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완수사권 폐지 못박았지만…입법 시기는 우려 [뉴스] 김민석 국무총리가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검찰개혁 관련 현안 브리핑에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다고 밝히고 있다. 2026.6.25. 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가 25일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쪽으로 정부 입장을 최종 정리했다고 밝혔다. 정부 입법안은 별도로 제시하지 않고 국회 논의 결과에 따르기로 했다. 전당대회 출마를 앞둔 김 총리가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 입장을 밝히면서, 검찰개혁 선명성을 두고 차기 당권주자들 간 경쟁이 과열될 여지를 줄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여당이 당대표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전당대회 국면과 맞물려 입법 시기가 뒤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후속 입법이 늦어지지 않도록 전당대회와 별개로 당내 논의 기구를 띄울 필요성이 제기된다.
김 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을 통해 저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은 폐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 왔다 며 그간 정부에서 논의하고 청취한 다양한 의견을 감안해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다 고 밝혔다. 이어 정부의 기본 입장을 당에 전달하겠다 면서 정부가 별도의 입법안을 제시하기보다는 국회의 논의와 결정을 존중하도록 하겠다 고 했다. 김 총리는 정부안을 제출하지 않고 국회에 공을 넘긴 데 대해선 구체적인 제도 설계와 입법은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에서 충분한 논의와 숙의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이라며 국회에서 입법이 이루어지면 정부는 그 결정에 따라 필요한 후속 조치를 충실히 이행하도록 하겠다 고 말했다.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총리는 지난달 보완수사권 폐지를 전제로 논의하라고 지시했고,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 추진단(추진단)은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법안, 존치하되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법안 등을 복수로 검토했다가 최종적으로 폐지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 총리는 지난 22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도 개인적으로 보완수사권 폐지가 현 시점에서는 불가피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대통령은 여러 차례에 걸쳐서 최소한의 예외는 필요하지 않겠는가,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국민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생기지 않겠는가(라고) 말씀하셨다 면서도 (예외적으로 존치해야 한다는) 대통령 본인의 생각과는 별도로, 워낙 검찰이 그동안 믿지 못할 일을 해왔기 때문에 일단 지금은 딱 자르는 게 좋겠다는 국민 여론이 상당하니 국회로 보내 (보완수사권) 폐지로 결론 나면 괜찮지 않겠냐고 생각하시고 있는 것도 사실 이라고 설명했다.
25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 타임캡슐이 놓여 있다. 지난 1995년 8월 4일 대검찰청은 근대사법 도입 1백주년과 대검청사 이전을 기념해 사건-사고에 대한 검찰의 수사내용등을 담은 검찰 타임캡슐 을 별관 앞에 매설, 4백년뒤 후손들에게 공개하기로 했었다. 한편 이날 김민석 국무총리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다고 밝혔다, 2026.6.25. 연합뉴스
김 총리가 이날 보완수사권 폐지로 정부 입장을 최종 정리하면서, 8월 전당대회 과정에서 검찰개혁 선명성을 두고 당 내부가 분열될 여지를 상당 부분 줄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기 당권주자들도 일차적으로 환영 의사를 밝혔다. 김 총리와 당권 경쟁이 예상되는 정청래 전 대표는 정부 입장이 발표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환영한다 며 국회에서 불가역적 완전폐지를 할 테니 (정부) 시행령도 완벽한 폐지로 준비해달라 고 했다. 당대표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김용민 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의 최종 입장을 환영한다 면서 이제 당과 국회가 신속하게 논의해서 바람직한 개혁안을 정리하자 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 입장을 보완수사권 폐지로 정리한 데 대해 정부안을 내면 정쟁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 면서 (정부안을 내지 않은 것은) 정치화하지 말라는 뜻 이라고 전했다.
김 총리의 발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한층 명확히 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유럽·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순방 성과 브리핑에서 (보완수사권 폐지가) 너무나 예민하고 또 많이 오염된 주제라는 측면이 있고, 이미 이게 정치적 슬로건으로 활용되는 측면이 없지 않기 때문에 우리(청와대)가 끼는 것도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면서, 보완수사권 문제를 지지층 결집을 위해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데 대한 우려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무조건 이게 진리라고 하는 거라든지, 이걸 가지고 내가 정치적인 이익을 한번 챙겨봐야지, 이렇게 접근하지 않는다면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해서 해결할 수 있을 것 이라며 예외적인 부분은 예외적으로 접근하면 되는 것이다. 너무 그걸 키울 필요는 없겠다 고 했다.
