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첫 탄소요금 납부 임박…철강·시멘트 비용 부담 쟁점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대만이 지난해 도입한 탄소요금(부과금)의 첫 납부를 이달 말까지 진행한다.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2만5000톤을 넘는 전력·가스공급·제조업체가 대상이다. 기업들은 지난해 배출량을 기준으로 처음으로 탄소요금을 내야 한다.
현지 미디어 타이베이타임스는 28일 대만 환경부가 첫 탄소요금 납부 규모를 약 45억대만달러(약 2156억원)로 추산했다고 보도했다. 대만이 탄소가격제를 실제 징수 단계로 옮긴 첫 사례라는 점에서 산업계와 지방정부 모두 제도 운영 방향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탄소요금은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에 비용을 매겨 감축을 유도하는 제도다. 대만 정부는 이를 통해 제조업 중심 경제 구조의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장기적으로 탄소중립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AI 생성 이미지
대만 첫 탄소요금 납부 임박…고탄소 업종 우대 혜택 적용
대만 정부는 고배출 업종의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 환경부는 탄소요금 대상 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자발적 배출 감축 계획을 제출하면 일반 요율인 톤당 300대만달러(약 1만4000원)보다 낮은 톤당 50~100대만달러(약 2400~4800원) 수준의 우대 요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고 설명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규제 대상 기업의 90% 이상인 430개 시설이 자발적 감축 계획을 제출했다. 다만 계획 제출이 곧바로 우대 요율 적용을 뜻하지는 않는다. 현재 승인된 계획은 190건으로, 승인률은 약 44%다.
탄소 누출 우려가 큰 업종에는 별도 우대 기준이 적용된다. 탄소 누출은 탄소비용 부담을 피해 기업이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는 현상을 뜻한다. 대만 정부는 ▲철강 ▲시멘트 ▲석유 정제 ▲화학 ▲플라스틱 ▲유리 ▲섬유 ▲비료 ▲인쇄회로기판(PCB) ▲광전자 소재 ▲컴퓨터 및 주변기기 제조 등 17개 산업을 주요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고위험 업종으로 인정되고 자발적 감축 계획까지 승인되면 전체 배출량이 아니라 20%만 탄소요금 부과 기준으로 잡힌다. 부과금 단가를 깎는 방식이 아니라 과세 대상 배출량을 줄이는 구조다. 여기에 톤당 50대만달러의 우대 요율이 함께 적용되면 실질 부담은 표준 요율보다 크게 낮아진다.
탄소요금 부담이 기업 수익성에 큰 영향을 주는 경우에도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환경부는 탄소 부담금이 기업 총이익의 30%를 넘거나 적자를 기록한 기업, 반덤핑 관세 적용 품목 생산 기업, 미국과의 상호관세 영향이 큰 업종 등을 별도 지원 대상으로 분류했다.
건설비 폭등?”…정부는 영향 미미” 반박
산업계에서는 첫 납부를 앞두고 탄소요금이 철강·시멘트·금속 등 건축자재 가격을 끌어올려 결국 건설비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타이베이타임스에 따르면 대만 부동산 개발업계는 탄소요금 시행 이후 건설 비용이 최대 5%까지 오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이런 전망이 과장됐다는 입장이다. 환경부는 현재 탄소요금 부과 대상에는 건설업과 부동산업이 포함되지 않는다 고 설명했다. 실제 적용 대상은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2만5000톤을 넘는 제조업체와 에너지 기업이다.
환경부는 탄소요금이 부동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0.005~0.022%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며 부동산 개발업계가 제기한 건설비 최대 5% 상승 주장과 큰 차이가 난다 고 설명했다.
세수보다 운영이 더 중요”…중앙·지방 역할 분담도 시험대
대만에서는 탄소요금을 실제로 어떻게 운영할지를 둘러싼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단순히 비용을 부과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탄소요금 수입을 어디에 쓰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어떤 역할을 나눌지가 제도 안착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국립대만대학교(NTU) 리스크사회정책연구센터와 지속가능성 과학센터는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두 기관은 중앙정부가 탄소요금 수입의 사용 기준과 배분 원칙을 마련하고, 지방정부는 지역별 산업 구조에 맞는 탄소 감축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저우쿠이톈 국립대만대학교 리스크사회정책연구센터장은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방정부와 함께 대응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고 말했다. 그는 지역마다 주요 산업과 온실가스 배출 구조가 다른 만큼, 탄소 감축 정책도 지역 상황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 고 설명했다.
리충선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조교수는 지방정부가 탄소중립 목표를 단기 사업이 아니라 장기 정책으로 운영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지방정부가 지역 전체 전력 사용량은 확인할 수 있지만, 실제로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대형 기업의 세부 데이터에는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고 지적했다.
탄소요금이 실제 온실가스 감축 정책으로 작동하려면 데이터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리충선 조교수는 중앙정부가 각 부처와 국영기업의 데이터를 통합해 전국 단위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고 제안했다. 그는 지방정부가 이를 활용해 주민들도 확인할 수 있는 지역별 배출 데이터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