 19일에는 송파경찰서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쿠팡에 대해 고발장을 접수했다. 고용노동청 동부지청에는 근로기준법 위반, 부당노동행위로 쿠팡을 고발했다. 블랙리스트 등재 피해자들의 집단 고소와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맞서 쿠팡은 권영국 대표, 오민애, 김혜진 변호사와 제보자를 상대로 고소장을 냈으며 제보자와 조력자에 대해 영업비밀 침해 등으로 고소했다. MBC 취재팀 4명에 대해서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했다.
정성용 쿠팡물류센터지회장은 쿠팡이 1만 6450명에 이르는 블랙리스트를 지금 바로 폐기할 것을 요구했다. 정 지회장은 “저 또한 블랙리스트 당사자로서 3월 9일, 3월 10일 일용직 출근 신청을 해봤다”면서 “혹여라도 블랙리스트가 철폐되었기를 기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쿠팡은 여전히 블랙리스트를 유지하고 있었다”면서 “이틀 연속 출근 확정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 지회장은 또 “저와 마찬가지로 노동조합 활동을 하다가 블랙리스트에 등재된 사람들은 같은 상황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앞서 쿠팡은 블랙리스트 의혹이 제기된 뒤 “직원 인사평가는 회사 고유 권한이자 안전한 사업장 운영을 위한 당연한 책무”라면서 “블랙리스트 의혹 관련 보도는 명백히 사실과 다르며, 비상식적이고 악의적인 보도 행태에 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소를 포함한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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