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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부정 선거 외치는 이들, 민주화 운동 참칭 안된다

부정 선거 외치는 이들, 민주화 운동 참칭 안된다
[뉴스]
주요 대학교 총학생회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진행한 10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연세인 공동행동 및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2026.6.10 연합뉴스 1987년 6월 9일은 연세대학교 학생 이한열이 경찰이 쏜 최루탄에 후두부를 맞아 쓰러진 날이다. 호헌 철폐와 독재 타도를 외치던 그의 피격은 대학생 중심이던 시위를 직장인 등 일반 시민으로까지 넓힌 결정적 계기였다. 이렇게 불붙은 6월 항쟁은 결국 전두환의 후계자로 지목된 노태우의 직선제 개헌 수용 선언으로 이어졌고, 개헌으로 이어졌다.  6월 항쟁의 불길이 그토록 거세게 타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은 그 이전부터 쌓여온 국가 폭력의 참상이었다. 그 중에서도 두 사건은 결코 빠뜨릴 수 없다. 첫째는 1986년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이다. 서울대 의류학과를 자퇴하고 노동운동에 투신한 권인숙은 부천의 한 공장에 위장취업했다가 그 해 6월 부천경찰서에 연행되었다. 경찰은 5·3 인천항쟁 관련 수배자들의 소재를 추궁하며 이틀에 걸쳐 성고문과 협박을 가했다. 수치심과 두려움을 이겨낸 권인숙은 같은 피해가 다른 여성들에게 반복되는 것을 막겠다는 결의 하나로 조영래 변호사 등의 도움을 받아 가해자를 고소하고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경찰 당국은 피해자를 급진 좌파 사상에 물들고 성적도 불량한 가출자 라고 매도했고, 일부 언론은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식으로 여론을 호도했다. 검찰은 가해자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고, 오히려 권인숙에게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되었다. 정당한 단죄는 6월 항쟁 이후인 1988년에야 이루어졌다. 둘째는 1987년 1월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이다. 경찰은 서울대 언어학과 학생 박종철을 자정 무렵 하숙집에서 불법 연행해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 조사실에서 폭행에다 전기고문, 물고문까지 가했고, 박종철은 다음 날 숨을 거뒀다. 치안본부 대변인은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 는 황당한 해명으로 국민을 기만하려 했다. 사건은 꼬리자르기식 축소 수사로 무마될 뻔했으나, 1987년 5월 18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김승훈 신부가 광주민주화운동 7주기 미사 도중 경찰의 조직적 은폐와 조작을 폭로했다. 고문 가담 경관이 2명이 아니라 5명이었으며, 안기부·법무부·내무부·검찰·청와대 비서실까지 관계기관대책회의를 통해 조직적으로 은폐에 가담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폭로는 국민의 공분에 불을 질렀고, 이한열 열사 피격 소식과 맞물려 6월 항쟁의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타올랐다. 민주화운동은 불의한 국가 권력의 폭력 앞에서 자신의 안위보다 공동체의 자유와 존엄을 택한 시민들의 헌신으로 이루어졌다. 수많은 희생과 헌신이 쌓이고 쌓인 끝에, 6월 항쟁을 통해 대통령 직선제와 군사쿠데타를 제어할 수 있는 헌법 개정이 이루어졌다.   @1987년 6월 9일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는 연세대 앞 시위 도중 최루탄 직격에 쓰러지는 이한열 열사와 그를 일으켜 세우려는 친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민주시민의 목소리가 극단적 시민의 목소리에 묻혀선 안된다 6월 항쟁 39주년을 맞아 민주화운동 이라는 말의 무게를 새삼 되새기게 하는 장면이 연일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6·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참정권이 훼손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각급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한 투표 관리 행정을 규탄하고 철저한 원인 규명과 실질적 대책 수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집회와 각 대학의 시국선언이 그 표현이었다. 너무도 정당한 참정권 수호 요구이며, 민주시민으로서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다. 