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원은 내 아이 돌려달라” 아직도 이런 일이...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47세 유지숙 씨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겪었다. 결혼해 아이들만큼은 사랑을 다해 키우겠노라는 깊은 의지를 다지며 살아왔다. 하지만, 배우자의 무능과 폭력으로 인해 이혼 절차를 밟아야 했다. 아이를 키우면서 손찌검조차 하지 않은 그녀는 세 자녀를 혼자 키운다.
초등학교 고학년인 큰아이에게 생후 19개월 된 막내를 잠깐 맡기고 1시간 20분 볼 일을 봤는데 ‘아동 학대 사건’으로 번졌다. 유씨는 지금도 시설과 지자체를 들락거리며 아이를 찾아오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지만, 시설은 아이들을 돌려줄 생각이 없다.
예전에 큰아이가 두세 차례 무단 지각을 한 것도 아이를 빼앗긴 이유가 되었다. 담임의 신고로 아동보호 전문기관에서 집을 방문했는데, ‘어린 세 자녀를 키우는 집이 깨끗하지 못하다’는 꼬투리를 잡았다. 수급비로 아이 돌보는 것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아동보호시설인 고아원 등도 수급비로 아이를 키운다. 부모가 수급비로 아이를 키우는 것은 문제 삼으면서 시설이 수급비로 아이를 키우는 것은 문제 없느냐’고 항의했지만 그들은 입을 다물었다. 결국 원가정 우선 보호라는 국가의 정책은 휴지쪼가리에 불과했다.
이득신 시민기자와 인터뷰하는 유지숙 씨.
아이들은 2024년 11월 아동보호 전문기관의 임시시설에 몇 개월 입소 후, 현재는 장기 보호시설로 전원된 상황입니다. 지금도 엄마와 함께 살고 싶어 하지만, 시설과 해당 지자체는 요지부동입니다. 큰아이와 둘째는 천안의 익선원에서 생활하고 있고, 셋째 아이는 위치도 알려주지 않는 위탁가정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리운 마음에 시설을 찾아갔더니 사전 연락 없이 오면 만날 수 없다며 화를 내고 아이들 면회를 거절했습니다. 방학과 주말을 이용해 아이들을 만나러 간 것이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원가정의 부모가 아이 면접을 원할 때는 언제든 응하도록 되어 있는 법 조항을 무시하고 무조건 시설의 방침에 따라야 한다고 하네요.
‘아이를 찾으려면 빚이 없어야 한다, 정규직 직장을 구해야 한다’는 말만 반복하는 상황입니다. 경찰에 신고된 방임 혐의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4개월 동안 상담과 교육을 이수하라는 가정법원 판결도 이행했는데 시설은 아이들을 돌려주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담당 공무원의 권유로 아이들과 함께 지내기 위해 LH 장기임대주택을 마련할테니 아이들을 돌려달라고 했으나. 해당 공무원은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잡아뗍니다. 우리 아이들을 언제쯤 돌려받을 수 있을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아동보호 전문기관과 아동복지시설은 국가와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민간단체다. 비영리 법인이지만 그들도 역시 고아산업 의 한 축을 이루는 일종의 민간기업이다. 현재 2000명정도가 회원으로 가입된 네이버 카페 ‘나는 부모다’를 이끄는 김수빈 대표도 유지숙 씨와 비슷한 일을 겪었다. 하지만 그는 아이들을 빼앗아 가려는 상황을 눈 채고 완강히 저항하는 바람에 시설에 빼앗기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다. 김 대표의 경험담이다.
함께 사는 가족 한 명이 편집성 인격장애를 앓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가 어느 날부터 저를 욕보이려는 속셈으로 여러 차례 경찰에 학대 신고를 한 것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아이들에게 큰소리를 치거나 손찌검 한 번 한 적 없이 아이들을 양육해 왔습니다. 처음에는 경찰이 왔다가 문제 없다며 그냥 돌아갔는데, 이후 신고가 반복되자 전문기관을 대동하고 찾아온 것입니다. 처음엔 우리 가정을 보호하려는 의도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저를 아동학대범으로 몰아가더군요. 이후 가열차게 저항하고 빼앗기지 않으려고 계속 항의했더니 결국 없던 일이 되더군요. 저보다 먼저 그런 일을 경험한 엄마들은 엄마가 XX할수록 아이들을 지킬 수 있다 고 하더군요. 설마했는데 제가 겪고 보니 너무 충격이었습니다.”
아동강제분리를 반대하는 공청회에서 발언 중인 김수빈 대표.
국가는 보호란 명목으로 너무 쉽게 아이를 ‘키우지 않아도 되는 선택지’를 강요하기도 한다. 위기의 가정이 아이를 직접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과, 아동과 가족이 관계를 회복하도록 돕는 일은 복잡하고 많은 시간과 자원이 필요하다. 상황이 이러니 국가는 가장 손쉬운 아동보호 방법을 선택한다.
대체로 가난한 가정, 미혼모 가정이나 한부모 가정이 그 대상이다. 가난을 ‘위험한 환경’으로 몰아붙이고, 비혼모는 ‘비정상’으로 낙인찍으며, 한부모 가정은 생계와 양육을 동시에 책임져야 한다. 이런 취약성 때문에 위기의 가정은 생때같은 자녀를 양육할 기회조차 보장받기 어려운 현실에 놓인다. 국가가 이들에게 제시하는 선택지의 상당 부분은 결국 ‘가족의 분리’다.
