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로그인   회원가입   초대장  
페이지투미   페이지투미 플러스
페이지투미 홈   서비스 소개   아카이브   이야기   이용 안내
페이지투미는 사회혁신 분야의 새로운 정보를 모아 일주일에 3번, 메일로 발송해드립니다.

link 세부 정보

정보 바로가기 : 난민은 어디에 몸을 눕히는가

난민은 어디에 몸을 눕히는가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2026년 3월 18일,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난민촌에서 라마단 기간 동안 자선 단체에서 제공하는 식사를 받기 위해 팔레스타인 피난민들이 모여 있다. 가자지구 주민 240만 명 중 대다수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남부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으로 인해 여러 차례 피난민 생활을 하고 있다. 피난민 가족들은 텐트촌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이들의 열악한 생활 환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2026.3.18. AFP 연합뉴스 아우슈비츠에 도착한 첫날 밤에 우리는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침상에서 잠을 잤다. 각 층(길이 6.5피트에 폭이 8피트인 곳이다)에 무려 9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바닥 위에서 함께 잤다. 9명에게 배당된 담요는 단 두 장뿐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옆으로 누울 수밖에 없었고, 서로 몸을 꼭 붙인 채 비비면서 잠을 자야 했다. (...) 신발을 잠자리에 갖고 들어오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지만 어떤 사람들은 흙이 떡고물처럼 묻은 신발을 몰래 갖고 들어와 그것을 베개 삼아 잠을 자기도 했다. 그렇지 않으면 뼈만 앙상하게 남은 팔을 베개 삼아 잠을 자야 했다.” -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중에서 수용소(concentration camp)는 근대 국가가 수립된 이후 반체제 세력이나 특정 집단을 격리하기 위해 도입된 시스템이다. 초기에는 전쟁 포로가 주된 대상이었지만, 20세기에는 전체주의 정권이 강제 노동과 집단 학살을 자행하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히틀러 정권이 유대인, 집시, 정치범 등을 가두기 위해 설치한 아우슈비츠, 소련의 스탈린 치하에서 반체제 인물들을 수감한 강제 노동 수용소 굴락(Gulag)이 악명 높았다. 이후에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미국의 군법으로 운영되는 쿠바의 관타나모 수용소 등이 계보를 잇고 있다. 대한민국에서도 삼청교육대, 형제복지원, 선감학원 등 국가의 묵인하에 민간인을 불법적으로 감금하고 강제 노역과 가혹행위를 자행한 시설들이 인권 유린의 흑역사로 남아 있다.   2026년 2월 24일, 가자지구 중부에 위치한 팔레스타인 난민촌 부레이지 캠프에서 폭우가 내린 뒤의 모습. 2년간 지속된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미국이 중재한 가자지구 휴전 1단계에 따라 이스라엘군은 이른바 옐로우 라인 후방으로 철수했지만, 여전히 가자지구의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례 없는 10월 7일 공격으로 촉발된 이 전쟁 동안 가자지구 주민 220만 명 거의 모두가 최소 한 번 이상 피난을 경험했다.2026.2.24. AFP 연합뉴스 빅터 프랭클의 증언에서 확인되듯이 수용소의 수면 환경은 최악이었다. 솔제니친의 에서도 수감자들은 3단 나무 평상에서 이불도 없이 잠을 잤으며, 한 사람이 겨우 누울 수 있는 공간에 여러 명이 빽빽하게 누웠다. 수감자들은 고된 노동으로 너무 지쳐 있었지만 제대로 쉴 수 없었고, 2교대 근무 체제에서 한 조가 일하러 나가면 다른 조가 그 자리에 누워야 할 정도로 침상이 부족했다. 도스토예프스키가 4년의 유형지 경험을 담은 소설 에서도 수용소는 인간의 기본권이 박탈당한 상태로 묘사된다. 방안은 늘 수용 인원을 초과하여 숨쉬기조차 힘들었고 오물통의 지독한 냄새가 수면 환경을 더욱 악화시켰다. 게다가 온갖 벌레들이 들끓어 죄수들은 밤새 가려움과 싸워야 했다.   