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메릴랜드서 첫 주거용 차량-그리드 실증…EV 배터리, 전력망 자원으로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최초로 주거용 전기차를 활용한 차량-그리드(V2G·Vehicle-to-Grid) 분산 발전소 실증 사업이 가동됐다.
주거용 태양광·저장장치 설치업체 선런(Sunrun)은 메릴랜드 최대 전력·가스 기업 BGE와 협력해 포드(Ford)의 전기차를 전력망과 연결하는 분산형 전력망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24일(현지시각) 공식 발표했다.
이번 사업은 참여 고객의 전기차 배터리를 활용해, 전력 수요가 높은 오후 시간대에 잉여 전력을 전력망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미 연방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이 9월 말 종료된 상황에서, 전기차 구매 유인을 확보할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포드
포드 전기픽업, 美 최초 분산형 전력망 시범사업 참여
이번 프로젝트는 포드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3대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실증 사업이다. 참여 고객은 여름과 가을 전력 피크 시간대인 주중 오후 5시에서 9시까지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전력망에 공급할 수 있으며, 공급한 에너지 양에 따라 최대 1000달러(약 139만원)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선런은 포드의 공식 가정용 에너지 시스템 설치 파트너로, 양사가 공동 개발한 ‘홈 인테그레이션 시스템(Home Integration System)’을 통해 차량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을 가정이나 전력망에 자유롭게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시스템은 미국에서 최초로 일반 소비자가 실제로 사용 가능한 양방향 충전 패키지로 제공된다.
선런은 이미 미국 전역에서 약 15만 개의 주택용 태양광 연계 배터리를 가상발전소(VPP)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일반 가정용 배터리 용량이 10~15kWh(킬로와트시) 수준인 반면, F-150 라이트닝 배터리는 98~131kWh로 최대 10배의 전력을 저장할 수 있어 가정 전력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분산형 전력망은 전력 생산·저장 장치를 지역별로 배치해 직접 전력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중앙 통합형인 가상발전소(VPP)와 구분된다. 선런과 BGE는 이러한 분산형 전력망 개념을 바탕으로 전기차의 방전 배터리를 전력자산으로 활용한 것이다.
BGE 청정에너지솔루션 디렉터 디베스트 굽타는 저장된 에너지를 가장 필요한 시간대에 공유함으로써 전력 시스템이 더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되며, 고객 전기요금까지 낮출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메리 파월 선런 최고경영자(CEO)는 이 시범사업은 차량 배터리가 국가 전력망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전기차가 가정 전력을 보조하고, 전력망에 전자를 추가하며, 유틸리티의 피크 수요를 충족하는 동시에 고객에게 추가 소득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을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62TWh 잠재력 품은 차량-그리드…EV·전력사 투자 경쟁 본격화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ational Renewable Energy Laboratory·NREL)에 따르면, 차량-그리드 시장은 참여율이 12%~43%에 불과하지만 2050년까지 32~62TWh(테라와트시)의 기술적 저장 용량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가 2050년 순배출 제로 달성을 위해 필요하다고 추정한 3.4TWh~19.2TWh보다 훨씬 큰 규모다.
이에 포드, GM 등 주요 EV 제조사들은 V2G 기술을 결합한 전기차 확대 전략을 이어가는 가운데, 전력사 역시 EV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적극 검토하고 있다. BGE는 향후 EV가 전력망 보조 기능을 수행할 핵심 분산형 자원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포드 글로벌 충전·에너지서비스 전무 빌 크라이더는 소비자에게 전기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절약과 수익 창출이 가능한 자산임을 알리는 것은 게임 체인저”라며 전기차가 가정을 넘어 전력망까지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은 고객, 전력사, 사회 전체의 이익”이라고 말했다.
선런 CEO 메리 파월도 이번 시범사업은 국가 전력망을 강화하고 미국의 에너지 독립을 앞당길 수 있는 차량 배터리의 핵심 역할을 보여준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