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폭격취소 곧 서명 …이란 추측, 최종결정 아직 [국제] 이란에 대한 고강도의 공습과 폭격, 석유 인프라 장악 등을 예고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돌연 군사작전을 취소하고 또다시 물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오늘 밤 해군, 공군, 레이더, 방공을 포함해 모든 형태의 방어 수단, 대부분의 공격 능력을 잃은 이란을 아주 강하게 타격할 것이다 라고 위협한 지 약 5시간 만이다. 지난 8일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미 육군 아파치 헬기가 격추됐다면서 미국이 9일과 10일 이틀 연속 보복 공격에 나섰고, 이란은 걸프국 내 미군기지 타격과 호르무즈 해협의 전면적 재봉쇄 위협으로 맞섬으로써 4월 8일부터 지속돼온 휴전 합의 자체가 깨지고 양국 간 전면전이 다시 불붙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던 터였다. 뭣보다 이날은 북중미 월드컵(미국·캐나다·멕시코 공동주최)이 개막하는 날이어서 공동 주최국 대통령으로선 전면전 재개가 자못 부담이 됐을 수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 06. 11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며칠 내 유럽서 서명식…해상 봉쇄 지속
트럼프는 이런 전격적 태세 전환의 명분으로 협상 중인 종전과 이란 비핵화 관련 양해각서(MOU)가 이란 최고 지도부의 승인을 받고 이제 최종적인 문서 조율 단계에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런 내용을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먼저 밝히고, 좀 있다가 백악관 포고문 서명식에서 더 자세하게 설명했다.
먼저 트루스소셜에서 트럼프는 이란과의 논의가 이란 최고 지도부까지 올라가 승인받았다는 사실에 기초해 나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오늘 저녁 예정했던 이란에 대한 공습과 폭격을 취소했다 고 밝혔다. 그리곤 논의와 최종 쟁점은 개념과 세부 사항 모두에서 미국·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터키(튀르키예)·파키스탄·바레인·쿠웨이트·요르단·이집트 등을 포함한 모든 관련 당사자들의 승인을 받았다 고 소개했다. 그러나 대이란 해상 봉쇄엔 협상이 최종 타결될 때까지 전면적으로 유지될 것이다 라고 덧붙였다.
뒤이은 백악관 포고문 서명식에선 한 걸음 더 나아갔다. AP, 로이터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방금 우리는 이란과의 전쟁에 관한 대단한 합의(great settlement)를 이뤘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서의 최종적 마무리 작업이 남아 있지만, 앞으로 며칠 내로 마무리될 것이며, 아마 유럽에서 서명식이 열릴 것이다 라고 말했다. 구체적 시점엔 아마도 이번 주말 이라며 JD 밴스 부통령이 참석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또한 서명하는 즉시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될 것 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본인의 트루스소셜을 통해 군사작전 전격 취소 사실을 알리고 있다. 2026. 06. 11 [트럼프 트루스소셜 계정 갈무리] 시민언론 민들레
이란, 트럼프 발언에 추측, 최종 결정 아직
그러나 이란의 반응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과 상당한 온도 차가 있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란의 에스마일 바가이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국영 IRNA 통신을 통해 이란은 종전 합의와 관련해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고 합의문 서명 시간과 장소에 관한 보도도 전부 추측 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협상 문안의 상당 부분이 정리됐지만, 미국이 협상 과정에서 반복해서 입장을 바꿔 왔다고 비판하고, 협상에서 이란의 레드라인 에는 타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대변하는 타스님 통신도 이날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란과 미국 간 양해각서(MOU)의 문안은 아직 이란 관계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그 문안을 이란의 관계 기관들이 여전히 더 검토하고 확정할 필요가 있다. 나머지는 다 추측이다 라고 덧붙였다.
미군 당국이 10일 이란 내 다수의 목표물을 겨냥해 밤사이 새로운 공습을 감행했다고 밝힌 가운데, 미 해군 구축함 마이클 머피 함(DDG 112)이 미상의 장소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이 사진은 2026년 6월 10일 배포된 영상의 정지 화면이다. 미 중부사령부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레드라인 타협 없다…미, 수정 철회한 것
특히 타스님은 트럼프가 최근 압박과 위협, 군사 행동, 또한 중재국 카타르의 압박을 통해 이란의 태도를 바꾸려고 했지만, 이란은 끝까지 새로운 변경을 수용하지 않았다 면서 마침내 미국은 카타르를 통해 트럼프가 제시한 새로운 수정 의 필요가 없다고 알려왔다고 소개했다. 이란의 주장대로라면, 미국이 기존 요구를 관철하지 못하고 협상안 변경 요구를 철회한 셈이 된다.
이란의 파르스 통신도 트럼프의 주장과 달리 아직 이란 최고 지도부가 합의안을 승인하지 않았다면서도 미국이 결과적으로 이란이 제안했던 MOU 초안을 수용함에 따라, 이란 최고 지도부 역시 해당 초안을 최종 승인할 가능성이 큰 걸로 보인다 라고 내다봤다. .
기존에 알려진 MOU 초안은 60일 휴전을 연장하고 이 기간에 이란 핵 문제를 협상하는 것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 정도론 만족할 수 없다면서 새로운 변경 을 요구했지만, 마침내 결국 협상안 변경 의지를 접었다는 게 이란 측 주장이다. 이런 이란의 주장대로라면, 미국이 비핵화 합의 수준, 호르무즈 개방과 통행료 부과, 이란의 해외 동결자금 해제 등의 핵심 쟁점에서 상당히 양보한다는 뜻인 만큼, 이 주장이 사실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인 선박들. 오만 무산담에서 바라본 풍경. 2026. 06. 01 [로이터=연합뉴스]
고농축 우라늄 처리 등 핵심 쟁점은 여전히 안개
특히 최대 쟁점인 이란이 보유한 약 440kg의 고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가 합의서에 어떻게 담길지가 주목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포고문 서명식에서도 트럼프는 가장 중요하게도 우리는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를 했다 며 서명 즉시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고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도 해제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러잖아도 이날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뒤, 이란의 보유 우라늄 제거를 거듭 요구했다. 성명은 네타냐후 총리는 향후 회담의 결과로 도출될 최종 합의안에 농축 우라늄 물질 제거, 우라늄 농축 인프라 해체, 미사일 생산 제한, 그리고 역내 대리 세력에 대한 이란의 지원 중단 등이 포함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확고한 약속에 감사를 표했다 면서 우회적으로 미국을 압박했다. 앞서 미 매체 악시오스는 네타냐후는 사전에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사전 통보도 받지 못했고 허를 찔렸다 고 보도했다.
12일,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항공우주군 박물관에 이란의 미사일들이 전시되어 있다. 2025. 11. 12 [WANA=로이터=연합뉴스]
2월 28일 비핵화 협상 도중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돼 11일로 114일째를 맞이한 이란 전쟁이 트럼프의 말대로 종결 단계로 접어들지는 미지수다. 다만 지금까지의 정황만 놓고 보면, 군사 압박을 통해 이란의 일방적 양보를 끌어내려 했던 트럼프의 전략은 기대에 훨씬 못 미친 걸로 보인다. 도리어 미국이 핵심 요구를 뒤로 물리며 협상 타결을 서두른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이유 에디터 yooillee22@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