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세계 첫 ‘모래 배터리’ 상업 가동…지역난방 탄소배출 70% 감축·예비 전력 수익화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핀란드에서 세계 최초로 상업 규모의 ‘모래 배터리’가 본격 가동됐다.
폴라 나이트 에너지(Polar Night Energy)는 31일(현지시각), 핀란드 남부 포르나이넨(Pornainen)시에 1메가와트(MW) 용량의 모래 배터리를 준공했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 잉여 전력 저장…지역난방 탄소배출 70% 감축 효과
모래 배터리는 청정 전력을 모래나 기타 고체 입자에 열 형태로 저장하는 고온 열에너지 저장 시스템이다. 재생에너지 잉여전력으로 최대 섭씨 500도까지 가열해 최대 3개월 동안 열을 저장하고, 저장된 열은 필요 시 온수 배관을 통해 난방이나 산업용 열원으로 공급된다.
이번 설비는 높이 12.8m, 지름 15.2m 규모의 강철 원통 안에 2000톤의 석재 조각과 모래를 채워 건설됐다. 폴라 나이트 에너지는 핀란드 지역난방 회사 로비산 람뻬(Loviisan Lämpö)와 협력했으며, 해당 설비는 인근 난로 제조업체에서 나온 폐석재 칩도 활용해 지역난방 과정에서 발생하던 탄소배출을 약 70% 줄일 것으로 평가된다.
사진=폴라 나이트 에너지
폴라 나이트 에너지는 이번 상업 가동으로 기존 난방 열원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석유 연소를 전면 중단했다.
핀란드 환경·기후부 장관 사리 물탈라(Sari Multala)는 연소 기반 생산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탄소중립으로 가는 과정에서 에너지 저장이 핵심”이라며 포르나이넨 모래 배터리는 지역난방 전기화를 통해 청정 전환을 앞당기는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다.
턴키 솔루션 방식·에너지 효율 90% 구현… 예비 전력 시장 참여로 수익화
이번 설비는 초기 가동부터 효율 목표치를 넘어선 성능을 입증했다.
에너지 저장·방출 과정의 효율은 약 90%로, 투입한 에너지 대부분을 다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전력 가격이 저렴할 때 열을 저장하고, 비쌀 때에는 열을 방출함으로써 비용을 줄였다. 여름철에는 전력 가격이 가장 낮을 때만 가열을 진행해, 기존 대비 10% 수준의 전력 비용으로 운영됐다.
폴라 나이트 에너지 리이사 나스칼리 COO는 전기로 가열한 뜨거운 공기를 모래에 넣는 단순한 구조라 화학적 배터리에 비해 부식이 없고 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아 열화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번 성과를 기반으로 지역난방·열풍·공정 스팀 등 다양한 산업체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설계·제작·설치까지 모든 과정을 맡아 ‘완제품 형태(턴키 솔루션)’로 모래 배터리를 공급했다. 고객은 별도의 추가 작업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구조다.
특히 100도 이상 고온이 필요한 산업 현장은 전기보일러나 히트펌프의 한계가 분명해 모래 배터리의 상업적 활용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나스칼리 COO는 현재 설비는 지역난방 고객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열을 공급해 난방 전기화에 비용 효율적 해법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사진=폴라 나이트 에너지
나아가 핀란드 전력망 운영사 핑그리드(Fingrid)가 운영하는 ‘예비 전력 시장’에도 참여해, 전력 수급 불균형이 생길 때 필요한 전력을 공급함으로써 추가 수익도 창출하고 있다.
유카페카 살멘카이타 부사장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전력 시장 가격과 예비 전력에 맞춰 최적의 충·방전 시점을 자동으로 계산한다 며 이를 통해 예비 전력 시장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고 설명했다.
향후 폴라 나이트 에너지는 핀란드 제지·펄프 산업으로 유명한 발케아코스키(Valkeakoski)에 전력 생산 시범사업을 착공하고, 대규모 산업용 열저장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