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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안전기본법 으로 국민 안전 제대로 지키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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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참사 유족들이 오매불망 기다리던 생명안전기본법이 지난 4월 29일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해 5월 7일쯤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고 한다. 21대 국회에서 제정되기를 기대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22대 국회 전반기가 끝날 무렵에서야 힘겹게 입법 마무리 초읽기에 들어갔다. 고속열차로 달렸어야 할 법이 완행열차에 겨우 몸을 실어 종착지에 다다른 셈이다. 이 법은 2020년 최초 법안이 발의됐으나 피해자 범위, 기존 재난안전기본법과의 중복 문제 등을 둘러싼 갈등 탓에 힘이 실리지 못하고 뭉그적거리다 21대 국회 임기 종료로 자동 폐기됐다. 2024년 22대 국회에서 범여권 의원 70여 명이 재발의하고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에도 이 법 제정이 포함되면서 본격 재추진됐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청문회 의혹에 대한 검경 합동수사팀의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2026.3.26.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제공 대통령이 위원장 맡는 안전 정책 컨트롤타워 국민생명안전위 이 법에는 우리나라 안전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란 의미가 담겨 있다. 그 주요 뼈대는 ① 안전권을 국가의 의무에서 국민의 권리로 전환 ② 재난·산업재해·사회적 참사에 대한 국가·지자체·기업 책임 명확화 ③ 대형 사고 발생 시 독립적 사고조사를 하는 국무총리 소속 국가안전사고조사위원회 신설 ④ 국가 안전 정책을 심의·조정하는 대통령 소속 국민생명안전위원회 신설 ⑤ 5년마다 정부 ‘생명안전 종합계획’ 수립 ⑥ 피해자를 보호 대상이 아닌 구조·지원, 정보 제공·참여 권리 주체로 규정 ⑦ 지역별 안전 수준 진단·취약성 분석 등 지방정부 역할 강화를 꼽을 수 있다. 이 가운데 특히 독립 조사기구와 국민생명안전위원회가 이 법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대형 사고와 관련한 책임 소재와 범위 등을 둘러싼 정치·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안전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수 있는 기초이기 때문이다. 국민생명안전위는 산업재해·자살·자연재난·교통사고·어린이 안전사고 등 5대 분야 대책을 총괄하고 이행 상황을 점검·조정한다. 아울러 안전 사회를 위한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주요 정책을 심의·의결한다. 대통령이 위원장을, 행안부 장관과 대통령이 지명하는 민간 위원이 부위원장을 맡는다. 국민생명안전위는 안전 관련 정책 컨트롤타워라고 할 수 있다. 이 위원회 (민간)위원은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될 것으로 본다. 위원 선임 때 실제 능력보다 이름만 널리 알려진 인물이나 특정 정당과 지나치게 밀착해 정치 색채가 강한 인물은 위원 구성 때 배제해야 전문가 집단과 일반 국민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 거수기 노릇에 충실한 비상임이사들로 짜인 대기업 이사회처럼 되면 실패는 불 보듯 뻔하다. 가장 중요하고도 우려 큰 국가안전사고조사위 구성 문제 가장 중요하면서도 우려가 큰 부분은 신설하는 국가안전사고조사위원회(국사위) 구성이다.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의 시발점이 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세 차례의 독립조사기구(세월호특조위, 선체조사위, 사회적참사위)가 어떻게 구성됐고 어떤 성과를 거두었으며 어떤 문제들이 드러났는지를 톺아 보면 왜 기구의 위원 구성이 중요하고 또 크게 우려하는지를 알 수 있다. 행안위를 통과한 법을 보면 주요 조사 대상은 ▲인명 피해 또는 재산 피해가 큰 사고 ▲사회적 파급력이 큰 재난·참사 ▲국회 상임위원회가 조사 요구한 사건 ▲대형 재난(자연·사회재난)·산업재해 ▲다중이용시설 중대 사고 등이다. 또 조사 범위는 ▲사고 원인 ▲구조·대응 과정의 적절성 ▲제도·시스템상의 문제 ▲구조 실패 또는 지연 원인과 함께 국가 대응 전체에 대한 평가까지 확대했다. 하지만 ‘정치 우위’ 또는 ‘정치 과잉’의 한국적 상황에서 조사 대상을 두고 논란을 빚을 가능성이 늘 있고, 기존 약 25개 조사기구(항공·철도·해양 등)는 유지되기 때문에 중복 조사 논란도 상존한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특별조사기구는 3차례 만들어져 활동했다. 마지막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경우 세월호 참사 외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포함됐다. 위원 구성과 조사관 등 직원 채용, 공무원 파견 등을 포함하면 7년이 넘는 기간이 소요됐고 1천억 원에 가까운 국가 예산이 들어갔다. 하지만 세월호의 경우 사고 원인과 관련해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어정쩡한 마무리를 해 비판을 받았다. 세월호 참사 특조위의 3차례 실패 거울 삼아야 처음 만들어진 세월호특조위의 경우 박근혜 정부와 특정 정당 추천 위원들의 노골적이고 조직적 조사 방해 행위로 사실상 조직 자체가 형해화되어 조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채 주저앉고 말았다. 