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용 전화변론 기록 안 남겨 …규정 위반 소지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검사가 7일 국회에서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국민의힘 위원들이 연 민주당의 공소취소·재판조작 진상규명 청문회 에 참석하고 있다. 2026.4.7. 연합뉴스
대북송금 수사 책임자였던 박상용 검사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변호인인 서민석 변호사와 통화 내용에 대해 기록으로 남기지 않았다 고 밝혔다. 법무부는 2020년 발표한 법조계 전관특혜 근절 방안 에서 전화변론은 주임검사의 요청이나 긴급한 사정 등이 있는 예외만 허용하고, 그 기록을 모두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에 남기도록 했다. 박 검사가 서 변호사와 수십 차례 통화한 것이 규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 검사는 7일 오전 엠비시(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에 출연해 서 변호사와 전화변론 내용을 모두 KICS에 입력했느냐 는 진행자의 질문에 통화 내용을 기록으로 남기지는 않았다 면서도 (통화에서) 어떤 제안이 왔고 이것에 대해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수사팀에서 공론적으로 논의를 했다 고 답했다.
진행자가 수사팀에서 논의한 거 말고, (통화 내용을) 기록으로 남겼는지를 여쭤보는 것 이라고 재차 묻자, 박 검사는 이화영 씨 같은 경우에는 본인의 자백이 절대로 민주당에 나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을 했었다. 그래서 공익제보자 같은 것도 제안을 뒀다. 그 공익제보자에 대해서 검토를 한 보고서도 있다 면서 즉답을 피했다.
이에 진행자가 거듭 규정 위반하신 거 맞죠. 기록 안 남기셨죠? 전화 통화 내용 안 남기셨죠? 라고 추궁하자, 박 검사는 전화 통화 내용 하나하나를 남기지는 않았다 고 답했다.
다만 박 검사는 기록으로 남기지 않은 게 규정 위반 아니냐 는 지적엔 변론 자체가 공허한 경우도 있었고, 지금 같은 경우에도 결론이 하나도 안 나지 않았느냐 며 공허한 통화 내용이었다 고 반박했다. 그는 사실상 변론이 없다고 본다 며 변론을 하기 전까지의 어떤 논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고 해명했다.
법무부가 2020년 3월 17일 발표한 법조계 전관특혜 근절방안 자료 중 전화변론 규제 내용. 2026.4.7.
법무부는 2020년 3월 법조계 전관특혜 근절 방안 마련 을 발표하며 전화변론은 절차의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고, 결재권자가 아닌 지휘권자에 대한 전화・방문변론은 특정 변호사들만 가능한 변론방식으로서 부당한 영향력의 우려가 있으므로 규율이 필요하다 며, 특히 전화변론의 경우 주임검사의 요청이나 긴급한 사정 등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한다고 했다.
아울러 구두변론이 있을 시 ▲변론유형(조사참여/방문/전화/서면제출등) ▲주요 변론내용(혐의유무/신병/정상)등은 모두 KICS에 입력하도록 했다. 이에 수십 차례 통화를 했음에도 기록에 남기지 않은 부분은 규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검사는 전화변론을 해야 할 긴급한 사정이 뭐가 있었느냐 는 취지의 질문엔 (이화영의) 진술이 전진하기도 하지만 후퇴하기도 하고 본인의 말이 계속 왔다갔다하는 상황이었고, 저희는 거기에 있어서 굉장히 절차적으로 진행이 어려웠다 며 절차적으로 진행이 어려울 때, 제가 전화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또 서민석 변호사가 그때 요구했던 것은 피의자를 위해서 확정적으로 서면변론을 하기 전에 그 내용을 어떻게 정해야 될지를 저에게 상의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제가 그거에 응대를 했다 며 변론권을 보장해 주기 위한 절차였다 고 주장했다. 어떤 제안이나 강압, 거래 이런 것들은 전혀 없었다 라고도 했다.
서민석 변호사가 6일 서울고등검찰청 앞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와 관련해 박상용 검사와의 통화 녹취 파일 등을 제출하는 소회를 밝히고 있다. 그의 왼쪽은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6.4.6 연합뉴스
다만 수십 차례 이뤄진 박 검사와 서 변호사와 통화 대부분은 박 검사의 발신으로 이뤄졌다. 서 변호사의 요구를 응대했다는 주장과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통화를 기록에 남기지 않은 부분 역시 석연찮다. 법조계에서도 수십 차례 검사가 변호사에게 통화하는 게 일반적이지는 않다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지금까지 공개된 통화 녹취도 변론권 보장을 위한 것이라는 박 검사 설명과는 거리가 있다. 박 검사는 2023년 5월 25일 서 변호사와의 통화에서 내일 이 부지사를 한 번만 봐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라며 저희가 하루 종일 (수원지검에) 불러놓고 밤에도 있으니까요. 잠시라도 와서 얘기를 좀 들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라고 말했다. 서 변호사에게 직접 이 전 부지사를 설득해주라는 취지로 해석되는 발언이다.
같은 날 통화에서 박 검사는 (이 전 부지사가) 그냥 생짜 부인을 해서 지금 입장으로 계속 간다 그러면 저희는 뭐 한 10년 이상 구형을 할 거고 당연히 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을 하시는 솔루션 (해결책)을 부장님(서민석 변호사 지칭)이 주셔야 될 텐데, (중략) 제가 그게 궁금하더라고요 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박 검사는 같은 해 6월 19일 통화에선 아무 자백이 안돼 있는 거죠. 저희가 써먹을 수가 없는. 이재명 지사를 어느 정도 할 수 있는데, 그 이화영 씨는 300만 불에 대해서 얘기를 안하니까. 300만 불은 결국에는 이화영 씨 단계에서 딱 끊기는 거고. 이화영 씨가 사실은 법정까지 유지시켜 줄 그런 진술이 저희가 필요한 거고, 실제로 그 이재명 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주범으로 만들기 위해 수사 방향을 정해놓고 자백하도록 회유·압박하는 정황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박 검사는 같은 날 통화에서 서 변호사에게 거듭 이화영 씨가 사실은 법정까지 유지시켜줄 그런 진술이 필요한 거고 이재명 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저희가 그거를 할 수가 있고 라며 지금 상태에서는 이도 저도 아닌 게 되는 상태라서, 이게 뭐 어떻게 되는 건가, 이거를 정말 다 알고도 이렇게 하시는 건가, 저는 계속 그것 때문에 답답해 가지고 전화를 드렸다 고 했다.
법무부도 박 검사의 통화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기관보고에서 지금 녹취된 부분만 들었을 때는 매우 부당하고 적절치 못한 수사 태도고 거기에 대해서는 합당한 조치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도 최근 종합특검에서 (서울고검) 인권침해 점검 티에프(TF)에 진술회유 관련 사건 이첩을 요청해 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며 검찰의 조작 기소 혐의가 거론되고, 국정조사에까지 이른 점에 대해서 착잡하고 무거운 마음 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3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정치검찰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4.3. 연합뉴스
법무부는 전날(6일) 정 장관이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의 직무상 의무 위반, 수사 공정성에 의심이 가는 언행 등의 비위로 감찰 중인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에 대해 직무 집행의 정지를 명했다고 밝혔다. 구 대행이 검사징계법 8조에 따라 박 검사의 직무 집행을 정지해줄 것을 정 장관에게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관련기사 : 6일자, 법무부, 이제야 대북송금 수사 박상용 직무정지)
박 검사는 직무정지를 다퉈봤자 그 기간 동안 벌써 징계가 돼버릴 테니까 실익이 별로 없다고 보고, 징계에 대해서 징계 취소소송을 곧바로 제기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