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고 힘들어도 끝내 포기하지 않는 기적, 애면글면 [사람들] 반갑습니다. 우리말의 결을 살려 마음을 보듬는 토박이말 결지기 입니다.
그림 속, 뉘엿뉘엿 저무는 노을빛을 뒤로 하고 한 농부 가족이 밭에 모여 정성스레 흙을 일구고 있습니다. 거친 땅을 고르고 씨앗을 심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손길에는 삶을 향한 책임감이, 곁에서 작은 물조르개로 물을 주는 아이의 눈빛에는 순수한 희망이 가득 배어 있네요. 그들 위로 애면글면 이라는 글씨가 든든하게 뻗어 나간 나무줄기처럼 묵직하고 다정하게 피어있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도심의 빌딩 숲 위로 날아오르는 하얀 새들과 은은한 햇살이 온 누리를 감싸 안는 이 정경을 보고 있으면, 화려한 재주나 큰 소리보다 매일의 삶을 묵묵히 일구어가는 우리 이웃들의 성실한 땀방울이 얼마나 값지고 위대한 것인지 가만히 깨닫게 됩니다.
몹시 힘에 겨운 일을 이루려고 갖은 애를 쓰는 애면글면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지난 1년의 성과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국정 방향을 설명했습니다. 경제와 민생, 산업 정책 등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국민들은 앞으로의 변화를 찬찬히 지켜보고 있지요. 나라를 이끌고 살림을 챙기는 일은 하루아침에 뚝딱 성과가 드러나는 일이 아닙니다. 수많은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가야 하는 긴 여정 속에서, 오늘 우리가 마음 깊이 새겨볼 토박이말은 애면글면 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이 말을 몹시 힘에 겨운 일을 이루려고 갖은 애를 쓰는 모양 이라고 뜻풀이합니다. 움직씨(동사) 형태로 애면글면하다 라고도 쓰며, 한자말 노력하다 , 애쓰다 , 힘쓰다 를 갈음할 수 있는 참 깊은 우리말이지요. 저는 이를 잘되게 하려고 온 힘을 다해 애쓰는 모양 이라고 쉽게 풀이를 해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애면글면 살다 라는 표현을 쓸 때처럼, 이 말 속에는 눈앞의 결과가 당장 보이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온 마음을 기울이는 숭고한 정성이 담겨 있습니다.
재주보다 빛나는 당신의 끈기, 이미 잘해나가고 있습니다
나라를 바로 세우고 이끄는 사람뿐만 아니라, 우리 삶의 모든 자리가 다 그렇습니다. 직장에서 묵묵히 제 몫을 해내는 직장인도, 가게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하는 이웃도, 아이를 키우며 가정을 꾸리는 부모도 모두 저마다의 자리에서 애면글면하며 하루를 채워갑니다. 큰일은 단순히 타고난 재주나 요행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몹시 힘에 겨운 순간에도 한 걸음 더 내딛는 그 끈기 어린 마음이 차곡차곡 쌓일 때 비로소 든든한 열매를 맺게 됩니다.
우리의 나날살이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자꾸만 남들과 견주는 바람에 지치기도 하고, 때로는 내가 쏟아붓는 노력에 비해 삶이 너무 무겁고 힘에 겨워 주저앉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낙심하지 마세요. 비바람을 견디며 씨앗을 키워내는 그림 속 농부의 마음처럼, 무너지지 않고 오늘 하루를 버텨내며 갖은 애를 쓰고 있는 당신의 그 모습 자체가 이미 충분히 위대하고 아름답습니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막막함 속에서도 애면글면 마음을 쏟아온 당신의 시간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삶의 단단한 뿌리가 되어줄 것입니다.
[마음 나누기]
그림 속 가족이 함께 밭을 일구듯, 여러분의 삶 속에서 힘에 부치는 일인데도 잘해내려고 애면글면 애쓰고 계시는 나만의 소중한 일은 무엇인가요? 혹은 곁에서 묵묵히 애쓰는 소중한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따뜻한 응원의 한마디를 댓글로 나누어 주세요. 비록 눈에 띄는 큰 성과가 아닐지라도, 우리가 서로의 꾸준함을 공유하고 다독이는 온기가 모여 지친 내일을 버텨내게 하는 가장 든든한 숲이 됩니다.
[한 줄 생각]
나라를 바로 세우는 일도, 내 삶을 가꾸는 일도 한순간에 되는 것이 아니라 애면글면 애쓰는 마음이 쌓여 이루어집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애면글면
뜻: 몹시 힘에 겨운 일을 이루려고 갖은 애를 쓰는 모양.
보기: 두 분은 아들과 딸을 남부럽지 않게 키우기 위해 평생을 애면글면 살아오셨습니다.
[토박이말 길잡이] 결지기 이창수
이창수 시민기자 maljig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