두 번째 선체조사위는 여야 동수 추천 위원 구성과 처음부터 내인설(기기고장과 선원의 조타 조작 실수)과 외인설(잠수함 등 충돌설)로 반반 나뉜 위원 선정 결과로 서로 다툼과 갈등만 벌이다 결론을 유보한 채 마무리를 했다. 이어 마지막 사참위에서는 세월호 조사의 경우 선조위에서 활동했던, 외인설에 경도된 직원들이 간부와 조사관으로 대거 들어와 외인설 입증에만 힘을 쏟았고 상임위원들은 이들을 효과적으로 통제를 하지 못했다. 결국에는 선조위처럼 확실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보고서를 낸 뒤 해산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경우도 피해자 규모 예측에 매달리다 참사 관련 국가 책임을 입증하지 못했고 피해자 구제도 미완성인 채로 남겨두었다. 두 참사 모두 피해자와 유족, 그리고 일반 국민의 호응과 지지를 얻지 못해 사실상 실패한 조사기구로 자리매김했다. 이태원참사특조위는 현재진행형이어서 평가는 보류한다.   2026년 4월 16일 목포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12주기 목포 기억식. 세월호잊지않기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 제공 법조인 과다 참여의 문제는 없는가 우리나라에서는 법조인이 정치권에 과다하게 진출해 있다. 이뿐 아니라 각종 사회적 참사의 과학적 조사를 맡은 조사위원회에도 위원장을 비롯해 위원에 법조인이 과다하게 임명됐다. 세월호특조위, 선체조사위원회, 사회적참사특조위, 이태원참사특조위 모두 위원장은 법조인 출신이 임명됐다. 사회적참사특조위의 경우 후반기에는 위원장 포함 6명의 위원 가운데 5명이 모두 변호사 출신이었다. 국가재난의 과학적·독립적 조사를 전담하는 상설기구로 출범하는 국사위에서는 이런 관행을 탈피해 법조인 출신은 최소화하고 조직장악력과 소통 능력이 뛰어나면서 정치적 독립성을 굳게 지킬 수 있는 전문가가 위원장을 비롯해 위원으로 들어가야 한다. 유족 등 피해자와 피해자단체, 시민단체 등과 원활한 소통을 하면서도 또한 마구 휘둘리지도 않는 올곧은 자세가 이들에게 필요하다. 사참위 위원(비상임)으로 있으면서 겪었던 일을 되돌아보면 직원 간, 직원과 간부 간, 직원·간부와 위원 간 갈등과 갑질 논란 등으로 곧 사라질 임시 조직임에도 노조가 생겼다. 또 세월호 조사관(팀장)이 슬리퍼를 신고 전체 회의석상에 나타나 심의 안건을 보고하는 등 안하무인 행동을 종종 보였고 심지어는 위원의 발언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배석 중인 간부가 소리를 내지르는 등 조직의 위계질서를 무시하는 행동까지 서슴지 않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행동에도 상임위원 등은 제대로 된 제어를 하지 못했다. 사참위가 한시 조직이어서 이들이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국사위가 출범하면서 직원을 채용할 때, 지원자 가운데 특조위 근무 경력이 있으면 특조위 근무 당시 언행과 주변의 품평 등을 반드시 거쳐서 최종 채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조직을 망가뜨리는 불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사위는 상설 조직이기 때문에 직원은 ‘늘공’이 된다. 따라서 주요 보직자와 직원 채용 때 단순 면접에 그치지 말고 최종 후보자를 대상으로 반드시 심층 면접을 해서 뽑아야 뒤탈이 적을 것이다. 복합재난 대응할 통섭적이고 통찰력 있는 인물 찾아야 과거 국가재난 가운데 사회재난은 부실 시공(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등) 탓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자연재해에다 미흡한 대응이 겹치거나 일터 사고가 확대하여 대형 재난으로 이어지는 등 복합재난이 잦다. 세월호 참사가 기관 고장과 조타 조작 미숙으로 일어났다고 본다면 이에 해당할 수 있다. 따라서 국사위 위원(장) 구성은 전문분야별 형식적 균형을 맞추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없다. 또한 어느 한 분야에서 깊이 아는 전문가보다는 자신의 전문 분야와 함께 인근 분야까지 이해하는 지식과 경험의 소유자를 찾아야 한다. 여기에다 현재,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한국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난의 유형에 대한 통찰력이 있는 공학·자연과학·보건의학 전문가와 이들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사회과학자가 함께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서 명심해야 할 것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 등 세계는 대형 사건이 터지면 거의 예외 없이 약방의 감초처럼 음모론이 기승을 부린다는 사실이다. 그 사례는 케네디 암살, 달 착륙, 에이즈, 코로나19, 대통령 선거, 세월호 참사 등등 여기서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런 음모론에 사로잡힌 인물은 위원이든, 직원이든 단 한 명도 국사위에 발을 디디게 해서는 안 된다. 잠수함 충돌 음모론 입증에만 매달리다 실패한 사참위가 나락으로 떨어진 것을 성찰해야 한다. 자기만 옳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는 귀를 완전히 닫고 지내는 유형의 전문가도 ‘손절’해야 한다. 안종주 언론인, 보건학 박사 사람 사는 세상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생명안전 정책을 만드는 데에도, 국가재난에 대한 과학적 조사에도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법, 제도, 시스템도 물론 매우 중요하다. 법과 제도, 시스템이 하드웨어라면 사람은 소프트웨어다. 이 둘은 서로 어깨를 겯고 걸어야 할 동반자이다. 새로 출범하게 될 생명안전위와 국사위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잘 갖춰 국민 생명안전 지킴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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