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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농협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 재고할 필요 있다

농협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 재고할 필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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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4일 마포구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6.4.4 연합뉴스 지난 1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더불어민주당과의 당정협의회에서 여러 가지 농협 개혁방향을 논의했다. 그 중 하나로 농협중앙회장 선거 방식을 현행 ‘조합장 직선제’에서 ‘조합원 직선제’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2028년부터 농협중앙회장을 전국의 농협 조합원 187만 명이 직접 선출하도록 법 개정이 추진될 예정이다. 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는 2028년 3월 예정된 차기 회장 선거부터 도입되고, 차기 회장 임기는 4년에서 3년으로 줄이며, 2031년부터는 전국 동시조합장 선거와 중앙회장 선거를 함께 실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는 전농(전국농민회총연맹) 등 일부 농민단체에서 주장해 왔던 내용이다. 농협중앙회의 운영 실태 전반과 비리 등에 실망하고 분개한 농업인들이 조합원 직선제가 농협중앙회를 농민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게 하는 수단으로 여기게 만들었다. 전농 등이 분개하는 것 중에는 강호동 회장의 뇌물 수수 의혹도 있다. 강 회장은 2023년 말 농협중앙회장에 출마해 당선이 유력하던 시기에 농협중앙회 계열사와 거래 관계에 있는 용역업체 대표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뇌물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경찰은 지난해 10월부터 강 회장을 압수수색하고 뇌물 사건과 엮인 강 회장의 측근을 조사해 왔다. 경찰은 지난 4일 강 회장을 처음 소환해 18시간 넘게 조사했다. 그래서 전농 등의 주장에 심정적으로 공감이 가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조금 거리를 두어 냉정하게 돌아보면, 농협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는 문제점이 없지 않다. 자칫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불태우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크다. 문제점이 대단히 많지만, 여기에서는 간략히 세 가지로 정리해 설명해 보려 한다.  첫째, 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는 사단법인에 관한 법리에 적합하지 않다. 왜냐하면, 농협중앙회와 회원 조합은 모두 사단법인성을 갖는데, 중앙회장 선거권을 ‘조합장’에게 부여하지 않고 ‘조합원’에게 부여하는 것은 사단법인에 관한 법리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단법인이란 ‘일정한 목적을 위해 결합한 사람들의 단체로서 법인격을 부여받은 것’을 말하는데, 사단법인은 ‘구성원(‘사원’이라 부르기도 한다)’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 그리고 사단법인 운영에 관한 중요한 의사(임원 선출, 정관 변경 등)는 ‘구성원들의 의결’을 통해 자율적으로 결정된다. 그런데, 지역농협의 ‘구성원’은 ‘조합원’이고, 지역농협의 연합단체인 중앙회의 ‘구성원’은 법인인 ‘회원조합’이다. 농협법 제19조는 지역농협의 구성원을 ‘(농업인인) 조합원’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농협법 제115조는 중앙회의 구성원을 ‘회원(지역조합, 품목조합, 품목조합연합회)’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지역농협 조합장을 선출하는 선거권은 지역농협의 구성원인 ‘조합원’이 갖는 것이 합당하고, 중앙회장을 선출하는 선거권은 중앙회의 구성원인 ‘회원조합’이 갖는 것이 합당하다(중앙회의 구성원인 ‘회원조합’은 법인이기 때문에 선거권의 행사는 그 회원조합(법인)의 대표권자인 ‘조합장’이 행한다). 부연하자면, 중앙회의 구성원은 ‘조합원’이 아니고 ‘회원’이기 때문에 중앙회장을 선출하는 선거권은 ‘회원’이 갖는 것이다(선거권의 행사는 조합의 대표인 ‘조합장’이 행한다). 즉, 중앙회의 구성원이 아닌 ‘조합원’이 조합의 연합단체인 ‘중앙회’의 대표자를 선출하는 선거권을 갖는 것은 사단법인의 법리에 부합하지 않다. 