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모니터링】 메리츠금융그룹, 녹색금융전략 추진은 강점, 핵심 리스크 공시는 미흡 [뉴스] 국내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화 로드맵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기후 공시 의무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들이 매년 6월 전후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잇따라 발간하는 만큼, 올해 보고서는 의무 공시의 기준이 되는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 기후공시 기준에 대한 기업들의 현재 대응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다.
임팩트온은 자체 개발한 AI 기반 기후공시 정합성 분석툴 에 따라, 보고서의 KSSB 기후공시 부합성을 평가하고, 현재 공시 수준과 향후 보완 과제를 점검한다.
임팩트온이 지난 12일 발간된 메리츠금융그룹의 KSSB기후공시 정합성을 분석한 결과, 종합 점수는 100점 만점에 45점으로 집계됐다.
ESG 협의회와 이사회 보고, Scope 1·2·3 배출량, 녹색금융 관련투자금액 등 기후공시에 대한 기초정보는 제시되었으나 금융배출량과 기후 위험에 취약한 자산 등, 투자자 의사결정에 필요한 핵심 리스크 정보는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금융그룹이 발간한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표지/메리츠금융그룹
녹색금융에 대한 기회 요인은 명시했으나, 리스크에 대한 공시는 미흡
메리츠금융그룹은 ESG 투자자산 보유 금액과 ESG펀드 판매액을 각각 1조 013억원과 3382억원으로 공시하며, 기후관련 기회 및 자본배치 부문에 대한 정량정보를 제시했다. 채권, 대출, 주식 및 출자금, 수익증권 등 자산군별 ESG 투자 보유 규모도 일부 확인됐다. 녹색금융확대 전략이 정량적 수치로 뒷받침된 셈이다.
반면, 금융 포트폴리오의 기후위험에 대한 정보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KSSB는 물리적∙전환 위험에 취약한 자산이나 사업활동이 얼마나 되는지,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기후리스크에 노출된 비율이 어느정도 되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요구한다.
메리츠금융그룹은 기후위험관련 보험상품 계약건수를 제시했으나, 투자자의 관점에서 해당 지표는 물리적 위험에 대한 노출도를 보여주는 지표는 아니다. 회사의 자산이나 사업활동이 홍수, 태풍, 폭염 같은 물리적위험에 얼마나 노출됐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온실가스배출정보 공시…핵심 ‘금융배출량’ 부재
메리츠금융그룹은 2025년 스코프 1+2 배출량을 1만1571tCO2eq로 제시했다. 스코프 3 배출량은 3001tCO2eq로 공시했는데, 연료 및 에너지 관련 활동, 사업장 내 폐기물, 다운스트림 임대자산 등 카테고리별 상세 배출량도 공시했다. 검증 기준도 ISO 14064와 GHG Protocol 등으로 제시됐다. 자체 사업장의 온실가스배출 관리 측면에서는 높은 공시 부합도를 보였다.
하지만 금융기관의 경우, 자사활동을 통해 배출하는 온실가스보다 금융배출량을 통해 투자, 대출, 보험 등의 금융포트폴리오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금융기관이 어떤 산업과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느냐가 실물경제의 탄소 배출 규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KSSB는 금융기관이 ▲절대 총금융배출량▲기후리스크가 포함된 운용자산(AUM) 또는 총익스포저 비율 ▲금융배출량 계산 방법론 등을 구체적으로 공시할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메리츠금융그룹은 금융권의 온실가스배출 관리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금융배출량 부분을 산정하지 않으면서, 온실가스관리 지표 부문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촘촘하지만, 기후 시나리오는 빠졌다
메리츠금융그룹은 반기마다 그룹 차원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금융권의 스트레스 테스트는 금리, 유동성, 신용위험 등 여러 상황을 가정해 손실 가능성과 자본 적정성을 점검하는 방식이다. 리스크를 시나리오로 나눠보고 재무적 충격을 추정한다는 점에서 기후 시나리오 분석과 맞닿아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메리츠금융그룹의 기후 시나리오 분석 부재는 더욱 두드러진다. 이미 정교한 리스크 시뮬레이션 체계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기후위험에 대해서는 온도 경로, 전환 속도, 물리적위험 강도, 분석 기간, 회복력 평가 결과가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KSSB가 요구하는 기후 시나리오 분석은 단순한 위험 언급이 아니라, 기후변화가 포트폴리오와 재무제표에 어떤 충격을 주는지 가정과 결과를 함께 공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공백은 재무영향 공시의 약점으로도 이어진다. ESG 투자자산과 기후위험 보험계약 건수는 보고서에 제시됐지만, 이 수치가 재무상태, 재무성과, 현금흐름에 미치는 영향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내부탄소가격과 경영진 보상 연계도 같은 맥락이다. 두 항목은 기후위험을 가격, 투자 판단, 성과평가에 반영하는 장치지만, 보고서에서는 적용 여부와 반영 방식이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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