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5개 구 총선 판세 분석…22개 구 민주당 우세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4월 10일 치러지는 22대 총선이 88일 앞으로 다가왔다. 새해를 맞아 다양한 여론 조사가 쏟아지고 있다. 그 중 ‘여론조사꽃 서울 25개구 총선 판세 조사 보고서’에 소개된 여론조사 조사 기간은 지난해 11월 20일부터 12월 7일까지다. 이미 한 달 가량 지난 자료라는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한 달의 시차에도 불구하고 소개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첫째, 매주 정례조사를 하는 여론조사꽃과 한국갤럽의 최근 1년 동안의 조사에서 알 수 있듯이 정당 지지율이나 대통령 긍·부정 평가는 큰 변화가 없다. 한 달이 지났지만 큰 차이가 없다는 의미다. 아울러 전국민 대상 여론조사에서 서울의 표본 수는 200명 이하다. 여론조사꽃 표본 수는 1개 자치구에 500명씩 모두 1만 2500명이다. 표본이 모집단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
전화자동응답(ARS) 조사이지만 자료로서, 정보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정당 지지율은 무당층이 많은 전화면접 조사보다 ARS 조사가 여론의 흐름을 더 선명하게 보여주는 장점이 있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4.4%로 표본수 1000개일 때의 ±3.1%보다는 오차범위가 크다. 응답률은 보통 ARS 조사가 3%대(2.2%도 있다)에 그치지만 이 조사의 응답률은 가장 낮은 중구가 3.9%이고 가장 높은 도봉구는 5.9%였다.
여론조사는 유권자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통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통계는 표본오차가 있는 숫자이기 때문에 추정치로 읽어야 한다. 이를 감안해 서울지역의 22대 총선을 전망하는 데 활용했으면 한다. 여론조사꽃 조사에서는 숫자를 소수점까지 표시했지만 이 글에서는 소수점 이하는 반올림했다.
여론조사꽃 보고서 중 서울시 25개 구별 판세 종합
은평구 민주당 지지율 58%, 강남구 국민의힘 지지율 49%
22개 구에서 민주 오차범위 밖 앞서…서초‧강남 국힘 우세
여론조사꽃과 한국갤럽 전화 면접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은 전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표본 조사다. 따라서 서울시민의 정당 지지율 표본은 200명이 채 안 된다. 표본오차도 크고 정확도도 떨어진다. 여론조사꽃 서울지역 총선 판세 조사 보고서는 서울 시민 1만 2500명(1개 자치구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다른 조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먼저 서울 25개 자치구 정당 지지율부터 살펴보자.
서울지역 정당 지지율(25개 구청 평균)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51%, 국민의힘(이하 국힘) 36%, 무당층 7% 등으로 조사됐다. (참고로 ARS 조사는 전화면접 조사에 비해서는 무당층이 10%~20%포인트 낮다. 응답자들이 정치 고관여층으로 적극적인 의사 표현을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은평구는 민주당 58%, 국힘 28%, 무당층 7%로 민주당 지지율이 가장 높았다. 반면 강남구는 민주당 40%, 국힘 49%로 국힘의 정당 지지율이 가장 높게 나왔다. 국힘의 경우 강남구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지만 민주당 지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관악구나 구로구, 성북구 등이 아니라 은평구여서 다소 의외였다.
아래 표에서 알 수 있듯이 용산과 강남 서초 송파를 제외한 22개 자치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국힘 지지율보다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대로 강남구와 서초구는 국힘이 민주당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다. 반면 용산구와 송파구는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 양상이다. 용산구는 민주당이 국힘을 앞서고, 송파구는 국힘이 민주당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고 있다.
