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묵시록 전쟁광 킬고어 대령 로버트 듀발 타계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영화 지옥의 묵시록 에서 킬고어 중령을 연기하는 로버트 듀발CBS게티 이미지
아침에 네이팜탄 냄새 좋다니까.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영화 지옥의 묵시록 (1979)을 보면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전장을 누비는 킬고어 대령이 굉장히 강렬하게 다가온다. 킬고어 대령은 헬리콥터 외부 스피커에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에 나오는 발퀴레의 기행 을 크게 틀어놓고 일상의 평온을 누리던 베트남 마을들을 습격하는 모습은 전쟁의 광기를 상징한 장면으로 손꼽힌다.
네이팜탄은 휘발유와 스티로폼 성분을 섞어 나무든 벽이든 인체든 달라붙어 오래 불타게 하는 지독한 무기였다. 숨어 있던 베트콩들을 살상하기 위한 가장 끔찍한 무기였다. 2차 세계대전 때 처음 나와 악명을 떨쳤지만, 이 영화가 나오기까지 그 무기의 잔인무도함을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했다.
그런데 이 영화로 이 끔찍한 포탄의 존재가 알려지자 이듬해 유엔은 네이팜탄을 전시 사용 금지 무기로 등재했다. 영화가 세상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된 사례다.
전쟁 통에도 서핑을 즐기고, 옆에서 포탄이 터져도 미동도 않고 담배를 뻑뻑 피워대던 킬고어 대령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하도 강렬해 몇 분 밖에 나오지 않음에도 로버트 듀발이란 배우의 이름을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영화 대부 1편과 2편의 냉철하고 현실적인 변호사 톰 하겐과 지옥의 묵시록 의 킬고어 대령 역으로 낯익은 개성파 배우인 그가 9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PR 에이전시가 아내 루치아나를 대신해 16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사랑하는 남편이자 소중한 친구, 우리 시대 위대한 배우 가운데 하나였던 이와 작별을 고했다 며 로버트가 (버지니아주 미들버그에 있는) 자택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사망 원인을 밝히지 않았다.
여러 역할을 맡을 때마다 로버트는 캐릭터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세상에 그는 아카데미 수상 배우이자 감독, 이야기꾼이었지만 나에게는 그저 모든 것이었다 고 밝힌 그녀는 그의 예술에 대한 열정은 인물에 대한 깊은 사랑, 훌륭한 식사, 그리고 무대를 여는 일에 맞먹었다 고 설명했다.
고인은 다양한 영화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할리우드 배우로 꼽힌다. 미국 연예 전문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는 대부 , 지옥의 묵시록 , 앵무새 죽이기 (1963), 텐더 머시스 (1983) 등에서 여러 캐릭터를 연기한 그를 두고 독보적인 만능 배우 라고 기렸다.
영화 대부 에서 콜레오네 가문의 변호사 톰 헤이건 역할을 연기하는 로버트 듀발
듀발은 1931년 샌디에이고에서 태어났으며,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했다. 연기 공부를 위해 뉴욕으로 이주했고 게이트웨이 플레이 하우스에서 연극 배우로 활동을 시작했다.
첫 영화 출연은 하퍼 리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앵무새 죽이기 의 은둔자 부 래들리 역할이었다. 호튼 푸트가 각색했는데 그는 뒤에 듀발이 주연한 여러 영화 텐더 머시스 , 투모로우 , 더 체이스 도 썼다.
그의 얼굴을 알린 작품은 1970년대 영화 대부 시리즈에서 마피아 가문의 변호사 톰 헤이건 역할이었다. 베트남 전쟁의 광기를 그린 조지프 콘래드 원작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지옥의 묵시록 에서의 연기는 그를 스타로 만들었다.
원래 캐릭터는 더 과장된 것으로 기획되었으나 듀발이 이를 누그러뜨리고 이름을 카니지 대위에서 윌리엄 킬고어 대령으로 변경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듀발은 2015년 베테랑 토크쇼 진행자 래리 킹에게 나는 숙제를 다 했다. 조사를 했다 고 털어놓았다.
텐더 머시스 에서는 알코올 중독 컨트리 가수 역할을 맡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는 일곱 차례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의 다른 역할로는 네트워크 (1976)에서 부하를 괴롭히는 기업 임원, 위대한 산티니 (1979)에서 해병대 장교, 시녀 이야기 (1990),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호흡을 맞춘 더 저지 (2014) 등이다. 딥 임팩트 에도 얼굴을 내밀었으며 서부극 브로큰 트레일 로 에미상을 받았다.
듀발은 1989년 TV 미니시리즈 론섬 도브 에서 텍사스 레인저에서 카우보이로 변신한 어거스터스 맥크레이 역을 가장 좋아했다고 자주 말했다. 이 작품은 래리 맥머트리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말년에 42세 연하 부인 루치아노와의 단란한 한 때. 인스타그램 갈무리
듀발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추모가 쏟아졌다. 미국의 코미디언이자 배우인 아담 샌들러는 허슬 (2022)을 함께 촬영하며 찍은 두 사람의 사진을 게시했다. 정말 웃기고 엄청 강했다. 우리가 가졌던 최고의 배우 중 한 명이었다. 정말 멋진 사람이고, 함께 이야기하고 웃기 좋은 사람이다. 부인 루치아노와 모든 가족, 친구들에게 애도를 전한다.
오스카 수상자 제이미 리 커티스도 인스타그램에 대부 에서 톰 헤이건 역을 맡은 듀발의 사진을 올리며 헌정 글을 올렸다. 스크린에서 본 것 중 가장 위대한 고문님. 브라보, 로버트 듀발.
2013년 영화 제인 맨스필드의 차 에서 듀발의 아들 역으로 나온 로버트 패트릭은 마음 아팠다 며 몇 년 동안 나는 바비에게 전화를 걸어 영화 이야기를 나누고 바비큐를 했다. 그는 바비큐를 정말 좋아했고, 나는 텍사스 록하트에서 바비큐를 할 때마다 항상 알려주곤 했다. 나는 바비가 그리울 것이다. 그의 아들 역할을 맡을 수 있었던 것이 항상 자랑스러울 것이다. 편한 영면을, 친구여 라고 애도했다.
부인 루치아노는 무려 41세 연하였는데 2005년 두 번째로 결혼해 해로했다. 아흔 살이 넘은 그의 모습은 넷플릭스 페일 블루 아이즈 와 허슬 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