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공의 신화가 면죄부의 언어 돼서야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많은 이들이 주말마다 서울 광화문을 전세 낸 듯 집회를 여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전혀 사랑스럽지 않은 언어 와 공격에 많은 피로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그가 3일 구속 기소된 데 속으로 박수를 보내는 이도 적지 않을 것이다. 반면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는 지난달 말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풀려나자마자 이재명 대통령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 는 자신의 발언이 패러디 였다고 말한 것에 허탈하고 화가 났을 것이다.
그런데 이들 일부 극우 개신교의 위험천만한 현실 인식의 뿌리에 오랫동안 공유해 온 하나의 집단적 서사와 기억이 있다는 것이 기자 생각이다. 우리는 이북에서 공산당의 탄압을 피해 고향과 가족을 등지고 내려왔다 는 이야기다.
이 서사는 교회 강단에서, 정치 집회에서 지금도 반복 재생산된다고 생각한다. 겉으로만 보면 틀린 말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실제로 광림교회 김선도 목사와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 형제,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 등 한국 대형교회의 핵심 인물 다수는 평안도 출신 실향민이다. 평안도가 분단 전에 동방의 예루살렘 이라 불릴 만큼 개신교가 강했던 지역이라는 사실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서사는 결정적인 질문을 회피한다. 그들은 정말로 공산당의 탄압을 피해 신앙을 지키고자 내려온 피해자였는가, 아니면 자신들이 누리던 기득권을 잃거나 잃을 위기에 몰리자 38선을 넘어온 이들인가.
소래교회 또는 솔내교회(松川-, 송천교회)는 한국에서 선교사가 들어오기도 전에 조선인들 스스로 세운 최초의 교회로 1883년 황해도 장연군에 세워졌다. 사진은 1890년의 이 교회 모습.
일제 강점기 평안도 지역의 상당수 개신교 지도자와 유지들은 식민 권력과 협력하며 토지, 교육, 교회 운영의 이권을 누렸다. 1938년 장로교 총회의 신사 참배 결의는 그 정점이었다. 일본 제국에 충성 맹세를 하고 신사 참배를 주도한 목사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해방 이후 소련군이 진주하고 토지개혁 과 친일 청산 이 시작되자 이들 중 다수는 반공 을 신앙 고백처럼 내세우며 남으로 내려왔다. 이때 만들어진 서사가 바로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반공 개신교의 신화다.
다소 과격하고 거칠게 들릴지 모르지만, 극우 반공 개신교는 친일의 과거를 지우기 위해 반공을 신앙으로 포장했고, 그 반공을 명분으로 독재 권력과 결탁했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서북청년단이라는 이름의 폭력 집단은 교회와 권력의 비호 아래 제주 4·3 학살과 보도연맹 학살에 가담했다. 민간인을 빨갱이 로 낙인찍어 학살한 이 사건들을 두고, 어떤 이들은 한국판 홀로코스트 라고 표현한다.
역시 지나친 표현이라고 할 수 있지만, 국가와 이념, 종교가 결탁해 집단 학살을 정당화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지 않다. 신앙을 말하면서 살인을 정당화했던 이 끔찍한 모순은 한국 극우 개신교 역사의 지울 수 없는 낙인이다.
문제는 오늘날도 이어진다는 데 있다. 극우 개신교는 여전히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과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조직적으로 가로막고, 정·재계와 카르텔을 유지하고 있다. 북한의 김일성을 증오한다면서도 이승만·박정희·전두환의 독재는 안보 와 반공 의 이름으로 찬양한다. 약자를 보호하라는 복음은 사라지고, 권력을 숭배하는 정치신학만 남았다.
이 모든 것을 보고도 우리가 여전히 그들의 반공 서사에 공감해야 하는가? 북한만을 악의 축으로 단순화하며, 남한에서 벌어진 학살과 폭력, 차별의 역사에는 침묵해야 하는가?
그래서 나는 그들의 서사에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 오히려 역겨움을 느낀다. 이 감정은 증오의 표현이 아니라 오랫동안 면죄부처럼 이용당해 온 거짓 서사에 대한 거부다. 신앙을 말하면서 인간의 존엄을 짓밟아 온 역사, 그 과오를 외면하거나 회피하려는 태도는 더 이상 정당화될 수 없다.
반공은 신앙이 아니며, 과거의 고통은 현재의 폭력을 면죄해주지 않는다. 한국 극우 개신교의 공산주의는 절대악 이라는 거짓 선전에서 벗어나 저들의 정치권 유착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단호히 단죄해야 한다. 그것이 종교의 이름으로 희생된 수많은 넋을 위로하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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