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11일 서울시선관위에 남은 날짜가 표시돼 있다. 2024.1.11. 연합뉴스
용산구와 송파구, 정당 지지율 오차범위 내 접전 예상
여론조사꽃 정당 지지율은 21대 총선 득표율과 닮은꼴이다. 따라서 22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4·10 총선에서 용산과 송파는 21대와 마찬가지로 서울지역 최대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용산구는 국힘(당시 미래통합당) 권영세 후보가 서울시 부시장 출신인 민주당 강태웅 후보를 꺾고 당선된 곳이다. 송파병 선거구는 민주당 남인순 후보가 국힘(미래통합당) 김근식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정당 여론조사만 놓고 보면 22대 총선도 21대 총선의 반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역구가 1곳인 용산구는 민주당이 국힘을 수치상으로는 앞서고 있지만 내용적으로는 불리한 지역이다. 정치성향이 보수라는 응답이 진보성향에 비해 6%포인트 높아 국힘에 유리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용산구와 송파구에 대해서는 뒤에 설명할 기회를 갖겠다.
용산구, 총선 전망에서는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격차 벌려
여론조사꽃은 조사에서 “다음 총선에서 어느 당 후보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으로 22대 총선을 전망했다. 총선 전망은 정당 지지율과 정비례하면서도 양당 지지율은 낮아졌다. 종로구만 유일하게 정당 지지율과 총선 전망이 같았다.
특히 접전이 예상되는 용산구는 두 정당의 지지율이 3%포인트 차이였으나 총선 전망에서는 민주당 44%, 국힘 39%로 그 차이가 5%포인트로 더 벌어져 민주당에 한 줄기 빛이 되고 있다.
정당 지지율과 마찬가지로 용산구와 강남 3구를 제외한 22개 구에서 민주당이 국힘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다. 강남구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0%, 국힘 49%이지만 총선 전망은 민주당 36%, 국힘 49%로 그 차이가 더 벌어졌다. 반대로 관악구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55%, 국힘 29%이지만 총선 전망은 55% 대 27%로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지지 정당이 열세인 지역의 유권자들이 투표를 포기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과 관련이 있다.
서울의 이념지형은 진보 28%, 보수 23%, 중도 38%
중도성향 유권자들은 국힘보다 민주당 지지 비율 높아
서울시에는 진보가 많을까. 보수가 많을까.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한 대목이었다. 여론조사꽃 서울 25개구 총선 판세분석 보고서는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을 제시한다.
중도성향이 38%로 가장 많고, 진보성향은 28%, 보수성향은 23%로 진보성향이 보수성향보다 5%포인트 높다. 전국적으로 진보와 보수는 엇비슷하다. 때론 보수성향이, 때론 진보성향이 많이 표집 된다. 여론조사에서 두성향의 차이가 2~3%라면 문제 삼지 않는다. 여론조사꽃 보고서는 서울에는 진보성향 시민이 보수성향 시민보다 평균적으로 5%포인트 더 많다는 것을 알려준다.
지역별로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용산구와 서초 강남 송파구에는 보수성향 시민이 많다. 종로구를 비롯한 20개 자치구에는 진보성향 시민이 더 많이 살고 있다. 강동구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진보성향과 보수성향이 동일하게 분포되어 있어 눈길을 끌었다.
서울에서 중도성향 시민은 적게는 32%(강서구)에서 많게는 43%(마포구)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중도성향 시민들이 두텁게 자리 잡고 있는데,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지표조사에서도 중도성향 유권자들이 진보성향이나 보수성향보다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일부 조사에서 보수성향이 중도성향을 앞서는 사례도 있지만 이러한 조사는 표본추출과 표본의 대표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표본추출에 문제가 있어 여론조사가 모집단을 대표하지 못하는 왜곡 현상, 쉽게 말해 ‘엉터리 조사’라고 생각하면 된다.
스스로 이념성향이 진보라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은 민주당을 비롯한 진보정당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보수성향이라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은 집권여당처럼 보수성향 정당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서울은 진보성향 유권자가 보수성향 유권자보다 많은 자치구가 20곳으로 민주당에 유리한 지역이다.