왼쪽) 아우슈비츠 수용소, 오른쪽) 1930년대 러시아 보르쿠타에 있던 수용소 내부 모습. 그러한 환경은 심신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까? 짧은 선잠, 야간 기상, 새벽 점호 등이 반복되다 보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영양 부족이 겹쳐서 지방과 근육도 줄어든다. 그리고 단열이 되지 않은 공간에서는 감기나 폐렴에 쉽게 걸리며, 여러 사람이 밀집해 잠을 자기 때문에 금방 전체로 감염되어버린다. 다행히 병에 걸리지 않는다 해도 불규칙한 생활과 자기 주도성 소멸로 인해 시간 감각이 붕괴되고, 잠자는 중에도 구타, 가족 상실, 체포 순간 등이 악몽으로 재현되기 일쑤다. 잠이란 자기만의 내밀한 평온에 오롯이 머무는 시간인데 수용소에서는 그것이 전혀 허락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인간의 자율성과 정체성을 무너뜨린다. 바로 그러한 ‘비인간화’가 수용소의 설계 의도라고 볼 수 있다. 다른 한편 포악한 권력이 지배하는 상황이 아닌데도, 사뭇 비인간적인 수용소를 만드는 경우가 있다. 홍수, 산불, 지진 등으로 인해 거처를 잃어버린 사람들을 위한 피난소가 그것이다. 과학 문명이 비약적인 혁신을 거듭하지만 재난의 위력 앞에서 인간은 여전히 무력하다. 게다가 홍수나 산불은 기후 위기로 인해 오히려 점점 더 극심해지고 있다. 그리고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 재해가 발생하면 피해의 규모가 엄청나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면, 2005년 미국 뉴올리언즈의 허리케인, 2011년 일본의 동해 대지진이 있었고 한국에서는 2017년의 포항 지진과 2025년의 경북 산불 등이 있었다. 그때마다 국가 차원의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긴급하게 커다란 체육관을 대피소로 개조해서 사용했는데, 그곳에서 이재민들의 생활은 너무 고통스러웠다.   23일 경남 함양군 유림면 유림어울림체육관에 마련된 함양 산불 이재민 대피소에서 자원봉사자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2026.2.23. 연합뉴스 다행히 선진국들은 재정 여력이 있어서 식사와 의류와 침구는 어느 정도 해결한다. 하지만 편안한 수면 환경의 조성에는 큰 어려움을 겪는다. 먼저 물리적인 측면을 보면, 한 공간에 많은 사람이 밀집되어 발생하는 소음이 문제다. 코골이, 기침, 아이들의 울음소리, 새벽에 이동하는 소리, 불안한 사람들의 대화, 각종 안내 방송 등이 끊임없이 이어지는데, 체육관 같은 곳은 음향 반사가 커서 더 시끄럽다. 거기에 더해 야간에 안전등이 완전히 꺼지지 않고 출입 통제와 순찰을 위해 간헐적 점등까지 하게 되면 멜라토닌의 분비가 교란된다. 뿐만 아니라 여름철의 습도와 열기 그리고 딱딱하고 차가운 바닥은 깊은 수면을 유지하기 어렵게 한다. 심리적인 측면에서도 괴로움이 크다. 삶터를 잃어버렸다는 상실감이 깊어지고, 언제 되돌아가 일상을 회복할 수 있을지 몰라 불안이 가득하다. 지진의 경우 여진의 공포까지 중첩된다. 또한 대피소 안에서는 사생활이 붕괴되어 생기는 고통이 엄청나다. 부부 관계가 불가능하고 프라이버시가 상당 부분 사라진 가운데, 옷 갈아입기나 수유나 전화 통화 등 기본적인 일상이 크게 제약을 받는데 특히 여성들이 힘들어한다. 그런 상황에서는 짜증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가족 갈등의 빈도가 높아진다. 그리고 여러 가지 원인으로 불안해진 아이들이 수면 공포에 빠져 부모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이고 야뇨가 재발하기도 한다. 화장실은 어떤가. 몇 개 되지 않는 변기에서 수백 명이 용변을 보는 데다가 상하수도까지 막히면 위생 상태가 끔찍해진다. 1995년 일본의 고베 대지진 때는 학교운동장에 푸세식 화장실을 만들기도 했는데, 급조하다 보니 칸막이 대신 천막으로 대충 가려야 하는 경우까지 있었다. 대피소 주민들 가운데 상당수가 도저히 변을 볼 수 없어서 계속 참은 결과 건강이 급격하게 나빠졌고 수면의 질도 크게 떨어졌다. 대변이 원활히 배출되지 않으면 배에 가스가 차고 몸속에 열이 쌓이면서 가슴이 답답해져 깊은 잠을 잘 수 없다. 그러한 생활이 2~3주 지속되면 불면증이 만성화된다. 이는 노인이나 심혈관계 만성질환자들에게 매우 위험하다. 재해 대피소보다 훨씬 더 열악한 공간이 있다. 