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도 기후 리스크 ‘실사’ 대상…아폴로, 투자 전 자산 단위 평가 확대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사진=제이시 프리불스키 아폴로 CSO 링크드인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가 극단적 기후 현상이 자산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정교하게 반영하기 위한 리스크 평가 프로세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제이시 프리불스키 아폴로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CSO)는 사모펀드(private equity)와 사모신용(private credit) 부문 모두에서 물리적 리스크와 전환 리스크에 대한 바텀업(bottom-up) 자산 단위 평가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로 인한 혼란은 운영비용, 공급망, 보험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금융 리스크 요인이 훨씬 더 즉각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거래 전 ‘자산 단위’ 기후 리스크 점검…가뭄·홍수·폭염·산불 노출도 등 평가
홍수·산불·폭풍 등 자연재해로 인한 물리적 자산 피해가 증가하는 가운데, 아폴로는 기존의 톱다운(top-down) 방식 분석에서 나아가 거래 체결 이전에 자산 및 기업 단위의 리스크를 정밀하게 점검하는 체계를 확대했다.
프리불스키는 최근 아폴로가 ‘급성 및 만성 기후 위험’이 자산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모기지 포트폴리오의 대출 단위부터, 실물자산 중심 산업에서 가뭄·홍수·폭염·산불 노출도를 평가하는 작업까지 포함된다. 이러한 리스크가 담보가치와 현금흐름의 지속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 발전과 데이터 접근성 개선으로 아폴로는 기후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리적·전환 리스크 측정 방식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프리불스키는 모든 자산군에 걸쳐, 모든 거래에 통합되고 있다”고 밝혔다.
극단적 기후 사건은 자산가치를 단기간에 급변시킬 수 있다. 재보험사 스위스리에 따르면 2025년 자연재해로 인한 전 세계 보험 손실액은 1070억달러(약 157조6220억원)에 달했으며, 총 경제적 손실은 2200억달러(약 324조820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됐다.
모니카 닌겐 스위스리 미국 손해보험 부문 CEO는 자연재해 손실 증가는 더 이상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라 새로운 기준선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인프라 투자에도 영향…에너지 효율성, 전력 조달, 물 사용 등 검토
기후 리스크 평가는 인공지능(AI)을 구동하는 데이터센터와 같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아폴로는 스트림 데이터 센터(Stream Data Centers)의 지분 과반을 인수하는 등 해당 분야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프리불스키는 데이터센터를 검토할 때 전력은 가장 큰 운영비 중 하나이기 때문에 핵심적인 고려 요소”라며 에너지 효율성과 전력 조달 방식을 평가하는 동시에, 물의 조달·사용·재활용 방식도 함께 검토한다. 설계에 따라 비용, 규제 노출도, 회복탄력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리스크 정량화 노력은 사모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은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신규 및 기존 투자 대상의 분석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신용 기후 리스크 모델을 도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KKR은 또한 TCFD 보고서에서 기후 조건의 변화와 이에 대한 대응 또는 대응 실패는 인프라와 대응 역량을 전반적으로 압박하거나 고갈시킬 수 있으며, 보험 비용을 포함한 각종 비용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증권사 제프리스는 현재 즉각적인 영향을 받는 산업으로 부동산, 보험, 유틸리티가 꼽았다. 이미 보험료 상승, 자산가치 하락, 보험 접근성 저하가 나타나고 있으며, 대형 재해가 발생할 경우 공급망은 즉각적이고 치명적인 혼란에 직면해 기업과 투자자 모두의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모시장, 장기 보유 성향이 강한 만큼 기후 리스크 중요해
월가의 은행들 역시 극단적 기후 충격을 다른 금융 리스크와 동일한 관점에서 다뤄야 한다는 인식 아래 관련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의 사라 카프닉 글로벌 기후자문 총괄은 투자자들은 기후 변화가 보유 자산에 미치는 영향을 인플레이션, 부채 상환 비율, 정치적 리스크를 평가하듯 분석해야 한다”며 기후 변화는 현금흐름과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인식이 이제 금융시장에 본격적으로 유입되고 있으며, 현명한 투자자들로 하여금 장기적으로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관점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카프닉은 수년간 자산을 보유하려는 투자자일수록 기후 리스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평균적으로 장기 보유 성향이 강한 사모시장 투자자들의 특성과도 맞닿아 있다.
MSCI가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물리적 리스크는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포트폴리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MSCI는 2조 달러 규모의 상장주식 분석 결과, 전체 기업의 55%가 이미 심각한 물리적 기후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카프닉은 투자자들이 물리적 리스크를 언젠가 걱정해야 할 문제로 여기는 대신, 이미 시장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