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 코드 10년 만에 개편…기관투자자 ESG 책임 확대 [뉴스]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가 10년 만에 개정되면서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 범위가 국내 상장주식 중심에서 채권·부동산·인프라·해외자산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8일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 공청회’에서 개정 방향을 공개하고, 이달 26일까지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가 고객 자산을 맡은 수탁자로서 투자 대상 기업의 중장기 가치 제고를 위해 어떤 책임을 이행해야 하는지 정한 원칙이다. 2016년 12월 도입된 뒤 현재 4대 연기금과 141개 운용사 등 257개 기관투자자가 참여하고 있다.
사진 제공=금융위원회
국내 주식 넘어 채권·부동산·해외자산까지 확대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적용 자산군을 기존 국내 상장주식에서 채권, 인프라, 부동산, 비상장주식, 해외자산 등으로 넓힌 점이다. 이에 따라 기존 지침의 ‘주식 매각’ 표현도 ‘투자 철회’로 바뀐다. 기관투자자의 책임 있는 투자 활동이 상장주식 의결권 행사에만 머물지 않고, 보유한 자산 전반의 투자 판단과 사후 관리로 확장되는 구조다.
금융위는 기업가치 제고가 단순한 주가 부양이 아니라 기업의 경영 방식, 자원 배분,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방식 전반을 바꾸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공청회 축사에서 기업가치 제고는 단순한 주가 올리기가 아니라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핵심 파트너가 바로 기관투자자”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시장 평균 지표가 개선됐지만 개별 기업의 저평가 문제는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지난 4일 기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556곳 가운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인 기업은 1368곳으로 53.5%에 달했다. 금융위는 이 같은 상황에서 기관투자자가 기업의 사업모델과 재무상황, 지배구조를 점검하고 지속적인 대화와 주주권 행사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SG·공동관여·이행점검 도입
이번 개정안은 수탁자 책임 활동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를 지배구조에서 환경·사회 요인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관투자자가 수탁자 책임 활동을 수행할 때 ESG 요소를 보다 폭넓게 고려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힌 것이다.
공동관여 활동 원칙도 포함된다. 공동관여는 복수의 기관투자자가 함께 기업과의 대화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개별 기관이 아닌 여러 기관투자자가 공동으로 기업과 소통할 수 있는 원칙을 코드에 반영했다.
위탁운용사와 의결권자문사 관리 의무도 신설된다. 연기금 등이 외부 운용사나 의결권자문사를 활용하는 경우에도 수탁자 책임 정책에 부합하도록 해당 기관을 선정·관리해야 한다.
이행점검 체계 도입도 주요 변화다. 그동안 가입 기관이 크게 늘었음에도 실제 이행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개정안은 체계적인 이행점검과 결과 공개를 통해 스튜어드십 코드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