바로 난민 캠프다. 2025년 중반 기준, 전 세계 강제 이주민 수는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하며 1억 2,2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유엔난민기구(UNHCR)가 보고했다. 분쟁, 박해, 기후 재난 등으로 인해 고향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이다. 그 가운데 난민(Refugees)은 약 4,250만 명으로 그 가운데 약 66%는 출신 국가와 인접한 이웃 나라에 머물고 있으며, 대규모 캠프는 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접경 지역 그리고 중동과 유럽의 여러 나라에 집중되어 있다. 한국에도 난민들이 간간이 들어오긴 하지만 난민 캠프는 전혀 없다. 그래서 가끔 외신 보도를 통해 피상적인 인상만 갖고 있을 뿐, 실제로 그곳에서의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잘 알지 못한다. 대규모 난민 캠프는 대부분 전쟁 (내전 포함) 때문에 생겨나 수년에서 수십 년 지속되는 임시 정착지다. 난민 캠프의 기본 주거 형태는 텐트, 방수 천막, 얇은 판자집, 컨테이너 등인데 단열 도구가 거의 없이 흙바닥 위에 세워진다. 그리고 사막이나 건조한 초원 또는 열대 우기 등으로 기후가 가혹하고 일교차가 큰 지역에 많이 설치되기 때문에 밤중에 체온 유지가 매우 어렵다. 게다가 인구 밀도가 매우 높아서 소음이 많고, 폭력, 절도, 성폭력, 민병대 공격 등이 자주 일어나 야간에도 완전 소등을 하지 않는다. 거기에 전쟁 트라우마와 앞날에 대한 불안까지 가중되면 불면은 생활의 기본값이 되어버린다. 경제 활동을 하지 않기에 낮잠이 늘고 밤에는 깨어 있어서 수면 리듬이 붕괴되는 경우도 많다.   왼쪽 : 케냐의 난민수용소 (출처 : International Business Times) 오른쪽 : 지난 10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마련된 임시 피란민 캠프에서 잠을 자는 어린이 (사진 AFP 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 이후 중동 전역으로 전선이 확대되는 가운데 레바논 등 여러 지역에서 수많은 난민이 발생하고 있다. 공습이 시작된 지 11일 만에 중동 전역에서 발생한 강제 실향민 수가 33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원래 이란은 아프가니스탄 등 주변국의 오랜 분쟁에서 비롯되는 난민들을 많이 수용해왔는데, 이제는 테헤란을 포함한 주요 도시에서 공습을 피해 떠나는 시민들의 행렬이 이어진다. 기존의 난민에 신규 난민까지 더해져 그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튀르키예 등 인접국들은 자국의 안보와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며 수용을 거부하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15년 전 3.11 동해 대지진이 있었고, 지난해 3월 말에 경북 일대에 무서운 산불이 일어났다. 그리고 이번 3월에는 미국 이란 전쟁으로 지구촌이 휘청거리고 있다. 또 한 번의 잔인한 봄이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에서 재난은 늘 있었지만, 이재민이나 난민들이 지금처럼 막대한 규모로 발생한 적은 없었다. 유엔난민기구의 연간 활동비의 2배를 넘는 113억 달러가 이번 전쟁에서 처음 6일 동안 미군의 군비로 들어갔다. 아인슈타인의 말대로 인간의 어리석음은 우주만큼이나 무한하다. 사악함도 마찬가지로 무한한 듯하다. 인류가 우주를 여행하고 인간을 능가하는 인공지능까지 만들지만,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몸을 눕힐 땅 한 평 없이 밤을 건너고 있다. 흙바닥 위 텐트에서 뒤척이거나, 음습한 방공호에서 아이를 안고 잠을 청하거나, 녹슨 철조망 옆에서 새벽을 기다린다. 무고한 민중들의 잠자리를 저들은 왜 이리도 무참하게 짓밟는가. 솟구치는 분노 때문에 오늘 밤도 잠을 설친다. *이 글은 미주 한인동포 매체인 에도 게재됩니다.


최근 3주간 링크를 확인한 사용자 수

검색 키워드


주소 : (12096) 경기도 남양주시 순화궁로 418 현대그리너리캠퍼스 B-02-19호
전화: +82-70-8692-0392
Email: help@treeple.net

© 2016~2026. TreepleN Co.,Ltd. All Right Reserved. / System Updated

회사소개 / 서비스소개 / 문의하기 /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