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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명절, 내가 존재함을 기억하는 시간

명절, 내가 존재함을 기억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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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PG) 연합뉴스 명절은 내가 존재함을 기억하는 시간 이다.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에 온 가족이 모여 칠면조를 나누고, 이스라엘에서는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초막절에 광야를 기억한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부모님을 뵙고, 떠난 이들을 추모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그것이 명절이다. 명절은 단순히 고향을 찾아가는 길이 아니다. 그 길 끝에서 만나는 것은 부모님이고, 나의 뿌리다. 고향이란 땅보다 부모님이 계신 자리다. 내 아버지는 평생 고향을 고향으로 누리지 못하셨다. 전남 구례라는 물리적 고향은 있었지만, 빨치산 토벌 속에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으셨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성묘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 않으셨다. 그곳에 아버지가 계셨기 때문이다. 명절에도 가게를 쉬지 않고 일하신 것은 커서야 이해가 되었다. 일하면 잊히기 때문이다. 명절은 삶을 떠난 이들을 기억하는 자리이자, 그 기억 속에서 오늘의 나를 다시 세우는 시간이다. 세월이 흐르면 부모님은 떠나시고, 나 또한 늙어 언젠가 자리를 비울 것이다. 그때는 아들딸이 다시 태산이 되어 주겠지. 세대가 이어지는 이 흐름, 그것이 명절의 본질 아닐까. 바쁘게 흘러가는 삶 속에서 오랜만에 서로의 얼굴을 보고, 웃음을 나누는 그 시간. 그것만으로도 명절은 충분하다. 풍성한 한가위 라는 인사가 더 이상 곡식이 가득한 창고를 뜻하지 않는다. 오늘 우리에게 풍성함은 곁에 있는 얼굴들이다. 이들이 없었다면 오늘의 나도 없었으리라. 돌아온 탕자가 아버지 품에서 비로소 풍성함을 깨달았듯, 우리도 가족과 친지를 통해 우리의 풍성함을 발견한다. 성경은 오래전부터 명절을 감사의 시간 으로 가르쳐왔다. 유대인들은 하나님이 베풀어주신 구원과 은혜를 기억하기 위해 절기를 지켰다. 아브라함은 땅의 고향을 떠나 하늘의 고향을 더 사모했다. 하나님은 그의 중심을 보시고 더 나은 본향, 곧 하늘에 있는 것 을 예비하셨다(히브리서 11:16). 명절은 결국 이 땅의 부모와 뿌리를 기억하는 동시에, 하늘의 고향을 향한 사모함을 불러일으킨다. 기억과 감사, 그 두 갈래가 명절의 길을 이룬다.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16일 오전 소떼를 몰고 방북, 임진각에서 열린 행사장에서 소를 잡고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1998.6.16. 연합뉴스 기억은 사람을 움직인다.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1915~2001)은 수년 전부터 준비한 방북을 김대중 대통령 재임 시기에 이루었다. 1998년 6월 소 떼를 몰아 판문점을 넘어 북녘 고향 땅을 밟았다. 뿌리를 향한 그리움은 그렇게 길을 열었다. 우리도 명절이 아니면 쉽게 뿌리를 더듬지 못할지 모른다. 문득 〈호밀밭의 파수꾼〉의 홀든이 떠오른다. 방황하며 외로웠던 그는 동생 피비가 회전목마를 타는 모습을 지켜보며 처음으로 마음이 가벼워졌다. 피비가 회전목마 타는 것을 보는 나, 행복했다. 누군가의 웃음을 바라보며 나도 살아 있음을 느끼는 순간. 그 순간이 고향이고, 명절이지 않을까. 명절은 결국 나를 위한 시간이다. 결혼은 했는지, 직장은 괜찮은지, 공부는 잘하고 있는지” 묻는 자리만이 아니다. 음식이 중요한 것도 아니다. 북적이는 가족 친지 사이에서 외로움을 털어버리는 것도 우선은 아니다. 내가 어디서부터 왔는지, 누구 덕분에 여기까지 서 있는지를 다시 묻는 시간이다. 마주하여 존재를 확인하고, 존재 자체를 즐기며, 웃으며 밥을 나누고, 떠난 이들을 기억하는 그 모든 순간. 그 기억의 조각들이 모여 명절이라는 이름을 갖는다. 명절의 역사적 시초를 추적하면 자연 과 신 (창조주)이 나오게 된다. 가족 친지는 본령(本領)이 아니다. 거울이다. 그들을 통해 너머에 있는 자연과 신 앞에 나 1인으로 마주한다. 우리는 비로소 깨닫는다. 명절은 단순한 풍습이 아니라, 부모와 조상을 기억하며 감사하고 동시에 하늘의 고향을 소망하게 하는 은총의 시간이라는 것을. 우리가 명절을 위해 존재하지 않고, 명절이 우리를 위해 존재한다. 너, 귀한 존재, 잘 지냈어?” 엉망진창이에요.” 있는 그대로 너, 보니까 좋다!” ※이 칼럼은 ‘교육언론 창’에도 함께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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