덧붙이자면, 전국의 모든 회원조합(약 1100개)의 조합장들이 모여 중앙회장을 선출한다면 이것이 바로 ‘직선제’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조합장이 중앙회장을 선출하는 현행 제도’를 ‘간선제’라 부르면서 ‘조합원이 중앙회장을 선출하도록 하는 것’을 ‘직선제’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는 사단법인은 구성원의 의사에 따라 운영돼야 한다”는 사단법인의 법리를 심각하게 오해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중앙회의 구성원인 ‘회원조합’이 중앙회장을 선출하는 것이 직선제이지 중앙회의 구성원이 아닌 ‘조합원’이 중앙회장을 선출하는 것을 직선제라 칭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조합의 구성원이 ‘조합원’이고 중앙회의 구성원은 ‘회원조합’이라고 하는 것은 농협법상 ‘목적규정’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농협법 제13조는 지역농협의 목적을 조합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 향상 도모”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13조는 중앙회의 설립목적을 회원의 공동이익의 증진과 그 건전한 발전 도모”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조합은 조합원을 위해, 중앙회는 회원조합을 위해” 설립·운영돼야 하는 것이다. 부연하자면, 중앙회는 회원조합의 발전을 지원해야 하고, 조합이 조합원의 발전을 지원해야 하는 것이다. 중앙회는 조합원의 발전을 직접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회원조합의 발전을 도모함으로써 회원조합들이 조합원들에 대한 지원을 잘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둘째, 농협의 운영이 정치화될 것으로 염려된다. 전국 단위 선거이기 때문에 정치권이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직·간접으로 개입하게 될 것이고, 그에 따라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여야 정당의 대리전이 될 우려가 크다. 중앙회장 후보자도 정치권에서 미는 사람이 될 것이다. (1958년 4월 7일 농협중앙회 창립총회에서 초대 중앙회장을 선출할 때에도 당시 정치권(자유당)의 영향이 강하게 미쳤다고 하는 기록이 있다) 더욱이 농협중앙회장을 조합원 직선제로 뽑게 되면, 다른 협동조합(예 : 수협, 중소기업협동조합, 신협,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엽연초생산협동조합,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등)의 중앙회장도 조합원 직선제로 변경하라는 조합원들의 요구가 비등하게 될 것이고, 이에 따라 이들 중앙회장도 조합원 직선제로 선출하게 되면 전국 단위 협동조합 선거가 자주 실시될 것이므로 협동조합 중앙회장 선거가 온통 정치판이 될 우려가 크다. 셋째, 그 밖에도 여러 문제점이 예상된다. 예컨대, ‘사업체’를 본질로 하는 경제활동단체로서의 협동조합의 정체성에 부적합한 측면이 있고, 선거관리가 복잡해지고 과도한 비용이 수반될 것이며(농식품부는 중앙회장 선거에 약 19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한다), 후보자들의 선거운동에 소요되는 비용도 클 것이기 때문에 자칫 돈 선거, 부패·혼탁선거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임직원을 상대로 한 후보자들의 음성적 선거자금 모금이 종전보다 더욱 확대될 것이고, 당선된 후에 ‘도와준 사람’에 대한 보은 및 논공행상도 더 커질 것이다. 또한, 협동조합 내부에 ‘협동’의 분위기는 사라지고 조합원들 간에 분란·갈등·반목이 발생하게 되고, 임직원 및 조합원 간에 파벌이 발생하고 선거후유증도 매우 클 것이다. 그리고, 후보자들이 과도한 인기영합적 ‘퍼주기식’ 공약을 남발할 것으로 우려된다. 또, 불법선거에 대한 수사, 재판으로 협동조합 운영 전반에 불안정을 초래하고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우려가 크다. 한편, 농협 개혁을 추진할 때마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방식을 이렇게 저렇게 바꾸는 것은 법적 불안정성을 초래한다. 모든 제도에는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제도 변경에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특히, 어떤 조직의 문제점과 병폐는 제도의 부실함에서 오는 경우도 있지만, 운영하는 사람의 잘못 때문에 생기는 경우도 많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 하더라도 그 제도를 악용하려고 드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라 좋은 제도가 꼭 좋은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필요하면 제도를 바꿔야 하겠지만, 동시에 임원의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선관주의의무)’가 충실하게 이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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