하지만 실제 선거에서는 32~40%에 달하는 중도성향 유권자들이 당락을 결정한다. 정치(이념)성향이 비슷한 분포를 보이는 강동구를 살펴보면 중도성향 유권자는 절반 수준인 49%가 민주당을 지지하거나 민주당에 투표할 의향이 있고, 36% 정도가 국힘을 지지하거나 투표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서울시 전 지역에서 중도성향 유권자들은 여당인 국힘보다 야당인 민주당 지지 비율이 높다. 이러한 차이가 정당 지지율과 선거에서의 득표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갑진년 새해 첫날인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2024.1.1 [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윤 대통령 서울지역 긍정 35%, 부정 63%
관악구 긍정 27% 최저, 강남구 47% 최고
21대 총선 전인 2020년 3, 4월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긍정평가는 45% 이상으로 부정평가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았다. 코로나 정국에서 보수언론과 야당은 코로나 대책에 대해 가차 없는 비판을 했다. 그러나 외신은 한국이 가장 코로나 대책을 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진실은 덮을 수 없었다. 21대 총선은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22대 총선이 임박한 지금 상황은 4년 전과 정반대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30% 초·중반에서 얼어붙었다. 부정 평가는 60% 이상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대통령 긍정평가는 27%에서 47%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이 가장 낮은 자치구는 관악구로 27%, 다음은 성북구와 은평구로 각각 29%이고, 강서구와 금천구가 30%, 중구 중랑구 마포구가 32%, 노원구 구로구 각각 33%, 광진 강북 양천 영등포 동작이 34% 등 15개 자치구의 대통령 지지율이 30%대 초반이다. 종로 성동 동대문 도봉 서대문 강동 등 6개구는 30%대 중·후반이다.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은 41%이고, 송파 43%, 서초 45%, 강남 47%로 용산과 강남 3구 4개구에서만 40%를 넘기고 있다.
부정 평가가 가장 많은 지역은 관악구로 70%이고, 성북 은평 구로구에서는 69%에 달한다. 용산을 비롯한 강남 3구에서도 부정평가가 50% 초·중반이다. 국힘이 텃밭 수성도 만만치 않다는 이유가 바로 대통령 부정평가에 있다.
서울의 대통령 긍정평가 평균치는 35%이고 부정평가는 63%다. 이러한 수치는 1년 이상 유지돼 지금까지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윤석열 정부는 이미 레임덕 초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어떤 정책을 내놓고 어떤 행동을 취하더라도 국민 다수가 믿지 못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정치 경제 국방 외교 문화 사회 등 어떤 분야도 국민의 눈높이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가진 자를 위한 감세 정책만으로는 대통령 지지율 반등은 기대하기 힘들다.
윤 정부는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윤 대통령이 최근 내놓는 정책은 다주택자 규제 완화, 재건축 규제 완화 등 특정 계층을 겨냥한 것들이다. 국가의 모든 시스템이 잘 돌아갈 때는 먹힐 수 있는 정책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가 그랬다. 지금은 국가가 위기 상황이다. 서울 시민과 국민들에게 다주택자 제재 완화는 어떤 감흥도 주지 못한다.
서울의 최대 격전지 용산구와 송파구
4·10 총선에서 ‘서울 빅매치’가 예상되는 용산구와 송파구의 총선 전망을 선거구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용산구는 국힘이 정당 지지율 수치는 낮지만 민주당과 오차범위 내에 있다. 오차범위 내에 있다는 것은 어느 당, 어느 후보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산구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5%, 국민의힘 42%(오차범위 내 ±4.4%)다. 정치성향은 진보 23%, 보수 29%로 보수성향 유권자가 6%포인트 많다. 중도성향은 39%로 서울의 평균값(38%)이라고 할 수 있다. 이념성향만 놓고 보면 국힘에 유리한 지역구임에 틀림없다.
