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새출발 이끄는 김영섭, 대대적 쇄신 나서나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난 9월 열린 GSMA M360 APAC 행사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김영섭 KT 대표는 통신사업자의 변화와 쇄신을 강조하는 발언을 했다. /사진=KT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올해 KT의 조직·인사개편이 대대적인 쇄신으로 가닥이 잡힌 가운데 그 규모와 외부 인사 영입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인사는 경영 공백으로 인해 2년 만에 이뤄지는데다 KT는 안팎의 여러 이슈로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공기업 성향이 강한 KT가 과거 조직문화에서 탈피하고 혁신하려면 욕먹을 각오로 앞장서서 조직을 이끌 임원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KT 내부인사 후 이어질 계열사 인사도 주목된다. KT알파·지니뮤직·KT 스카이라이프 등 내년 초 임기 완료를 앞둔 계열사도 많아 인사폭이 역대 최고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에서는 이번 인사를 통해 김 대표의 '디지털 퍼스트' 전략이 구체화될 거라는 기대감도 높다.
과거 구현모 전 KT 대표가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의 도약을 일컫는 '디지코' 전략을 강조했다면 김 대표는 이를 일정 부분 계승하면서도 차별화한 김영섭표 KT의 성장 비전을 제시하며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는 한편 기업 가치를 제고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가 놓여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30일 전후로 KT의 내년도 조직·인사개편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인사는 취임한지 약 3개월된 김영섭 대표의 첫 인사라는 점과 변화의 폭이 클 것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조직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올해 인사에 더욱 시선이 가는 이유는 일감 몰아주기 의혹으로 자진 사퇴한 구현모 전 대표의 흔적을 지우고 새로운 KT를 위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진행될 거라는 점에서다.
앞서 김 대표는 KT의 새 대표로 취임한 후 이틀 만에 첫 인사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일감 몰아주기나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과 관련 있는 임원진인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 신현옥 경영지원부분장(부사장),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사장)을 보직해제하고 현재까지 전무급 임원이 직무대행 형태로 운영중이다.
이들 세명이 이권 카르텔로 지목된 주요 인사라는 점에서 이달 말 진행될 후속 인사에서도 이같은 기조가 반영될 확률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최근 KT 자회사인 KT클라우드는 현대자동차 관계사인 지분을 정상가보다 비싼 값에 매입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관련 사안에 연루된 경영진 교체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구 전 대표의 흔적을 지운 빈 자리는 김 대표가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해온 디지털 퍼스트에 적합한 인재가 전진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연공서열보다는 그간의 직무성과와 향후 성장 가능성에 따른 젊은 구성원들이 발탁될 가능성도 높다.
김 대표는 지난 8월30일 취임 후 외부 일정을 최소화하면서도 일부 공식석상에서 향후 경영 전략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여러 차례 내놓으며 이같은 가능성을 내비쳤다.
먼저 취임 직후 KT 분당사옥에서 가진 임직원과의 미팅에서는 “고객을 최우선으로 두고 ICT 경쟁력 제고와 함께 본업인 통신 사업도 단단하게 만들어 가야 한다”고 밝혔다. 앞선 취임식에서는 “나이와 직급에 관계없이 뛰어난 역량이 있으면 핵심 인재로 우대할 것”이라며 “KT를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에 있어 최고 전문가 집단으로 도약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일환으로 우선 통신사로서 통신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는 인사 개편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김 대표는 취임식 후 이사회 구성원들과의 만남 자리에서 '1등'이라는 단어를 여러번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통신업계의 리더십을 확고히 해 본업인 통신에서의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KT는 최근 이동통신(MNO) 회선 수 문제로 경쟁사인 LG유플러스와 2-3위 논쟁을 벌였다. 정부가 지난 9월 발표한 무선통신서비스 통계에서 만년 3위인 LG유플러스가 사물지능통신(IOT)에서의 가입자를 대량 유치하며 KT를 추월한 것이다. 게다가 2년전 통신상품과 관련된 커스터머 부문에서의 인사 변화폭이 적었다. 이에 통신 본연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혁신안이 이번 인사 개편에서 가시화될 거라는 전망이다.
통신과 IT를 융합한 혁신적 서비스 도출과 미래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 인공지능(AI)외에 스마트시티, 디지털 헬스케어 등 신사업에서 외부 인재를 영입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 대표는 지난 9월 열린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양(M360 APAC) 콘퍼런스에서 "IT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발굴해야 통신 역량 자체도 높아진다"며 "KT와 더불어 혁신하고 같이 가는 게 기본이지만 신사업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외부에서 데려올 수도 있다"라며 인재 영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지난 KT의 인사개편을 살펴보면 구 전 대표의 체제 하에서는 안정을 기반으로 소폭의 변화만 있었고 대부분의 임원진이 유임됐다"며 "김 대표가 LG CNS 사장 시절 기업 체질 개선을 위해 큰 폭의 조직 개편을 단행한 이력이 있는데 이번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