가난하면 아이를 맡기라고 말하고, 일을 해야 하면 아이와 떨어지라고 권유한다. 국가는 도움을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도움의 조건은 결국 국가의 기준에 복종하라는 것이다. 국가가 설정한 기준에 부합하면 보호해주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아이들 양육을 포기해야 되는 과정으로 몰아간다.
일반인들이 관심을 갖지 못하는 등잔 밑은 어둡기도 하지만 가장 뜨거운 곳이기도 하다. 시설보호는 가정보호보다 2배 이상의 국가 예산이 소요된다. 아동보호 전문기관이나 아동보호시설 고아원은 국가와 지자체의 예산으로 운영된다. 저출생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시설은 한번 입소한 아이들을 돌려줄 생각이 없고 아동보호 전문기관은 지속적으로 학대 사건을 생산한다. 학대 사건이 없거나 시설 입소 아동이 없다면 존재할 수 없는 곳이다. 김수빈 대표의 분노 어린 설명이 이어졌다.
시설로 입소하게 되면 아이들은 인질이 됩니다. 돌려받지 못할까 두려워 시설이 시키는 대로 응하지만 결국 이런 순응이 반복되면 아이들을 찾아올 수 없는 환경으로 몰립니다. 시설은 아이 한 명당 받게 되는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과 일반 후원금으로 유지됩니다.
진정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원가정 복귀 프로그램이 가동되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동학대가 줄어들면 국가로서는 이익이지만 시설이나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손해가 발생하게 됩니다. 민간으로 위탁된 시설복지는 가장 자본주의적인 방식으로 작동되는 셈이죠.
2020년 2월, 입양된 후 약 8개월간 상습적인 학대를 당하고 사망한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아동양육이 ‘사건화’로 치닫는 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건 발생 전, 정인 양의 어린이집 교사나 소아과 의사 등이 여러 차례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경찰과 아동보호 전문기관에 접수되었으나, 그때마다 양부모의 해명으로 별다른 조치 없이 종결되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사건에 대한 절차적 접근 방식을 강화했으며, 아동보호 전문기관에게 힘이 실리는 토양이 마련됩니다. 자신들의 직무유기를 ‘권한 부족’으로 포장한 것이죠.”
2022년 1월 21일 가정분리로 인한 아동인권 침해 를 주제로 한 국회 공청회가 진행되었다. 이득신 시민기자
정인이 사건은 여러 측면에서 대한민국 사회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우선, ‘내 새끼’가 아닌 아이를 키운다는 관점에서 입양에 선뜻 나서는 이들을 천사라고 칭송하던 이들도 우리 사회에서 입양을 다시 생각하자는 지적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입양의 절차적 문제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건 훨씬 이전부터 이미 23가지의 입양 서류를 한두 달 준비해야 겨우 접수할 수 있었고, 가정법원의 결정으로 아이가 법적 입양될 때까지 무려 일 년 넘게 걸리는 상황이었다. 학대 사건을 입양 문제로 치부해 버린 접근방식이 문제였다. 결국 입양은 공적 영역으로 넘어갔지만 지금도 입양특례법의 절차적 부분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둘째, 학대 사건으로 접근하면서 국민들의 아동보호 전문기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리고 기관 측은 아동을 분리할 자신들의 권한이 약해 벌어진 사건이라고 말했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의 지지를 모아 아동보호전문기관의 권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계기가 되었다. 대형 사건이 터질 때마다 구조적 문제로 접근하기보다 땜질식 처방으로 해결하려는 방식이 더 큰 문제였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동학대 피해 아동의 상담·치료, 가정 회복 지원, 학대 행위자 교육 및 사후관리, 아동학대 예방 홍보 및 교육 등 아동학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하지만, 아동학대를 ‘사건화’하여 증명해야만 존재 이유가 성립되는 기관이기도 하다.
셋째, 이 사건은 원가정 보호라는 관점의 접근이 필요했다. 아동에게 최고의 아동복지는 원가정에서 부모와 함께 생활하는 것이며, 국가는 여건과 기반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하지만 입양과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해 원가정 보호라는 가장 기본적인 과제를 놓치고 말았다. 정부는 시설보호의 중단과 탈시설이 아닌 ‘지속가능한 시설’로 정책의 끈을 이으려 한다. 하지만, 정부는 시설이라는 공간에 들어가 부모와 분리되는 순간, 아이들이 또 다른 폭력적 상황에 놓인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탈시설을 주장하는 관련단체 회원들이 2024년 7월 19일 국회 앞에서 보호(익명) 출산제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정인이 사건의 경우 중산층 가정에서 일어난 일이었지만, 그 사건의 결과는 취약계층 가정이 아동학대 의심의 주 타깃이 되었다. 아동학대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훈육 차원에서 발생하는 일이 학대 사건으로 침소봉대되어 아동이 억울하게 부모로부터 분리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아동복지법 15조는 위기가정 아동의 부모가 교육과 상담을 거쳐 원가정에서 양육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그 대안으로 친족에 해당하는 사람의 가정에서 보호·양육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도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유지숙 씨도 김수빈 대표도 친족 양육에 대해서는 기관이나 지자체 어느 곳에서도 의뢰조차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한다.
아동복지시설이라는 보육원(고아원)은 일제강점기 시절 현재와 비슷한 집단수용시설로 만들어졌으며 한국전쟁으로 고아가 급증하면서 큰 부를 쌓았고, 독재정부의 부랑아 단속이라는 슬로건에 발맞춰 몸집을 불렸다. 그들은 거대한 카르텔을 만들었으며, 고아산업은 계속되고 있다. 유럽의 선진국에는 존재하지 않는 고아 집단 수용시설이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240여개가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