대통령실 이전은 주민들 사이에도 호불호가 갈려 주요 변수가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긍정평가는 41%지만 국힘이 안심하기에는 부족하다. 부정평가는 57%로 60%에 육박한다. 총선 투표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무려 97%가 투표하겠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실제 투표율은 서울의 평균치보다는 높은 65~70%로 예상된다.
2020년 실시된 21대 총선에서 서울지역 투표율은 68.1%였다. 이 가운데 용산구의 투표율은 66.3%로 서울 평균보다는 조금 낮았다. 민주당 강태웅 후보가 6만 3001표(47.1%), 국힘(당시 미래통합당) 권영세 후보가 6만 3891표(47.8%)를 얻어 890표(0.7%포인트) 차이로 신승했다.
21대 총선에 비춰 봐도 이번 총선에서 어느 당이 승리할지 예측하기 힘들다. 21대 총선 투표율 등을 고려해 보면 민주당이 선전하기 위해서는 효창동 민주당 비교우위 지역에서 투표율을 평균치 이상으로 끌어 올리는 게 관건이다. 국힘 텃밭인 한강로동의 투표율은 71%로 서울의 평균치를 넘었지만 민주당 우세 지역인 효창동의 투표율은 55%에 그치는 등 우세 지역 투표율의 높고 낮음이 21대 총선의 당락을 결정지었다고 할 수 있다. 정당 지지율이 높게 나오더라도 지지층이 투표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 지역이 재미있는 것은 4·10 총선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할 것이냐는 총선 예측 조사에서 민주당 44%, 국힘 39%, 정의당 1.9%, 무소속 2.1%, 기타정당 3.9%, 모름 9%로 민주당과 국힘의 격차가 정당 지지율보다 2%포인트 더 벌어졌다는 점이다. 그러나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투표에서는 민주당 38% 국힘 38%로 동률을 기록했다. 정의당이 7%, 기타정당 7.8%, 모름 9%로 민주당이 6%포인트, 국민의힘이 1%포인트가 줄었다. 특히 민주당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진보성향 유권자들이 지역구 투표에서 민주당을 지지하고 비례투표에선 상당수가 정의당을 지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준석 신당이나 이낙연 신당이 나올 경우 비례대표 정당투표에선 양당 모두 유의미한 이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8일 국회에서 2024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4.1.8. 연합뉴스
송파 갑·을·병 모두 오차범위 내 치열한 경쟁
서울에서 가장 많은 유권자를 가진 송파구는 갑·을·병 3개 지역구에서 3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한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3%, 국민의힘 45%로 3%포인트 차이로 국힘이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고 있다.
21대 총선에서 송파갑은 국힘(당시 미래통합당) 김웅 후보가 51.2%를 얻어 48%를 얻은 민주당 조재희 후보를 3614표 차로 이겼다. 이 지역 투표율은 72.1%로 서울 평균보다 높았다.
지난 8일 국힘 송파갑 지역위원장이면서 현역인 김웅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불출마의 변에서 “국민의힘은 민주적 정당인지 묻는다. 제 답은 그렇지 않다”며 국힘 지도부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윤핵관’과 당 지도부를 향해 쓴소리를 해왔다. 국힘 현역의원이 당을 강력 비판하면서 불출마를 선언해 민주당으로서는 호재일 수 있다. 전체적으로는 민주당이 열세이지만 민주당 지지가 많은 동에서 국힘 강세지역과 비슷한 투표율을 보인다면 박빙의 승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윤 대통령과 친구 사이로 알려진 석동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전 사무처장이 이 지역 출마를 선언했다. 석 전 처장이 후보가 되더라도 만만한 곳은 아니다.