그러나 건전한 이들의 목소리가 그렇지 않은 이들의 목소리에 잠식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문제다. 올림픽 핸드볼경기장을 중심으로 부정선거 를 주장하는 일부 시민들이 선관위 직원 감금, 인근 상점 물품 검사, 개인 소지품 검사, 경기장 입주 단체의 출입 방해 등 명백한 위법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부정선거 를 주장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이들을 프락치 로 몰아 집단 린치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참정권 훼손이라는 데 공감해 건전한 비판과 항의의 목소리를 내려던 시민들이 극단적 주장과 위법 행위를 저지르는 소수의 기세에 밀려 눈치를 보는 모습까지 눈에 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빚어진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가 이어지고 있는 1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체육단체들이 업무 정상화 호소문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6.11 연합뉴스 위법한 무리 중 일부는 자신들의 행위를 민주화운동 이라 참칭하며 후대에 자랑하겠다는 글을 SNS에 버젓이 올리고 있다. 심지어 6월 잠실민주화운동 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이것은 비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범주 오류이자, 민주화운동의 역사와 의미를 정면으로 훼손하는 시도다. 권인숙이 성고문 피해를 공개 고발하고, 박종철이 고문 끝에 숨지고, 이한열이 최루탄에 쓰러진 것은 국가 권력의 폭력과 탄압에 맞서 참정권·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저항의 현장이었다. 반면 잠실 핸드볼경기장 주변에서 벌어지는 위법한 행위는 부실한 선거관리 규탄에 편승해 다른 사람의 권리를 짓밟는 행동이다. 부마항쟁과 5·18 민주화운동. 6월 항쟁으로 이어지는 수십 년 역사 앞에 이 이름을 갖다 붙이는 것은, 그 역사를 위해 많은 것을 바친 이들을 모독하는 것이다. 더구나 이 위법한 행위를 저지르는 이들의 논리는 그 자체로 모순이다. 유력 정치인 체포·살해 시도 정황까지 드러난 12·3 내란에 대해  야당이 내란을 저질렀기에 윤석열이 합당한 조치를 취한 것 이라고 옹호하거나 투표용지 부족 사태야 말로 참정권 침해이며 내란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참정권을 말하면서 내란은 옹호하는 이 이중성을 숨긴 채 어떻게 민주화운동이라고 포장할 수 있는지 기가 막힐 따름이다. 이런 현상을 낳은 배경은 어느 하나로 귀결하지 않는다. 그 중 하나로 공교육에서의 근현대사 교육 부족을 들 수 있다. 민주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소양과 함께, 일제 식민지 해방 이후 한반도에서 일어난 역사—반민특위 해산, 한국전쟁, 이승만 독재와 부정선거, 박정희의 5·16 쿠데타와 독재, 유신헌법과 긴급조치, 부마항쟁, 전두환의 12·12 쿠데타와 5·18 민주화운동, 1987년 6월 항쟁—를 더 심도 있게 가르치지 못한 결과가 지금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청산되지 못한 친일 세력·군부 세력과 같은 결을 가진 정치 세력이 반성과 성찰 대신 자신들의 과거를 포장하고 미화하며, 독립운동가와 민주화운동가들을 이념적 색깔론으로 공격해 온 역사가 있다. 과거를 지우려는 그들의 끊임없는 시도가 학교 교육에까지 영향을 미쳐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진실을 가린 결과물이, 잠실 올림픽공원에 모여 다른 이의 인격권을 침해하고 심지어 현장에서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경찰 업무를 방해하는 등의 망동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민주주의를 서푼짜리 분장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그들의 진면목이 아닐까? 이 정도면 민주화운동 을 참칭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은 표현일지 모르겠다. 끝으로, 잠실 핸드볼경기장 주변에서 부정선거를 외치는 이들의 기세에 맞서 참정권 훼손에 항의하고 실질적 대책을 내놓을 것을 줄기차게 요구하는 시민들에게 감사와 존경의 뜻을 전한다. 이들의 정당한 요구가 반드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선관위 운영에 대한 철저한 진단과 실효성 있는 개선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아울러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이들에게 합리적이고 엄정한 조치가 있길 바란다.최우혁 시민기자 hyeok05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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