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빛을 살피고 마음을 나누는 시간, 구순한 우리 집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반갑습니다. 우리말의 결을 살려 마음을 보듬는 토박이말 결지기 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구순하다
창밖으로 쏟아지는 보드라운 햇살 아래, 온 식구가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풍경이 참 따사롭습니다. 그림 속 포근한 오렌지색 불빛은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식구들의 마음처럼 아늑하고, 식탁 위에 놓인 김이 모락모락 나는 음식들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깊은 사랑을 닮았네요. 마주 보는 눈길마다 배어 있는 정겨운 웃음꽃이 집안 가득 피어날 때, 그 집은 세상에서 가장 단단하고 아늑한 울타리가 됩니다.
서로 아끼고 정답게 지내는 구순하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우리 마음을 먹먹하게 하는 기별과 환하게 밝혀주는 기별을 한 때에 마주합니다. 가장 안전해야 할 집에서 학대로 고통받은 아이의 안타까운 기별은 우리에게 집의 참된 의미를 묻게 합니다. 그에 견주어, 말기암 어머니의 소원을 위해 제주에서 한 달을 함께 머물며 기적 같은 시간을 보낸 식구들 이야기는 집안이란 결국 같은 마음 을 나누는 자리임을 일깨워줍니다. 오늘 우리가 마음에 품어볼 토박이말은 구순하다 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과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구순하다 를 서로 사귀거나 지내는 데 사이가 좋아 화목하다 라고 풀이합니다. 저는 이를 서로 아끼고 정답게 지내는 결 이라고 부드럽게 풀이하고 싶습니다. 제주에 간 식구들이 무엇을 보느냐보다 얼마나 함께 머무느냐 를 중요하게 여겼던 것처럼, 마음과 시간을 함께 포개어 가는 과정이 바로 구순한 삶의 모습입니다. 집안이 구순하니 바깥일도 더 잘 풀린다 는 말처럼, 서로의 안부를 묻는 다정한 눈길이 모여 구순한 집안을 이룹니다.
당신의 곁을 지키는 구순한 마음을 믿으세요
집이란 밥을 먹는 곳이기 전에, 지친 마음을 온전히 내려놓고 쉴 수 있는 자리여야 합니다. 때로 세상이 차갑고 매몰차게 느껴질지라도, 누군가 나의 눈빛을 살피고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준다면 우리는 다시 일어설 힘을 얻습니다. 여러분이 오늘 식구들을 위해, 혹은 소중한 이웃을 위해 억눌렀던 화를 가라앉히고 건넨 다정한 손길 하나가 이미 구순한 집안을 만드는 위대한 시작입니다.
여러분은 있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되는 사람입니다. 큰 선물이나 대단한 일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그저 곁에 머물며 따스함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지고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집안의 구순함을 위해 애써온 여러분의 수고를 하늘도, 그리고 여러분의 식구들도 이미 알고 있을 것입니다. ^^
[마음 나누기]
최근 식구들이나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며 참 구순하다 라고 느꼈던 정겨운 순간은 언제였나요? 대단한 일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서로의 마음이 따뜻하게 맞닿았던 그날의 기억을 댓글로 들려주세요.
[한 줄 생각]
멀리 떠나는 것보다 함께 머무는 시간이 집안을 더 구순하게 만듭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구순하다
뜻: 서로 사귀거나 지내는 데 사이가 좋아 화목하다.
보기: 집안이 구순하니 바깥일도 더 잘 풀린다.
[토박이말 길잡이] 결지기 이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