송파을은 국힘(당시 미래통합당) 배현진 후보가 50.5%로 민주당 최재성 후보(46%)를 6309표 차로 이긴 지역이다. 정의당 안숙현 후보는 4330표를 가져갔다. 투표율 역시 격전지답게 72%를 기록했다. 민주당 최재성 후보가 오래전에 불출마를 선언해 민주당 예비주자들이 물밑 경쟁을 하고 있다. 민주당 열세지역이지만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최명길 후보가 당선돼 파란을 일으켰던 곳이다. 야당이 단일 후보로 싸우게 되면 국힘이 만만하게 볼 지역은 아니다. 민주당이나 국힘이나 우세지역 투표율이 당락을 결정할 수 있다.
송파병은 민주당 남인순 후보가 53.2%를 득표해 국민(당시 미래통합당) 김근식 후보(43.2%)를 여유롭게 따돌렸다. 표 차는 무려 1만 3920표나 됐다. 투표율은 70.3%로 서울의 평균치를 웃돌았다.
여론조사꽃은 2개 권역으로 나눠 조사를 했다. 거여1‧2동, 마천1‧2동, 오금동 등 민주당이 우세한 송파병 지역구가 포함된 권역1에서는 정당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이지만 민주당 44%, 국민의힘 42%로 오히려 민주당이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힘에서 누가 후보가 될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여론조사 결과는 21대 총선과 비슷한 결과를 가리키고 있다.
국힘 우세 지역인 잠실동이 포함된 권역2에서는 민주당 42%, 국민의힘 47%로 국힘이 앞섰다. 하지만 권역1, 권역2 모두 오차범위 내에 있다. 21대 총선에서는 송파구에서 민주당이 1석, 국힘(미래통합당)이 2석을 차지했지만 민주당 후보 3명의 득표수가 국힘 3후보의 득표수보다 많았다.
서초 갑·을 국힘 절대우세, 강남을은 빅매치 예상
서초구는 국힘의 아성이어서 민주당이 넘보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지역구다. 하지만 강남구 3개 지역구 가운데 강남을은 이미 보수 아성이 무너진 곳이다.
21대에서는 민주당 전현희 후보와 국힘(당시 미래통합당) 박진 후보가 맞붙었다. 박 후보가 전 후보를 4000여 표 앞섰다. 그러나 전현희 후보는 20대 총선에서 이미 승리를 경험한 곳이다. 국힘이 결코 안심할 지역은 아니다. 민주당에선 당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상당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진교훈(왼쪽), 국민의힘 김태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3일 각각 서울 강서구 방화사거리와 화곡역 교차로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2023.10.3. 연합뉴스
서울 41개 선거구, 민주당 오차 범위 밖 우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에서 확인된 민심
민주당은 21대 총선에서 서울 49석 가운데 국힘 8석을 제외하고 41석을 차지했다. 여론조사꽃 보고서는 22대 총선이 지난 총선과 비슷한 결과를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는 41개 선거구에서 국힘 후보보다 1만표 이상, 많게는 4만표 이상 차이로 승리했다. 김민석 의원 지역구인 영등포을과 진선미의원 지역구인 강동갑이 그나마 접전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서도 각각 5000표 이상 차이가 났다.
22대 서울지역 총선이 21대 총선과 비숫한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희망 사항이거나 단순한 예측이 아니다. 여론조사꽃 총선 보고서와 선거 결과 등 다양한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다.
중요한 지표 가운데 하나는 지난해 10월 치러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다. 구청장 보궐선거 전에 실시한 여론조사꽃 전화면접 조사와 실제 선거에서의 후보별 득표율, 최근 여론조사꽃 ARS 여론조사 보고서, 그리고 2020년 21대 총선 결과와 2022년 지방동시선거 결과를 비교 분석, 강서구민의 마음을 들여다봤다.
여론조사꽃은 지난해 9월 21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10월 11일)를 앞두고 강서구민을 상대로 전화면접 조사(CATI 방식)를 실시했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8%, 국민의힘 28%로 20%포인트 차였다. 무당층은 19%였다. 오차범위는 500개의 표본으로 조사를 했기 때문에 ±4.3%, 응답률은 10%였다.
