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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의 ESG적 생각】 클로딘 게이의 사퇴와 포위당한 D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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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I 노력이 포위당하고 있다(under siege).” 최근 접한 CNN 뉴스의 헤드라인이다.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의 개념 자체도 아직 폭넓게 확산하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노력’을 이야기하는 것도 어색한 우리 입장에서는 생경하기 짝이 없는 문장이다. DEI는 왜 포위당한 것일까. 포위의 주체는 누구이며 목적은 무엇인가. 미국에서는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ESG뿐 아니라 DEI도 ‘백래시’의 타깃이 되고 있는 것일까.    BLM이 DEI에 동력을 불어넣다 CNN은 미국 사회와 비즈니스 세계에서 DEI가 유행어가 되기 시작한 시점을 2020년으로 보고 있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가 사망한 해다. 당시 미니애폴리스의 백인 경찰관 데릭 쇼빈(Derek Chauvin)은 플로이드의 목을 8분 46초 동안 무릎으로 거세게 짓눌렀다.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 없다”고 외쳤지만 소용없었다. 이 장면이 미국 전역에 퍼져 나갔다. 그렇게 ‘BLM(Black Lives Matter: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에 불이 붙었다. 그의 딸 지애나 플로이드(Gianna Floyd)는 TV에서 사람들이 아빠 이름을 부르는 것을 보고 엄마에게 우리 가족에게 무슨 일이 생겼냐고 물었다. 여섯 살 아이에게 엄마가 할 수 있는 대답은 “아빠가 숨을 쉴 수 없었다”는 것뿐. 지애나는 아빠 친구의 어깨에 올라 해맑게 외쳤다. “아빠가 세상을 바꿨어요(Daddy Changed the World).” 이런 분위기에서 미국 기업들은 DEI를 도구로 내세웠다. BLM으로 빚어질 것으로 우려되는 여러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DEI 직책을 신설하고, 전담 부서를 확대했다. 유색 인종을 더 많이 고용하겠다고 공언하고, 미국 각지의 유서 깊은 흑인대학(HBCU·Historically Black Colleges and Universities)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하버드대 첫 흑인 총장의 퇴장, 움츠러드는 DEI 그렇게 4년이 흘렀다. 최근 386년 학교 역사상 첫 흑인 총장이자 두 번째 여성 총장인 클로딘 게이(Claudine Gay) 하버드대 총장이 취임 반년도 되지 않아 사퇴했다. 하버드대 개교 이래 최단기 퇴진이라는 불명예까지 안게 됐다. 뉴욕의 아이티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스탠퍼드대 교수를 거쳐 하버드대 수장 자리까지 오른 그의 퇴장을 두고 여러 말들이 오가고 있다.  그의 사임 배경에는 반(反)유대주의에 대한 모호한 입장이나 논문 표절 이슈 등이 자리 잡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그렇다. 다만 분명 더 깊이 생각해 볼거리를 던져준다. DEI 관점에서 말이다.  리틀 버핏’이라 불리는 헤지펀드 거물 빌 애크먼(Bill Ackman) 퍼싱스퀘어 캐피털 회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DEI를 ‘본질적으로 인종 차별적이고 불법적인 운동’이라고 표현했다. 하버드대 출신인 그는 모교 총장 퇴진 운동의 선봉에 섰다. 기부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대학 재정의 취약한 구조까지 파고들었다. 결국 게이는 월가 큰 손들의 반발로 하버드대 총장으로서 대학 기부금 모집에 애로가 생기는 상황에 다다르자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애크먼의 글을 공유하며 이렇게 말했다. “DEI는 인종차별의 다른 말일뿐이다. 이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 어떤 단어나 개념에 대한 서로 다른 의견은 당연히 존중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단어 사용만으로도 부끄러움 운운하는 지경이 됐다. 머스크는 다른 글에서 DEI가 인종, 성별, 기타 여러 요인에 기초해 차별하는 것이기에 ‘비도덕적’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DEI 담론에 투영된 여론의 극단화와 진영의 양극화 진영논리의 강한 침투력은 모든 사회적 의제를 정치적 논쟁으로 뒤바꿔버린다. DEI에 대한 의견은 점점 양극화되고 있다. 실지로 미국의 연구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수행한 조사에 따르면, 정치 성향에 따라 DEI를 바라보는 견해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성향을 가진 근로자의 약 78%는 직장에서 DEI에 집중하는 것이 좋은 일이라고 답한 반면, 공화당 성향 근로자의 경우 이 비율이 30%에 그쳤다. 대결적인 진영 구도에 담론이 예속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이 담론을 비즈니스 생리에 맞게 내재화하는 데 부담을 느끼기 마련이다. DEI 주창 논리와 반대 논리 모두에 귀를 기울이며, 건설적인 토론을 더욱 장려해야 할 시점이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DEI의 영역인지. 정서적인 반발을 초래하는 PC(Political Correctness)주의의 경계는 어디인지. 그 반발의 기준도 집단마다 다를 터인데, 모두를 충족하는 DEI라는 것은 애초에 개념적으로 불가한 건 아닌지. DEI와 능력주의는 정말 대척점에 서 있을 수밖에 없는지. 백인 남성과 흑인 여성을 계급적으로 그렇게 단순화해서 구획할 수 있는지. 머리가 지끈하다. 고민해야 할 문제가 산적하다.   머스크의 비판, “DEI는 죽어야만 한다” 다시 머스크를 소환해 본다. 그의 또 다른 워딩이다. “DEI는 죽어야만 한다(DEI must DIE).” DEI에 대한 존재론적 타격이다. 그는 차별을 다른 차별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을 끝내야 한다는 것이 요점이라고 부연했다. DEI를 여러 이유로 비판할 수는 있다. 한데 ‘제거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숙론(熟論)의 궤도에서 이탈하는 결과만 초래할 뿐이다. DEI가 포위당하고, 죽어야 한다는 메시지까지 나오는 미국. 백래시의 타깃이 될 정도로 굵직한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논의 테마로 부상한 미국 내 DEI. 상대적으로 한국은 조용하다. 다만 그 평온함의 맥락이 DEI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기인한 것 같지는 않다. 아직 DEI를 반대하기 위한 세력화 및 대항논리 구축이 필요할 정도로 DEI 노력과 담론의 성숙도가 여물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국내에서는 시작도 제대로 못 했는데, ‘포위’나 ‘죽음’을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것을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불행이라고 해야 하나. 무거운 마음과 고민으로 맞이하는 1월이다.  ☞ 김민석 팀장은 김민석 팀장(listen-listen@nate.com)은 대체투자 전문 자산운용사인 마스턴투자운용에 재직 중이다. 브랜드전략팀 팀장과 ESG LAB의 연구위원을 맡고 있다. 경영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행정학·정책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필명으로 몇 권의 책을 내기도 했다. 대통령 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을 역임했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외부전문가 자문위원,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외부 전문위원, 서울에너지공사 시민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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