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포텐] 뭐 없이 여름나기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생각해 보면 불편한 것을 빨리 해결하지 않고, 조금 없이 살던 때가 더 즐거웠다. 내가 어렸을 때, 에어컨 없이도 뜨거운 남쪽 여름을 잘도 이겨냈다. 계곡과 바다로 가서 텐트를 치고 일주일간 야영을 하기도 하고, 외할머니댁의 은행나무 아래 평상에서 모기장을 치고 별을 보며 잘 수 있어서 열대야가 오기를 기다리기도 했다. 핀란드에서 알게 된 하드코어급 친환경 애호가 친구는 시골로 이사 가서 냉장고와 세탁기를 사지 않았다. 아이가 둘인데 괜찮냐는 나의 걱정스러운 질문에 그 친구는 깨끗해진 빨래를 하나씩 볕에 너는 행위 자체가 너무도 평화로운 순간이라서 자신은 정말 즐겁다고 답했다.···이쯤에서 에어컨을 들이지 말고 마당에 평상을 만들 걸 그랬나 싶은 후회가 드는 여름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