다만 오는 10월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입법이 늦어져 혼란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안도 제출되지 않은 데다가, 8·17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병도 당대표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돼 사실상 관리 모드 인 상황에서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검찰개혁이 전당대회와 맞물려 있는 만큼 권한대행 체제에서 키를 쥐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도 어렵다.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이 마쳐지지 않은 점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위한 당내 기구도 구성되지 않은 점 역시 신속한 입법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익명을 요구한 율사 출신 민주당 의원은 시민언론 민들레와 통화에서 김민석 총리가 숙의를 하자고 했는데 전당대회까지 (논의가) 멈춰버리게 되면 하나마나한 얘기가 될 수 있다 며 법안을 빨리 마련하기도 힘들다 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 보완수사권 폐지라고 입장을 냈기 때문에 (당대표) 리더십이 부재더라도 이미 나온 안들이 있으니 빠르게 논의할 수 있다 며 (전당대회 별개로) 당내에 논의할 기구라도 만들어야 한다 고 말했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전북 정읍시 아우름캠퍼스에서 열린 전북지역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2026.6.25. 연합뉴스
청와대와 정부는 검찰개혁과 관련해 정쟁을 최대한 피하려는 모습이지만, 차기 당권주자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입법 시기 를 두고 신경전을 벌어지는 양상이다.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해 온 정청래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정부안에 대해 환영 의사를 밝힌 뒤, 다시 글을 올리고 정부안으로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가 국회로 왔으면 제일 좋았을 것 이라며 국회로 떠넘겼으니 이제 그럼 지금 당장 하자 에 대한 답을 해야 한다. 혹시 시간끌기 작전인지 살펴봐야 한다 고 적었다. 그러면서 나의 답은 지금 당장, 제헌절 전에 끝내자 라고 덧붙였다. 신속한 보완수사권 폐지로 검찰개혁과 관련한 선명성을 지지층에게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김 총리는 보완수사권 폐지 추진 시기를 두고 당에서 연기 요청을 했다며 엇갈렸다. 2차로 나눠서 검찰개혁을 실시한다는 당정 합의가 있었다. 우상호 정무수석이 있을 때의 합의였다. 그 당정 합의에 따라서 지난 1차 개혁안(1차 입법예고안)은 당과 협의했던 내용과 시기에 따라서 제출했다. 1차 입법예고안을 제출한 내용도, 시기도 당과의 협의를 거친 것이었다. 1차 개혁안의 처리 과정을 지켜보면서 2차 개혁안을 애초의 당정 합의보다도 시간을 당겨서 조속히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는 판단이 들어서 5월에 처리하려고 했다. 그것을 당에 제안했으나 당의 요구로 이를 연기했다.
김 총리는 그러면서 정부 내의 다양한 견해를 정리하되, 국회의 자유로운 논의를 위해 별도의 정부안을 제출하지 않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바람직하겠다라고 판단한 것이 별도의 정부안을 제출하지 않는 이유 라고 반복해서 강조하며 필요하다면 국회 논의 과정에서 그간 정부에서 청취한 여러 가지 의견들을 참고로 지원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고 덧붙였다.
전대 앞두고 성사된 이재명-문재인 회동…분열 수습될까
한편 이날 오후 1시 50분 김 총리가 보완수사권 페지와 관련한 정부의 최종 입장을 발표한 데 이어, 1시 55분 청와대 춘추관에선 강유정 수석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초청해 다음 달 1일 청와대에서 오찬을 함께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 부부, 권양숙 여사, 문재인 전 대통령이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도식에 입장하고 있다. 2026.5.23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이어 이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의 회동이 발표되면서, 정치권에선 최근 여권 분열이 위험 수위에 달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방선거 이후 차기 당권을 두고 지지자들끼리 멸칭을 섞은 비난을 주고받을 만큼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데 대해 전·현직 대통령이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언론 등에서 전당대회를 친명 대 친문 극한 구도로 몰고가면서 내부 갈등은 극심해지는 양상이다. 이에 두 대통령이 직접 만나 화합과 관련한 메시지를 발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에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여권의 분열과 관련, 원수 싸우듯이 하지 말라 며 같은 입장에 있는, 같은 진영이라고 하는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들끼리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전쟁을 해야 되겠느냐 고 말한 바 있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 회동에 대해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통령은 다양한 행사에서 이미 여러 번 조우했던 적은 있다. (두 대통령은) 열린 주제로 만나게 된다 며 국정 현안 전반과 국제 정세와 관련해서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고 전했다.
이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의 만남은 지난달 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도식 이후 39일 만이며, 청와대에서 회동하는 것은 이 대통령 취임 뒤 처음이다.김성진 기자 mindle1987@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