지지 후보를 묻는 질문에는 민주당 진교훈 후보 43%, 국힘 김태우 후보 27%로 16%포인트 차이가 났다. 지지 후보 없음, 무응답은 23%로 나타났다.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5%포인트 줄어들고 후보 없음이 4%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국힘 후보 지지에는 거의 변화가 없다.
선거 결과는 민주당 진교훈 후보가 유효투표의 56.5%를, 국힘 김태우 후보는 39.4%를 얻었다. 두 후보의 표 차는 4만 4111표(17.1%포인트)였다. 진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강서구민은 43%(당 지지율 48%)인데 진 후보는 56.5%의 득표를 기록했다. 정당 지지율보다 실제 득표율이 더 높은 것은 무당층이 진 후보에게 투표를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투표율의 높고 낮음도 두 후보의 격차에 영향을 미친다. 선거 결과는 앞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17.1% 차로 민주당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만약 보궐선거의 투표율이 48.7%가 아니라 21대 총선처럼 68%였다면 두 후보의 득표율 차이는 조금 더 벌어졌을 것이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를 보면 21대 총선 결과와 너무나 닮았다. 21대 총선 강서갑 투표율은 66%로 서울 평균을 조금 밑돌았다. 민주당 강선우 후보는 55.9%를 득표하고, 국힘(당시 미래통합당) 구상찬 후보는 38.3%를 얻었다. 두 후보의 차이는 17.6%포인트 차이였다. 강서을 지역구에서는 민주당 진성준 후보가 56.2%, 국힘(당시 미래통합당) 김태우 후보가 36.6%를 얻었다. 역시 두 후보의 차이는 19.6%포인트 차였다. 정치귄 일각에서 구청장 보궐선거에서 18%포인트 차이가 날 것이라고 전망한 근거가 바로 여기에 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4년 전 미래통합당(현 국힘)에 대한 비판 여론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빗댄 예측치였다. 선거 결과는 예상치를 벗어나지 않았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는 21대 총선 강서 갑·을 투표 결과의 데자뷔라고 할 수 있다.
김태우 후보는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36.6%를, 이번 선거에서 전 구민을 상대로 39.4%를 얻었으니 두 선거만 비교하면 선전한 셈이다. 그러나 2022년 지방동시선거에서 구청장 후보로 나섰던 김 후보는 51.3%를 득표해 48.69%를 얻은 민주당 김승현 후보를 꺾고 구청장에 당선됐다. 당시 투표율은 51.7%로 이번 보궐선거보다는 조금 높았다. 김태우 구청장은 지난해 5월 공무상비밀누설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당선무효가 되면서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그를 사면 복권한 뒤 구청장 출마 자격을 줬고 실제 공천으로 이어졌다.
정치전문가들은 구청장 보궐선거에 김태우 후보를 공천한 것이 결정적 패착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실제 득표율을 보면 표는 얻을 만큼 얻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윤석열 정부에서 떠나간 서울 민심이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민심이 떠난 현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한 사례일 뿐이다. 김태우 후보를 공천한 게 들끓는 민심에 기름을 부은 역할은 했지만 분석 자료를 보면 최대치의 득표를 했다고 할 수 있다.
임기 시작 3개월째인 2022년 8월부터 한국갤럽 조사에 의하면 윤 대통령 지지율은 20%대로 떨어졌다. 이준석 전 국힘 대표 당원권 직무정지, 도어스태핑 잠정 중단 및 재개, 행안부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갈등, 민주당 순회경선, 주호영 국힘 비대위 출범, 이준석 비대위 가처분 신청, 김순호 경찰국장 밀정 의혹, 김건희 논문 논란 지속 등을 겪으며 대통령 지지율이 추락했다. 이후 약간의 반등은 있었지만 30% 초·중 반대에서 고착됐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통해 확인된 서울 민심은 하루아침에 개선되지 않는다. 국힘은 강남 3구 수성도 힘겨워질 상황이다. (기사에 거론된 여론조사 결과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관위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